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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단 정선옥 Mar 25. 2024

녹색이 준 깨달음

왜 이 무렵 그러니까 봄이 막 시작되는

3월 말, 4월 초의 연한 녹색의 초록이들이 예쁜 걸까?



여리디 여린 이파리의 연한 녹색이 얼마나 예쁘던지 열심히 찍어댔다.


그러나 어린 이파리들도 조금 더 바람과 햇살을 받으면 살짝 진한 녹색이 된다.



살짝 진해진 녹색보다는 어린 이파리의 연한 녹색이 훨씬 더 이쁘다는 생각을 했다.

왜 그러지?

왜 어린아이들이 예쁜 거지?

강아지도 노견보다는 애기견들이 예쁘고..

고양이도 그렇고...

나도 변태인 건가? 어린것들만 좋아하는..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혼자 피식 웃고는 생각을 멈췄다.

여전히 예쁜 초록이들을 사진에 담으면서 산행을 계속했다.

앗! 그러나 그 순간!

조금 전에 만났던 할머니의 미소가 떠올랐다.

산행 입구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할머니는 (80대로 보이셨다) 약수를 길으러 산에 올랐다고 하셨다.

힘들어하는 내게 함박 미소로 응원하셨다.

길에서 만나는 분들과는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인데 미소가 너무 환하셔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면서 잠시 함께 했다. 약수이야기. 가족 이야기, 산행이야기를 하는 동안 따뜻한 분이라고 느껴졌다.

무엇보다 정말 환한 미소를 가지고 계신 할머니셨다.

그 환한 미소에서 여린 이파리들의 뿜어내는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나이가 들어도 싱그러움을 유지할 수가 있는 거구나?

내가 예뻐했던 건 어린 게 아니고 싱그러움이었나?!!!!

머리가 복잡해졌다.

어린 연한 녹색의 이파리.. 그걸 해마다 예뻐하는 나!

그리고 햇빛과 바람을 받으며 짙어지는 녹색의 신록들...

그리고 80대 할머니의 환한 미소

뭔가 연결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세상살이 힘들어도 결코 환한 미소를 잃지 말자.

조금 손해 봐도 미소는 유지하는 게 더 남는 것 같다..

(ㅎㅎㅎ 결국 또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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