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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창피했다.

내 안의 어린 나에게..

by 벨루갓

나는 내가 창피했다.

말이 없고, 눈치만 보던 아이였다.

머리도 좋지 않았고,

누가 나를 부르면 괜히 얼굴이 붉어졌다.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미안한 기분이었다.


공부도, 말도, 관계도 서툴렀다.

그래서 나는 늘 조용히 뒤에 숨어 있었다.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그 질문을 속으로 수도 없이 반복했다.



그렇게 나는 자라며

‘창피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썼다.

더 나은 사람이 되면,

더 사랑받으면,

부끄러움이 사라질 줄 알았다.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SNS에 얼굴을 올리고,

칭찬을 받을 때마다

조금은 괜찮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 문득,

나는 아직도 나 자신이 창피했음을 깨달았다.

그 어린 마음이, 여전히 내 안 어딘가에 남아 있었다.



나는 오늘 그 아이를 떠올렸다.

말 한마디 못 하고 가슴속으로만 삼키던,

그때의 나를.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었다.


“괜찮아.

네가 창피해했던 그 시간마저도 다 의미가 있었어.

그게 바로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어.”



나는 이제 그 부끄러움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건 나를 성장시킨 힘이었고,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든 감정이었다.


이젠 그 부끄러움에게

감사와 사랑을 보내주려 한다.

하와이의 마음정화법 호오포노포노의 마법의 네 문장.

(추천 도서 - 처음 만나는 호오포노포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이 네 문장을 마음속으로 조용히 되뇌면

그때의 내가 살짝 웃는다.

‘괜찮다’고, 이제는 편히 있어도 된다고.



나는 내가 창피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창피함’은 진짜 내가 아니었음을.

그리고 그 모든 흘러감을 사랑할 수 있게 된 지금,

나는 비로소 진짜 나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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