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브메 Oct 11. 2023

이직하고 싶고, 퇴사하고 싶은 스스로에게 질린 당신에게

삶은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

"아, 이직하고 싶다."

"아, 퇴사하고 싶다."


 이렇게 매일 말하며 살다보면 언젠가 스스로에게 질리는 날이 찾아온다. 신물 나게 스스로에게 말을 걸다보면, 어느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그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대개는 그럴 때 결국 행동으로 옮기게 되는 것 같다.


 성장한다는 건, 이전에 했던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될 때, 그래서 새로운 미션이 눈 앞에 놓일 때라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직이나 퇴사 고민이 사회에 찌든 직장인의 한낱 투정이나 불평 불만이 아닌,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지는 것이 더 알맞을 듯 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경험이 이것이 맞는지를 반추하는 것이 이직/퇴사 고민의 주된 초점이 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아직 배울 것이 남아 있음에도 어떻게 지혜롭게 난관을 이겨내야할지 미처 다 알지 못해 빠르게 배움을 끝낸 적이 많았다.


 오늘 이런 말을 들었다.


"인생은 나만의 샛길을 찾아가는 것이에요. 폭 넓은 고속도로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달리고 있죠. 그 트랙을 따라 달리기보다는, 아무도 가보지 않았을지언정 나의 길을 만들어가보는 게 진짜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고속도로가 아닌 나만의 샛길, 아무도 가보지 않은 나의 길은 과연 어떤 풍경일까? 4년차라는 짧은 경력에 벌써 세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나는 내가 걸어온 길이 어떤 모양인지 그려보기가 아직은 어렵다.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과연 어떤 길인지는 아마 빨라도 내년 이맘때 쯤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불안한 마음 반, 생경한 마음 반이지만 나 말고 그 누구도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는 않으니 이왕 시작한 거 스스로를 믿고 샛길을 만들어가보는 수밖에 없겠다.


 최근엔 돈이 아닌 사람을 벌어보고 싶단 욕구, 성격적으로나 능력적으로나 부족한 점들을 뜯어 고쳐보고 싶단 욕구가 강하다. 내가 미워서가 아니라, 그냥 더 좋은 사람이 되어보고 싶어서. 최근 어느 동료에게 내가 '같이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이란 말을 들은 적 있는데, 그러지 못했던 적도 많아 부끄러우면서도 앞으로도 나로 인해 일터에서 기분 좋아지는 동료가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칭찬에 조금 더 후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마음가짐을 조금 더 일찍 장착했다면 몇년 전 그토록 이직과 퇴사를 부르짖지는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회사는 '일잘러'와 '일못러'가 있는 공간이 아니라, 단지 '함께 하면 기분 좋아지는 사람'과 '웬만하면 내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는 공간일 뿐이니.


 부득불 이직하고 싶고, 퇴사하고 싶을 땐 '삶은 결국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걸 기억하자. 불안이 만드는 선택도 인생엔 필요하다. 다만, 유재석의 '말하는 대로' 가사처럼, 결국 깨달음으로, 노력으로 얻어낸 선택이 더 힘이 세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래의 나에게 하는 말이다.) 무엇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그것이 남들과 경쟁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과정이 아니라 나만의 샛길을 만드는 과정이길 바란다. 그러면, 훗날 반드시 웃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 스무살 적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울 때면
내일 뭐하지 내일 뭐하지 걱정을 했지

두 눈을 감아도 통 잠은 안 오고
가슴은 아프도록 답답할 때
난 왜 안 되지 왜 난 안 되지 되뇌었지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곤 믿지 않았지
믿을 수 없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건 거짓말 같았지
고개를 저었지

그러던 어느 날 내 맘에 찾아온
작지만 놀라운 깨달음이
내일 뭘 할지 내일 뭘 할지 꿈꾸게 했지

사실은 한 번도 미친 듯 그렇게
달려든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봤지 일으켜 세웠지 내 자신을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눈으로 본 순간
믿어보기로 했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할 수 있단 걸 알게 된 순간
고갤 끄덕였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단 걸
알지 못했지 그 땐 몰랐지
이젠 올 수도 없고 갈 수도 없는
힘들었던 나의 시절 나의 20대

멈추지 말고 쓰러지지 말고
앞만 보고 달려 너의 길을 가
주변에서 하는 수많은 이야기
그러나 정말 들어야 하는 건
내 마음 속 작은 이야기
지금 바로 내 마음속에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

마음먹은 대로 (내가 마음먹은 대로)
생각한 대로 (그대 생각한 대로)
도전은 무한히 인생은 영원히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 '말하는대로', 유재석
작가의 이전글 나는 사실 울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