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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han Jan 28. 2024

30대 중반 여자 사업가에게 출산이란

오늘 올 한해 모토를 세웠다.

재밌게 꾸준히!


괴롭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양만큼의 일을 하되

다만 꾸준히 하기로 했다.


작년에 번아웃성 우울증으로 한 해 동안 거의 억지로 끌고가듯 사업을 이끌어 갔었는데

올해는 뭔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기별로 여행도 가고..

여행에서 받은 영감으로 멋진 패턴을 만들고

그때 찍은 영상들로 컨텐츠를 만들어서 홍보도 하면 되겠다!


나름 즐거운 계획들이 머릿속에 꽃피웠다.


그런데 항상 이런 생각을 할 때쯤이면

흠..올해는 임신은 못하겠다. 라는 생각이 스믈스믈 올라온다.


여행도 다니고 마음껏 브랜드를 운영하는건 즐거운데 아이를 낳으면 아무것도 이어갈 수 없다는 공포감이 밀려들면서 딩크로 살기로 계획한건 아니었는데 자꾸 차일피일 미루게된다.


애기를 너무 좋아하고 언젠간 꼭 낳아야지! 하는 뚜렷한 생각이 없어서일수도 있다.


내 주변에 아기를 낳은 친구는 정말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특히 서울에서는.. 그냥 친구가 아니고 건너건너 아는사람 다 더해도 별로 없는것같다. 내 나이가 벌써 34살인데.

저출산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내 주변이 특히 애 낳는 사람이 없는걸까? 50%는 고사하고 10%도 안되는것 같다. 


오늘 남편과 아이를 낳는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요즘 세대가 아이를 안낳는 이유와 왜 우리 부모님 세대는 아이를 그렇게 당연하게 낳았을까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대화가 격정적으로 이어지다가, 요즘 시대에 아기는 사치품이야. 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었다.


부모님께 의지할 수 없고 둘의 힘으로 서울 바닥에서 생존해야 하는 우리가 아이를 키우려면

정신적,육체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갈아넣어야하지만

아이에게 무언가를 바라면 안된다고 생각하기에 내 입장에선 당연히 사치품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남편은 아기가 우리를 더 사람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는 존재이고

더 힘을 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래서 더 큰 그릇이 되게 만들어주는 존재라고 했다.

남편의 말도 공감이 갔다. 그리고 내가 너무 단편적으로만 생각했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결혼도 벌써 5년차라서 주변에서는 많이들 물어온다. 

옛날처럼 "이제 애기도 가져야지" 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지만

"계획있어?" 라던지 내 의견을 물어보시는 분들은 종종 있다.

그리고 낳은 분들은 낳을거면 빨리 낳아라고 하시던데... 흠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아기를 낳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말씀해주시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의 세상이 달라져요'

'이 아이가 행복해지는 것 만으로도 내 인생에 목적을 다한것 같아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기만보면 힘이나요'


이런 이야기들이 있는데.. 사실 출산을 해본적 없는 나로써는 어떤 느낌인지 너무 모르겠다...!

내 모든걸 희생해서 키우는 존재가

내 인생에서 얼마나 큰 가치인지.. 비유적으로라도 누군가가 말해주면 좋겠다.


아무튼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지만,

아직도 출산은 아직 내게 아득하고 어려운 문제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침마다 자유롭게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루틴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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