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me On
안-양 문화로그
vol. 2
" KAP(Kaywon Architectural Photography) "
두 번째 전시에 가다
전시 개요 :
< A Point of View : 향유 >
by KAP _ 계원예대 건축사진동아리
일시 : 2018.04.05 ~ 04.09
10:00 am - 19:00 pm
장소 : KUMA (gallery 27)
계원예술대학교 내
금액 : 무료
의왕시에 위치한 계원예술대학교의 건축사진 동아리 KAP(Kaywon Architectural Photography)의 두 번째 전시가 4월 5일 막을 올렸다.
이번 KAP의 전시 <A Point of View : 향유>는 '건축 사진' 으로 하여금 공간에의 향유를 다룬다. 향유의 사전적 의미인 '누리어 가짐'을 생각해 볼 때, 현 시대의 인테리어 붐은 진정한 건축적 의미는 배제된, 그저 향유될 수 없는 공간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보인다.
공간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확산되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 등 아주 작지만 개인이 향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그리고 최적의 공간에서 실현 가능한 소규모 미학이 SNS를 가장한 '디지털 쇼룸'을 통해서도 쉽게 전파되고 또 발견된다. 이러한 시류의 선두로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이케아가 있다.
KAP의 작가들은 건축 예술가의 관점으로 공간을 충분히 느낀 뒤 재해석하고 이를 프레임에 담는다. 단지 아름다운 건물을 찍어내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생활 반경, 여행, 종교적 공간 등 실제로 작가들이 향유했던 장소들이 주를 이룬다.
'관객과 분리되지 않는 건축 전시'라는 기획의도와 걸맞게 KAP의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향유할 수 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향유하고 있는 건축적 패턴-점, 선, 면-을 클로즈업 하거나 매일 보던 익숙한 지하철의 낯설고 거대한 뒷모습을 엿볼 수도 있다. 항상 바쁘게 혹은 지친 몸을 이끌고 지나치던 아파트 복도에서도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한 건축 미학이 발견된다.
어느덧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나만의 인테리어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sns의 인테리어 페이지들은 보급형 모델하우스의 기능으로 변질되었고, 사람들이 집보다 오래 머무른다는 카페의 인테리어도 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은 천편일률적인 유행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들이 건축적으로 조화롭거나 기능적으로 훌륭해서가 아니다. 현실의 사람 그리고 자연과 유리되어버린 이 땅의 척박한 건축 세계와 재개발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국적 아늑함의 이미지를 찾아 헤매고 있을 뿐이다.
KAP의 전시를 통해 건축이 우리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본다. 우리 삶의 99%는 뜻하지 않더라도 건축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물이 우리의 삶에 침투하여 땅에서 내모는 것이 아닌, 향유될 수 있는 조화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KAP의 사진을 통해 모색해볼 수 있었다.
Contents written by. 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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