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목요일 오후 3시에 하남시 미사도서관에서 사람책 스페셜데이를 진행했다. 원래 나는 9월 7일 목요일에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에 걸려서 취소되었다. 아쉬웠다. 취소된 사람책 행사는 5명 중에 간신히 3명이 모집되어서, 열리기에 정말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코로나가 조금 회복되고, 담당 주무관님과 상의 후 마지막 사람책 스페셜데이가 열리는 날에 한 번 더 사람책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번에는 주제를 바꿔서 ‘아빠 육아’였다. 아무래도 첫 번째 모객이 잘 안됐을 때는, ‘버티기 기술 10가지’였기에, 과감하게 주제를 바꿨다. 그러나 이번에도 모객이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다. 막판까지 2명이었다가, 갑자기 4명이 모집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나의 사람책은 열린다.
‘게릴라 콘서트가 이런 기분이구나.’
행사 당일 날, 퇴근과 동시에 집에서 조금 쉬었다. 그리고 행사 시작 30분 전에 도서관에 도착했다. 집에서 도서관까지 걸어가면서, 오늘 오시는 분들(어떤 분일까? 혹시 내가 아는 분일까?)을 위해서 기도했다.
‘오늘 이 행사를 통해서 나와 독자들이 많은 것을 서로 얻어가면 좋겠다.’
나는 전날 아빠 육아와 관련 키워드를 4개 선정해서 출력했다.
‘아내, 광화문, 자판기, 그림책’
왠지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오면 질문이 엉킬 것 같아서, 살짝 준비했고, 그림책(우라아빠, 내친구 커트니)과 내 책(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을 선물로 준비했다. 거기에 지하철 패스와 동전 5천 원을 선물로 준비하려고 했는데, 지하철 패스는 현금이 없어서 못 샀고, 5천 원은 5천 원이 없어서 못 했다. 아이고~
나는 미리 도서관에 도착해서, 자리를 확인했다. 일가도서관에서 큼지막한 현수막을 내 의자 옆에 설치해 주셨다.
‘왠지 북 토크 같은 기분이다.’
드디어 4분의 독자들이 오셨다. 3분은 여성이었고, 1분은 남성이었다. 내가 아는 지인이 아니어서 기분이 좋았다. 각자 자기소개하고, 참석한 동기를 들었다. 여성 3분은 서로 아는 사이였고, 딸과 함께 참석한 남성 1분은 현재 육아휴직 중이라고 했다.
잠깐 질문을 받고, 내가 준비한 키워드를 제비 뽑아서 이야기를 나눴다. 소방관의 삶에 대해서, 아빠 육아에 대해서, 글쓰기에 대해서 등 1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준비한 선물을 드리고, 사람책 행사를 마쳤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행사에 대해서 생각했다.
‘혹시 내가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한 것 아닌가? 오신 분들이 궁금해하신 것을 얻어 가셨을까?’
독자의 기분은 잘 모겠으나 나는 정말 좋았다. 독자를 만나고, 내 이야기를 들려주므로 내가 더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기에 말이다.
행사 끝난 다음 날, 관련 팀장님이 사진과 함께 문자를 보내셨다.
“김종하님 부스가 제일 분위가 좋았답니다.“
이런 소중한 시간이 앞으로도 더 많아지길, 나아가 세바시에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나처럼 15년 동안 회사에서 버티다가 극적으로 태도가 바뀐 이야기를 세바시에서 나누면 나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냐’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