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허들은 월 3만원 가량의 챗GPT 구독료
오늘 휴가를 내고 밀린 스파르타코딩클럽 "왕초보를 위한 ChatGPT 300% 활용하기" 강의를 들었다. 듣다 보니 업무 자동화 이야기도 나오고, 구글 Collab을 활용한 데이터 시각화도 배우고 좋았는데 그래서 도무지 내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게 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것 저것 뒤져보다가 개인적으로 챗GPT 플러스 모델을 구독해보기로 결심했다. 사실 최근에 회사에서 업무적으로도 플러스 모델을 써볼 일이 있었는데, 처리 속도도 조금 더 빠르고 AI 이미지도 만들어주는 게 꽤 재밌어보였기 때문이었다. 월 3만원. 사악한 가격이었지만 일단 결제하고 뽕 뽑아보자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눌러보기 시작했다.
일단 내가 가지고 있는, 내가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다 볼 수 있는 파일들로 챗봇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마침 최근에 포트폴리오 정리를 해둔 게 있어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 경력기술서를 넣고 모의면접 챗봇을 만들어봤다. 주문한 내용은 아주 아주 쉬웠다. 아래 이미지와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참고 링크 : GPTs 사용법 - 챗GPT로 5분만에 나만의 챗봇 만드는 방법)
희망하면 'Instructions'란에 조건을 더 넣어 말투나 분량 등도 제한할 수 있긴 하지만, 이건 자기소개서 챗봇이 아니라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고 적절한 사례를 뽑아내는 모의면접 챗봇이기 때문에 굳이 그런 조건은 넣지 않았다. 'Conversation Starters'는 사용자가 들어와서 대화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질문들인데, 아래처럼 나온다.
처음에는 단순 출력 정도만 기대했는데, 사용하다보니 "너의 가치관은 무엇이니?", "너는 인간적으로 어떤 사람이니?" 등등 추상적인, 인성적인 질문까지도 챗GPT가 파일 내용을 기반으로 유추해 잘 대답해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생각지도 못했던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문구나 수식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심지어 "나를 그림으로 표현해줘"와 같은 주문도 가능한데, 생각보다 준수한 결과물이 놀랍기도 했다. 누가 봐도 AI 이미지라 어디에 쓸 순 없겠지만 재미 삼아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렇게 챗봇을 만들어놓아도 챗GPT 유료구독자가 아니면 챗봇을 사용할 수 없단 점이다. 원래는 포트폴리오 링크 대신 이걸 활용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기껏 챗봇 만들어놔도 사용자가 유료구독자가 아니면 접근조차 할 수 없단 걸 알고 나서는 그냥 모의면접 챗봇으로 활용하는 게 최선이겠다 싶었다.
다음에는 어떤 챗봇을 만들어 볼까? 보험설계사인 아빠의 방대한 보험 설계 자료를 넣어보고 상담 챗봇을 만들어볼까? 아니면, 누군가를 험담하고 싶을 때 나보다 더 심하게 욕을 해줘서 오히려 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뒷담화 봇을 만들어 볼까? 어떤 상황이든 감사, 축하, 기념 문구를 써주는 그리팅 워드 봇을 만들어 볼까?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니 재밌었다. 간만에 몰입해서 딴 짓을 해보게 된 것 같다. 비개발자도 손쉽게 챗봇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세상이 이렇게 빨리 와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