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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hyun Jul 07. 2020

자아와 적성을 찾기 위한 딴짓 리스트

자아와 적성을 찾아 떠도는 자


햇수로 직장생활 6년 차, 아직도 자아와 적성을 찾고 있는 자칭 ‘퇴사 준비생’입니다. (퇴사 준비생의 도쿄를 너무 재밌게 읽고 심취해버린 사람!) ‘퇴사 준비생’이란 단어 때문에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겠다는 건가? 회사에 무슨 억하심정이 있나? 싶으시겠지만 그것은 아닙니다. 위 책의 설명처럼 모든 직장인이 그렇듯 언젠가는 퇴사를 할 것이고,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해 고민합니다. 인간의 기대수명이 길어지며 정년퇴직 이후에도 일을 해야 합니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무너진 시대가 온 것입니다. 사실 회사가 못 버틸 만큼 지옥도 아니고,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싶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직장생활 중 가장 안정적이고 평온합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생소한 직무를 하고 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지금이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순환보직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쭉 열심히 잘 따라가면 무슨 일이든 두루 할 수 있는 Generalist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도 깊이 있는 Specialist가 될 수는 없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흘렀을 때 특별하게 잘하는 분야가 한 가지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회사 말고도 든든한 믿을 구석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자아성취든 경제적인 것이든 심리적인 것이든 말입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본격적으로 자아와 적성을 찾아 떠돌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많이 늦은 거니까 이제라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딴짓 리스트


‘딴짓’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가 있습니다. 딴짓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에 그 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행동을 함. 또는 그런 행동’이라고 합니다. 딴짓이라고 하면, 대학교 시험기간에 잘 읽지도 않던 종이 신문이나 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을 봤던 게 떠오릅니다. 사실 평소라면 별로 감흥이 없었을 텐데 그 순간만큼은 너무 재밌었습니다. 시험기간이라는 큰 압박이 없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걸 회사원인 저에게 적용해보면, 회사 일 말고 개인적인 취미생활일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왜냐하면 목적의식을 가지고 비장하게 도전했던 것들은 대부분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 뼈 아픈 역사를 나열해보자면 공인중개사 자격증, 영어 공부, 그래픽 디자인 등이었는데 모두 흐지부지 됐습니다. 저같이 나약한 인간은 흥미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역량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큰 그림입니다. 그래서 탐색하고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부담감이 생기지 않게 이것을 ‘딴짓’이라고 정했습니다.


이왕 딴짓을 하기로 마음먹었으니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생각나는 대로 주르륵 적어봤습니다. 한 100가지 정도 써보자고 했는데, 아직 다 채우지는 못했습니다. 나중에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추가하려고 합니다. 이 리스트를 만드는 동안 하고 싶은 딴짓들을 상상하니 행복했습니다. 이것이 ‘자아를 찾기 위한 100가지 딴짓 리스트’입니다.





딴짓을 기록하기


딴짓을 시작하기 전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다행히 한 가지는 제대로 찾은 것 같습니다. 바로 ‘글쓰기’입니다. 기록하는 일이 가끔은 버겁지만, 완성을 하고 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습니다. 글이 잘 안 써져서 방황을 하다가도 결국 내가 할 일이라며 돌아오게 됩니다. 어렵게 찾아낸 만큼 계속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가끔 글을 쓰다가 글감이 없어질 때가 있는데 딴짓을 글감으로 삼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름을 딴짓이라고 지었지만, 조금이라도 남는 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딴짓을 한 후 이것을 겪은 과정, 느낀 점 등을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100가지 중 하나라도 걸리겠지’라는 마음으로 이를 기록하여 곳곳에 숨어있는 퇴사 준비생 동지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결국 자아 찾기에 실패할지도 모르지만 나중에 이것이 저만의 성장 기록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2020.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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