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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옥 Jun 26. 2024

엔터프라이즈 S/W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소프트웨어 시장이 변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는 우리나라와 IT 트렌드 상 격변기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매년 10%가까이 이룩한 고성장과 대기업 불패의 신화를 1997년 IMF 구제금융(-5.1%)과 함께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고, 그 이후 벤처붐과 카드대란 등으로 매우 혼란스런 시기를 겪었다. 반면 IT 트렌드 관점에서는 경제적 고성장과 함께 HP, IBM, EMC 등 하드웨어 업체들이 급성장을 하다가, SAP, ORACLE, SIEBEL 등의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빅데이터 시장이 막 태동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도, 97년에 기업심사 전문가로 삼성에 스카웃 된 이후 곧 바로 그해 10월에 IMF를 맞이하며, 나의 업무 역할이 비즈니스 현업에서 IT 담당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된 시점이기도 하다. 2000년 전사적으로 수행된 EDW(Enterprise Data Warehouse) 프로젝트에 현업TF로 참여한 것이 내가 25년 동안 IT분야에서 일하는 계기가 되었고, 현재도 IT분야 업무로 창업을 하게된 이유가 되었다.


2000년도 초반에는 DW와 함께 마케팅 분야에서는 시블(SIEBEL)의 등장이 핫 이슈였다. 당시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영업 자동화 서비스 기업인 시블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수백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모든 소프트웨어가 구매당시 일시불로 지불하는 엔터프라이즈 형태의 서비스만 있던 시절이라, 구매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았지만, 당시 CIO의 위상이 막강하였기에,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엔터프라이즈 형태로 판매가 되었다.


시블(SIEBLE)은 1993년 Tom Siebel과 Pat House에 의해 창립되었다. 5년동안 회사는 스타트업에서 연 20억불 매출, 300억불 시가 총액, 8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하는 회사“였다. 하지만, 2002년, 회사는 정체되었고 주가는 곤두박칠쳐 2005년 9월 12일, 오라클에 인수되었다. 초창기 시블은 엔터프라이즈 CRM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였다. 그리고 이런 소프트웨어들은 시블의 초기 성장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후 2001년 미국의 9.11테러와 함께 예기치 않은 경기 침체가 전 산업에 걸쳐 일어났다. 모든 부문에서의 지출은 삭감되기 시작했고, 특히 IT분야가 더 심했다. 당시 시블의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텔레콤 회사군이 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받은 곳 중의 하나였다. 경기 침체로 전 산업에 걸쳐 엔터프라이즈 CRM 프로젝트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반면에 세일즈포스는 평균 사용자수가 20명 안팎의 작은 회사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SaaS)를 들고 무섭게 시장을 대체하기 시작하였다. 당시 시블은 평균 사용자수 1,000명의 엔터프라이즈급을 판매하고 있었다. 2005년 시블이 오라클에 인수되기 직전 세일즈포스는 1.76억불 수익을 기록했고, 시블은 14조불을 기록했다. 2005년에 세일즈포스의 성장은 주로 중소규모 비즈니스에 의해서였는데, 시블은 대형 회사들의 수요감소에 의해 위축됐다. 


그후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시대를 맞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프트웨어는 대부분이 활용되는 20퍼센트나 10퍼센트의 기능으로 압축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비용 차원에서 너무 부담이 커서 실질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했으니까. 이런 개념을 어쩌면 필수적인 흐름이 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대기업들도 업무가 세분화되고, 각 업무단위에서 프로젝트를 각자 실행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처럼 전사적 프로젝트는 줄어들고 있어, 더더욱 엔터프라이즈 형태의 서비스는 사라지고 있었다. 


또한, 빅데이터, AI시대를 맞이하여 전사적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것은 점점 효율성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IT 중심의 업무가 현업 중심으로 변화되었고, 데이터 저장 공간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변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필요한 업무 중심의 필요한 만큼의 서비스(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비즈니스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놀라운 발전 속도도 한 몫했다.  이런 환경적 변화에 맞춰 IT 생산 및 공급업체들도 변화에 잘 적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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