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
"아, 이직하고 싶다."
"아, 퇴사하고 싶다."
이렇게 매일 말하며 살다보면 언젠가 스스로에게 질리는 날이 찾아온다. 신물 나게 스스로에게 말을 걸다보면, 어느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그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대개는 그럴 때 결국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 것 같다.
성장한다는 건, 이전에 했던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때, 그래서 새로운 미션이 눈 앞에 놓일 때라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직이나 퇴사 고민이 사회에 찌든 직장인의 한낱 투정이나 불평 불만이 아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는 것이 더 알맞을 듯 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경험이 이것이 맞는지를 반추하는 것이 이직/퇴사 고민의 주된 초점이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아직 배울 것이 남아 있음에도 어떻게 지혜롭게 난관을 이겨내야할지 미처 다 알지 못해 빠르게 배움을 끝낸 적이 많았다.
오늘 이런 말을 들었다.
"인생은 나만의 샛길을 찾아가는 것이에요. 폭 넓은 고속도로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달리고 있죠. 그 트랙을 따라 달리기보다는, 아무도 가보지 않았을지언정 나의 길을 만들어가보는 게 진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고속도로가 아닌 나만의 샛길, 아무도 가보지 않은 나의 길은 과연 어떤 풍경일까? 4년차라는 짧은 경력에 벌써 세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이 어떤 모양인지 그려보기가 아직은 어렵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과연 어떤 길인지는 아마 빨라도 내년 이맘때 쯤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불안한 마음 반, 생경한 마음 반이지만 나 말고 그 누구도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는 않으니 이왕 시작한 거 스스로를 믿고 샛길을 만들어가보는 수밖에 없겠다.
최근엔 돈이 아닌 사람을 벌어보고 싶단 욕구, 성격적으로나 능력적으로나 부족한 점들을 뜯어 고쳐보고 싶단 욕구가 강하다. 내가 미워서가 아니라, 그냥 더 좋은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서. 최근 어느 동료에게 내가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란 말을 들은 적 있는데, 그러지 못했던 적도 많아 부끄러우면서도 앞으로도 나로 인해 일터에서 기분 좋아지는 동료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칭찬에 조금 더 후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마음가짐을 조금 더 일찍 장착했다면 몇년 전 그토록 이직과 퇴사를 부르짖지는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회사는 '일잘러'와 '일못러'가 있는 공간이 아니라, 단지 '함께 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과 '웬만하면 내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는 공간일 뿐이니.
부득불 이직하고 싶고, 퇴사하고 싶을 땐 '삶은 결국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걸 기억하자. 불안이 만드는 선택도 인생엔 필요하다. 다만, 유재석의 '말하는 대로' 가사처럼, 결국 깨달음으로, 노력으로 얻어낸 선택이 더 힘이 세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래의 나에게 하는 말이다.) 무엇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그것이 남들과 경쟁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과정이 아니라 나만의 샛길을 만드는 과정이길 바란다. 그러면, 훗날 반드시 웃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스무살 적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하지 내일 뭐하지 걱정을 했지
두 눈을 감아도 통 잠은 안 오고
가슴은 아프도록 답답할 때
난 왜 안 되지 왜 난 안 되지 되뇌었지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곤 믿지 않았지
믿을 수 없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건 거짓말 같았지
고개를 저었지
그러던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사실은 한 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봤지 일으켜 세웠지 내 자신을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 땐 몰랐지
이젠 올 수도 없고 갈 수도 없는
힘들었던 나의 시절 나의 20대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마음먹은 대로 (내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그대 생각한 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 '말하는대로', 유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