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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박 Apr 20. 2023

우리도 미생물박물관이 필요합니다. 잘 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마이크로피아 소개

우리도 미생물 박물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잘 할 수 있습니다.    

Micropia, 

미생물 세상

이게 뭐냐고요?

암스테르담에 있는 미생물 박물관입니다.     


돈되면 뭐든 하는 나라가 네덜란드입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장사를 시작했고 은행, 보험 등의 돈놀이를 잘하는 나라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과 저녁에 회식하면 더치페이 한다고, 쉽게 이야기해서 내가 먹은 물한잔, 단무지 하나도 꼼꼼하게 계산합니다. 이 계산에만 10여분 이상 시간이 걸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술이 확 깹니다.    


돈 되면 매춘도, 그리고 마약도 허용하는 나라가 이 나라입니다. 이 나라의 수도 암스테르담의 금싸라기 땅에 미생물박물관이 들어섰습니다. 지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암스테르담의 중앙에는 기차 중앙역이 있습니다. 이 중앙역은 다른 단순 기차역과는 달리 선박과 철도 등의 북부 유럽의 관문입니다. 이 철도역 앞에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면 누구나 가는 담 광장이 있고 그 옆에 돈되는 홍등가가 있습니다.   



홍등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 식물원이 있고, 인접해서 동물원이 있습니다. 왜 식물원이 동물원보다 중앙역에 더 가까이 있냐고요?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원이 우선이고 식물원이 뒷전이지요! 유럽은 아닙니다.


 16세기에 유럽이 동양과 한참 교류하던 시절에 식물은 귀족들에게 매우 인기 있는 취미 대상이였습니다. 그 당시의 희귀한 튜율립 뿌리 하나가 집 한 채 값이었고, 동양에 나와 있는 선교사와 의사가 돈벌이가 안되어 귀국할 때에 동양식물을 가지고 들어가 겨우 생활하였다고 합니다.    

  

어제 아침에 길가 화단에서 우연히 금낭화를 보았습니다. 중국과 한국이 원산지인 이 꽃을 한국에서도 아직 못 봤는데 여기서 보게 되다니요! 여기 사람들이 이렇게나 식물을 좋아하고 세계에서 괜찮은 것은 모두 자기 땅에 들여 놓습니다. 


어쨌든 식물원도 그만큼 돈벌이가 되고, 동물원은 설명을 안 해도 알지요. 그런데 동물원 앞에 미생물박물관, 마이크로피아가 떡하니 들어섰습니다. 그만큼 돈벌이가 된다는 이야기겠지요.     

마이크로피아 홈페이지 대문에는 이런 글이 붙어 있습니다.     


‘가장 혁신적인 박물관’

마이크로피아는 유럽의 올해(2016)의 박물관상(EMYA)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유럽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선구적인 박물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미생물의 세계를 매력적이고 환상적인 방식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하고 독창적이며 선구적인 박물관입니다. Micropia는 박물관의 개념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 <박물관상 심사위원단> 


Micropia has been awarded as the most innovative and pioneering museum in Europe by the jury of the European Museum of the Year Award (EMYA). The jury about Micropia: “It is a unique, original and pioneering museum that makes the world of microbes visible in an attractive and fascinating way. Micropia takes the concept of a museum to a higher level.”     


자기들 말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고 선구적이라는 미생물 박물관, 마이크로피아를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할 말은 정말 많은데 내일 일정 때문에 찍은 사진 위주로 간단히 말씀드리니 양해 바랍니다.


제가 생각했던 대로입니다. 

들어가자 마자 정면에 안톤 반 레벤후크 사진과 그가 직접 깍아선 만든 단일렌즈 현미경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미생물을 처음으로 관찰하고 보고한 사람, 암스테르담 출신의 미생물학의 아버지! 

암스테르담에 있는 미생물박물관에서 이 사람부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미생물의 발전에 대하여 조금 더 이야기 하면 레벤후크는 1674년부터 '현미경으로 밝혀진 자연의 비밀'을 출간하는데 인간이 실제 관찰한 미생물에 대한 첫 보고 입니다. 위 사진은 그 중에서 4권에 포함되어 있는 사람을 포함한 동물의 정자를 그린 것입니다. 1권에 미생물에 대한 첫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미생물학은 이후에 특별히 발전이 없다가 1800년대 중반에 파스퇴르에 의하여 실제 미생물에 의하여 술이 만들어지고, 사람이 병이 난다는 것이 입증되지요. 그 다음에 로버트 코흐, 알렉산더 플레밍 이런 계보로 발전이 되어 왔습니다. 그 시작에 레벤후크가 있으니.....,


여기까지는 생각했는데 그 다음은 예상하지 못했어요!

