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제리가 되자
제군들, 어릴 적 봤던 추억의 만화 영화 <톰과 제리>를 기억하시나요? 사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습니다. 그저 희미하게 고양이 톰이 작은 생쥐인 제리를 잡아먹으려다 늘 된통 골탕만 먹는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부 다시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와 관련되었답니다. 그냥 보기에는 톰이 강해 보이죠? 고양이 톰은 제리보다 몸집도 크고 날쌔니깐 조그마한 생쥐 제리쯤이야 금방 잡아 혼쭐을 내줄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만화 영화 <톰과 제리> 시리즈를 보면 아시겠지만, 매번 혼이 나는 건 고양이 톰입니다. 고양이 톰은 얄미운 제리를 어떻게든 잡아먹으려고 갖은 묘수를 써보지만 생쥐 제리는 그것을 용케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오히려 톰을 골탕 먹입니다. 과연 이 만화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요? 어떻게 제리는 그러한 기지를 발휘할 수 있었던 걸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톰에게는 오직 자신만이 최고라는 자만심과 이기심이 매번 제리와의 결투에서 패배하게 만든 것이고 제리는 비록 보잘것없고 나약하지만 매번 곤경에 처하면서도 삶에 대한 낙관과 희망을 잃지 않는 자세가 그런 영리한 기지를 발휘할 수 있게 만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완벽히 주어진 상태에서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기껏해야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뺏기지 않아야겠다는 보전의식과 뺏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만이 공존합니다. 그러면서 주변을 볼 여유를 잃게 되고 제리 같은 영리한 생쥐를 보면 화가 나고 어떻게든 짓밟고 싶어 지죠. “니까짓 게 뭔데?” 그럴수록 영리한 생쥐 제리는 더욱더 자신을 단련하고 묘수를 생각하며 지혜를 발전시켜나갑니다. 그리고는 톰을 크게 한방 먹이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톰’의 입장인가요? ‘제리’의 입장인가요? 내가 톰이라면 무조건 내가 옳다는 독단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나보다 약한 존재, 어린 존재를 무시하고 폄하하지 말고 그들의 의견도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죠. 때론 내가 잘못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자세도 필요하고요. 그렇지 못한다면 결국 만화영화 속 톰처럼 제리에게 계속 반격만 당할 것입니다. 만약 내가 ‘제리’의 입장이라면 ‘톰’이라는 계속해서 펀치를 날리는 안하무인 막무가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정말 보잘것없고 형편없었다면 애초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을 테니깐요. 나 자신을 믿고 더욱 나를 단련시켜요. 그렇다면 ‘톰’이 제 아무리 고양이라고 하더라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다는 것쯤이야 어렵지 않습니다. 잘하면 오히려 톰에게 한방 먹일 수 있죠.
그러나 제군들에게 끝끝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겁니다. 만화 영화 <톰과 제리> 시리즈 중 <선생님 톰 Professor Tom> 편에서 톰은 새끼 고양이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Cats chase Mice.’ 고양이는 쥐를 쫓는다는 뜻이죠. 하지만 제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Cats and Mice are Buddies.’, ‘Cats and Mice are Pals.’, ‘Cats and Mice are Chums.’라고 말이죠. 고양이와 쥐는 친구라는 뜻입니다. 여러분은 제리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톰과 친구로 잘 지내고 싶어 하는 제리, 누가 더 현명하고 아름답게 보이나요? 남을 밟고 올라서기 위해 잘못을 인정하지도 못하고 매번 나쁜 짓만 저지르기보다는 제리처럼 영리하게 톰과 같은 악당을 물리쳐봅시다. 이왕이면 친구가 되면 더 좋고요. 여러분의 인생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