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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무 Nov 16. 2020

무사한 것이 비극은 아님을

우울이 바다라면나는 물고기일거야. 네 번째

“생각을 줄여봐.”


어릴 때부터 듣던 이 말이 저는 참 어려웠어요.

어떻게 생각을 줄이는지, 생각을 안 하는 방법이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어요.

멍하게 있는 순간에도 제 머릿속엔 수십 가지의 생각이 지나가거든요.


퇴사를 하고 쉬는 시간이 많아지니 생각은 더 커지더군요.


이제 나이도 많은데 공부할 게 아니라 당장 취업해야 하는 건 아닐까.

보이는 스펙을 준비하지 않는 지금이 괜찮은 걸까.

그럼 나는 도대체 언제 좋아하는 글과 그림을 할 수 있는 걸까.

제대로 된 곳에 취직은 할 수 있을까.

남들 다 직책 달 때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이렇게 살다가 내 노후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때 서울에서 내려오지 않았다면 지금 좀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꼬리를 물어요.

생각을 하지 않는 방법을 저는 모르겠더라고요.


생각하지 않는 방법을 모르겠다면 생각을 조금 바꿔봐야겠다고 다짐했어요.


하루하루를 너무 아득바득 원하고 준비하지 않더라도

별 탈 없이 무사히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비극은 아니란 걸 알아주려고요.

늘 같은 자리 그대로 있어주는 내 모든 것에 감사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제 이야기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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