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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단 정선옥 Nov 28. 2024

11월에 첫눈이 오다니?  

산속에서 아파트로

"내일은 눈이 내리고 아주 추워지겠습니다!

따뜻한 옷차림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뉴스 아나운서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내일을 예고하는데 걱정이 하나도 안 됐다.


"웬, 호들갑!

11월에 눈이 오면 얼마나 오겠다고?"


아무 근심걱정 없이 아침을 맞이해서

창밖을 보니  이 내리고 있었다.


'11월인데?'

'나는 첫눈 맞이할 준비가 아직 안 됐는데!'



항상 하던 데로 시루 산책을 준비하는데

첫눈맞이에 설레다.


'첫눈인데 자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예쁜 텀블러에 맛있는 커피 담아 마실?'



막상 나와보니 세상은 눈으로 점령당했고 무엇보다 길이 없어졌다!

막막했지만 안락한 집으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아름답다.










아직 가을의 단풍이 끝나지 않았는데 그 위에 눈이 쌓이니 좀처럼 보지 못했던 풍광이 펼쳐진다.

더군다나 눈의 무게에 뭇가지는 많이 주저앉아

손만 뻗으면 만질수도 있다.

풍경에 반해서 나는 아주 용감해졌다.

시루를 안전한 집에 데려다주고는  가까운 산에 가보기로 맘먹은 것이다.

마치 탐험가가 새로운곳을 가는 것과 비슷하다.

평소에 자주 가던 곳이 어떻게 변했을지도 궁금하고

어제 내린 비로 계곡의 물소리가 제법 클 텐데  눈과 어떤 조화를 이룰지 너무  기대가 됐다.





산은 눈꽃절경에 물소리가 배경이 되어있어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않았다.

그렇지만

여기저기서 나뭇가지들이 떨어지면서 눈이

쏟아져 떨어지는데 위험하다고 느껴진다.

이쪽에서

'뚜~욱 후드득!'

저쪽에서

'뚜~욱 후드득!'


아무래도 안 되겠다~~~

아쉽지만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없는 산속에 잠시 있었고

그 기운으로 오늘도 충전하여..


예쁜 산수유꽃이 보이고 정다운 이웃들이 보이는 세상으로 내려왔다.



잊지 못할 11월의 폭설이며 첫눈이다.

이번 폭설로 많은 피해가 없길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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