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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쎈타 Mar 09. 2023

단편/자작소설: Rescue

꿈을 꿨는데 내용이 재밌어서 각색해서 올려봅니다.

평온한 날이었다. 지구 방위 사령부도 특별한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 


우주 에너지 관측 담당자가 점심으로 닭다리살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문 그 때, 엄청난 에너지의 우주선(Cosmic Ray)이 지구 중심의 거대 핵융합 시설을 강타했다. 어떠한 예고도 없이 모든 제어시스템이 마비되었고, 지구의 운명이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는데까지는 단 3분도 걸리지 않았다. 



냉정한 물리법칙은 언제나 그랬듯 한 치의 예외없이 자신이 할 일을 계속했다. 핵융합 엔진 폭발로 인해 행성이 곧 붕괴할 것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릴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원인을 분석할 시간 또한 당연히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왜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다. 


이 때 제이크는 우주 궤도 진입용으로 개조한 포드를 타고 비행 중이었다. 얼른 바다 건너 친구 녀석들에게 날아가서 포드의 성능과 자신의 솜씨를 자랑할 작정이었다. 순간 저만치 아래에서 뿜어져 나온 충격파에 포드의 균형비행장치가 먹통이 되더니, 곧이어 화염과 함께 지면의 모든 것이 위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제이크의 포드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오는 거대한 빌딩에 부딪혀 탁구공처럼 대기권 밖으로 튕겨나갔다. 무자비한 충격과 열기로 제이크는 의식을 잃었다. 




그는 어떤 구조셔틀에서 깨어났다.


“…?! 당신은?”

“나이스 캐치였습니다. 하마터면 그대로 태양으로 빨려들어갈 뻔 했어요.“


셔틀의 주인은 콜슨 요원이었다. 제이크는 그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콜슨은 항성간 고속이동 사고의 인명 구조에서 수많은 일화를 남긴 것으로 유명한 구조요원이었다. 그가 인명구조를 위해 부리는 곡예비행의 입체영상은 SNS에서 꽤 인기가 많았다.


그는 지구가 송두리채 부서지는 것을 분명 목격했을 것이지만, 지구 출신이 아니어서 그런지 담담해보였다. 반면 제이크가 담담해보이는 이유는 아직 모든 것이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알파급 재난이 지구에서 일어날 줄은 몰랐네요.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생각보다 흔한 일입니다. 우선 주변에 SOS 신호를 보내고, 적절한 캠프로 이동하겠습니다.”


콜슨의 신호에 즉시 응답하는 행성이 있어서, 그는 그곳으로 방향타를 돌렸다. 멀리서 본 행성의 표면에는 크고 하얀 점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근접해보니 그 하나하나는 거대한 시설 위에 있는 초대형 안테나였고, 이것을 통해 구조신호를 먼저 캐치했었던 것 같았다.


“처음 보는 곳인데, 이미 온 사람들이 많군요.”


콜슨은 중얼거리고는 먼저 도착한 구조셔틀들 옆에 셔틀을 가져다대려고 시도했다.


그런데 셔틀이 착륙하자마자, 우지끈 하는 굉음과 함께 셔틀이 흔들렸다. 곧이어 정체모를 무엇인가 셔틀의 문짝을 뜯어 내던졌다. 콜슨은 외마디 욕설을 내뱉으며 바로 이륙을 시도했지만, 이미 그것은 셔틀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셔틀을 꽁꽁 감싸고 있었다. 거대한 문어같은 기계팔이 셔틀로 들어왔고, 콜슨과 제이크를 휘감아서 순식간에 시설로 끌고 들어갔다.


정신없이 흔들리는 시야 때문에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시설에는 인큐베이터가 가득했던 것 같다. 마치 고전 영화 ‘매트릭스’와 같은 모습이랄까. 

기계팔은 제이크를 강제로 인큐베이터에 처넣었다. 제이크는 목덜미에 와이어 같은 것이 꽂히는 것을 느끼고는 바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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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날이었다. 지구방위 사령부도 특별한 징후를 감지하지 못했다. 


제이크는 우주 궤도 진입용으로 개조한 포드를 타고 비행 중이었다. 얼른 바다 건너 친구 녀석들에게 날아가서 포드의 성능과 자신의 솜씨를 자랑할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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