2층부터 관람이니 엘레베이터를 타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이 닫히고 천장을 보라네요. 잘 못알아들었는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그 무엇일겁니다.



엘레베이터가 천천히 올라가면서, 줌 인이 되면서 미생물, 세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녹색 짧은 막대기.


세균이 명확하게 보이지요.

제가 사진을 더 안찍었습니다만 이 세균이 더 확대되면 박테리오파아지가 나오고 이들이 다른 세균으로 번져가면 2층에 도착합니다.

참으로 기발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엘레베이터로 인간의 땅에서 미생물의 세계로 온 것입니다.



첫 화면은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미생물의 출현, 동물의 출현, 인간의 출현을 순서대로 보여줍니다. 미생물에 비하면 인간은 새파란, 아니 갓난 아기처럼 나이가 어리죠!
별것도 없는 인간, 너무 까불지마!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은 Tree of life, 생명의 나무입니다. 지구상에 모든 생물들의 유연관계를 나타내는 그림이죠. 역시 좋은 발상입니다. 



서론이 끝나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런 글귀가 있네요.

작은 생명체, 하지만 큰 영향

미생물이 세계를 만든다.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먼저 남세균(cyanobacteria)로 시작합니다.



놀라운 것은 미생물의 표본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왼쪽과 같이 실제 키우고 이를 현미경으로 보여줍니다. 아래는 제가 찍은 현미경 사진인데 중간의 짧은 막대기 모양이 남세균이 아닌가 합니다. 미생물로 밥 벌어 먹고 사는데 부끄럽게도 남세균은 한번도 직접 본적이 없습니다.


이어서 미세조류(micro algae)입니다.

역시 직접 본적이 없습니다.


물벼룩 같아요. 자세히 확인하지 못했네요.


모기 유충입니다.

모기는 곤충이니 미생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흥미롭습니다.


클로렐라 같은 조류(Algae)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왼쪽에 직접 배양하고, 이를 현미경으로 실제 관찰하게 하고,

그리고 확대된 이미지를 위에 크게 보여줍니다.


대단하지 않아요.

이는 단순 전시가 아니라 실험실입니다.


점균(slime mold)입니다.


점균을 소재로 한 영화, The Blob을 빠뜨릴 수 없지요.


,

점균도 판단하고, 기억하고 길을 찾아갈 수 있다는 동영상입니다.

미생물 무시하지 말라는 이야기죠!



이제 저의 영역으로 왔네요. 곰팡이입니다. 보아아니 검은아스페곰팡이 같아요.


. 이 곰팡이 포자들이 날라다니면서 중요한 일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바닥에는 다양한 버섯들을 전시하였습니다. 땅을 바탕으로 자라는 것들이니 바닥에 전시하는 것이 타당하겠네요.


개미를 조정하는 좀비곰팡이도 보이네요.



곰팡이 농사를 짓는 개미입니다. 실제 개미를 키우고 개미가 농사를 짓습니다.


개미가 경작한 곰팡이입니다.
곰팡이 농사를 짓는 개미이야기 동영상입니다.


그 다음은 지의류 이야기인데요, 지의류는 이제까지 곰팡이와 남세균 또는 조류의 조합으로 알려져 있었어요.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아마 그렇게 되어 있을 걸요. 그런데 최근에 지의류에 효모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메타제놈 분석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 내용이 여기에 벌써 포함되어 있네요.


시간 관계상, 지면 제약상, 모두 자세히 쓸수가 없습니다만 이 박물관에서는 곰팡이 네트워크, 곰팡이가 만드는 지하세상,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곰팡이 등, 곰팡이 분야에서 최근의 핫 이슈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박물관 하면 학생들 공부라는 등식을 생각하는데 NO!


마이크로피아는 최근의 미생물 연구 동향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미경으로 관찰된 지의류입니다. 요거는 사진 같은 느낌이었어요.

용량 관계상 다음으로 넘어감니다.

https://brunch.co.kr/@seungbeomhong/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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