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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경험이 전혀 없는 나는 (여자) 의사 선생님께 “혹시 저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다행히 경험이 생기면 나아질 거라며 경험이 없는 거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솔직히 연애 문제는 진짜 젬병이다. 나는 왜 내가 번번이 먼저 호감을 표현하던 이성으로부터 이유도 듣지 못한 채 거절을 당했는지 정말 그 속내를 모르겠다. “너한테 속은 걸 생각하면.”이라고 하질 않나, “네가 다른 사람 있어도 이럴까 싶다.”라고 하질 않나, 어떤 오빠는 동기 여자까지 끌어들여서 마음을 표현하더니 태도를 바꾸어 나를 모른 체했다. 나는 그 일들로 인해 오랫동안 괴로워했다.
심지어 나는 스토킹도 1년이나 당했다. “내 심장은 너를 향해서만 뛰어. 널 사랑하는 사람이야.”라고 하던 그 스토커는 내게 “전국구 국민 왕따 호구년아.”라며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정말 무섭고 끔찍한 시간이었다.
이렇게 나는 변변한 연애 경험 한번 없이 청춘을 잃어버렸다.
한때는 내 젊은 날이 안타까워 방에 틀어박혀 지독히 울기만 한 날들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 또한 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왜 하필 그들에게 이성적으로 끌렸고 배반을 당했고 혼자가 된 것,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슬프긴 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내 인생의 한 경로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담담해진다.
그리고 지금은 깨달았다. 굳이 어떤 잘못을 하지 않아도 불행이 닥치기도 한다는 것을. 한 의사 선생님은 내게 그건 교통사고와 같은 것이라고도 말씀하셨다. 우연히 불운이 닥치면 우연히 행운이 오기도 한다. 나는 이제 행운 같은 날들만 남아있을 것 같다. 설사 그렇지 않으면 또 어떤가. 우리는 오디세우스처럼 운명과 싸워가며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지름길이라면 지름길이자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