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
<오늘도 휘게>가 권하는 나만의 휘게를 실천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원두 커피를 내려서 책을 읽으며 마시는 것이다. 사실 권하지 않아도 난 이 시간이 좋았다. 그러나 ‘휘게’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니 확실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 행복감이 전에 비해 확실히 높아진 것이다. 마침 읽고 있는 책이 <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여서 사고의 전환만으로 삶의 존재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깨달음까지 얻었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휘게(Hygge)는 ‘웰빙’을 뜻하는 노르웨이어에서 파생된 덴마크어 단어로 '품는다'는 뜻의 영어 단어 허그(hug)와 관련성이 있다. 본래 허그는 ‘스스로를 소중히 하다, 스스로를 편안하게 하다’라는 의미가 있었으니 휘게의 어원으로 짐작해도 무방하다. 휘겔리한 시간을 덴마크 사람들은 '백기를 들고 매일의 삶의 요구와 규율로부터 한숨 돌리는 순간'이라고 묘사한다.
그 배경에 있는 철학은 우리 모두 자기에게 친절해야 하며 스스로를 좀 더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좀 모호하다면 그냥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규칙적으로 평화롭고 유쾌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라고 이해하자. 여기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 시간에 나만 한가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그 순간 휘게는 저 멀리 달아나 버릴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늘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없다는 것이 흠이다. 그래서 제안하는 것이 새로운 휘겔리한 것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하던 일을 최대한 휘게화 할 것을 권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산책하기다. 나는 아침이나 저녁에 집 주변을 산책한다. 보통은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에 역이나 직장 주변을 걷는 것도 산책이 될 수 있다.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나 도시의 풍경을 감상하고, 혹은 누군가와 함께 대화하면서 그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잠깐 휴대폰은 두고 나가고, 몇 보 걸었는지 세지도 말자.
그 외에도 휘겔리할 것은 많다. 나만의 커피 만들기, 예쁜 컵으로 마시기, 와인 한잔 따르고 친구에게 톡하기, 날씨 즐기기, 스스로에게 감각적인 선물하기 등
나는 인생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휘게는 자신을 소중히 하는 것이며 매일의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휘게한 것 자체는 가장 휘겔리하지 않은 것이다. 휘게의 방식으로는 모든 것이 적당해야 한다. 휘게 자체도 포함해서다. 카르페디엠과는 다른 것이다. 행복한 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순간을 붙잡는 것이랄까...
P.S
<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 시카구치 교해 지음
‘혼자서, 0엔으로 국가를 만든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사고의 혁명이 삶의 존재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격언처럼 쉼 없는 노동을 강요하는 지금의 사회시스템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이 힘을 합친다면 나만의 독립국가 만들기도 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