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몬스터의 위험한 변신, 이제는 로봇기업
3줄 요약.
1.젠틀몬스터는 로봇, AI 웨어러블로 확장 중
2.로봇회사 인수, LVMH 투자로 로봇적 오브제와 공간디자인 기업 포지셔닝
3.로봇 기업 전환 시, 젠몬 기업가치 재평가 예상
젠틀몬스터(아이아이컴바인드)는 원래 안경 브랜드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기술과 예술을 접목하는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매장을 물건을 파는 공간으로 두지 않고, 사람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재해석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젠틀몬스터가 가장 주력한 것은 로봇과 AI웨어러블입니다.
최근 젠틀몬스터는 구글 및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차세대 AI 기반 스마트글라스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학을 결합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패션과 테크의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브랜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세계는 1등만 기억한다.” - 젠틀몬스터 김한국 대표
김한국 대표가 30대 초반이던 2011년 창업한 젠틀몬스터는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했습니다. 200~300달러짜리 안경을 한국에서만 팔아서는 성장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16년, 첫 진출지는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 김 대표는 그때 이미 파괴적인 혁신으로 세계 1위가 되겠다고 선언했고, 브랜드의 본질을 소비자의 인식을 장악하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그의 철학은 단순했습니다.
세상의 브랜드는 OO(Only One)와 MOT(Matter of Time, 결국 사라질 브랜드)로 나뉜다는 것.
젠틀몬스터가 처음에 집착한 건 ‘공간’이었습니다. 매장을 판매 채널이 아니라 미래를 넘나드는 실험적 무대로 만든 거죠. 1000평 안팎의 매장을 파격적으로 설계하면서 브랜드 자체를 예술, 테크놀로지와 동일시하게 만들었습니다.이 파격적인 공간 실험은 결국 중국 최대백화점 SKP의 러브콜로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럭셔리백화점 공간 설계는 유럽계 회사들의 텃밭이었는데, 젠틀몬스터가 글로벌 명품관 설계를 맡은 건 업계에서도 아주 이례적인 사건으로 꼽힙니다.
2017년, 젠틀몬스터는 로봇회사 위저드를 인수합니다. 움직이는 오브제를 창작하는 팀인 젠틀몬스터랩을 꾸리기 위해서였죠. 전기 신호를 활용해 움직이는 설치물과 로봇적 오브제를 선보이며, 젠틀몬스터만의 독창적인 ‘공간 경험’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러한 실험성은 LVMH의 눈길을 끌었고, 같은 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무려 약 600억 원을 젠틀몬스터에 투자했습니다. LVMH는 젠틀몬스터를 예술과 로봇, 럭셔리 공간 디자인을 융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으로 평가했습니다.
젠틀몬스터가 만드는 로봇은 브랜드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성수동과 상하이 플래그십 매장에 들어서면 걸어 다니는 로봇인 ‘프로브’, 강아지처럼 생긴 닥스훈트 로봇, 움직이는 거대한 얼굴 조형물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 로봇들은 매장을 살아 움직이는 전시관처럼 느껴지게 만듭니다.
젠틀몬스터는 자체 로봇 연구소를 직접 운영하며, 로봇 기획, 설계, 제작 역량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최근 공개된 채용 공고에서도 로봇 디자이너, 로봇엔지니어링 분야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하면서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25년, 젠틀몬스터는 구글과의 파트너십으로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구글로부터 1억 투자를 받으며, 패션브랜드에서 기술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구글이 젠틀몬스터의 지분을 확보함에 따라, 양사는 스마트글라스 공동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패셔너블한 안경을 만드는 게 아니라, AI+웨어러블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AI 비서, 카메라, 증강현실, 센서 기능을 하나로 담은 생활 속 디바이스를 구현하는 것 입니다.
젠틀몬스터의 디자인과 구글의 첨단 기술이 결합된 이 스마트글라스는 디지털 세대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있습니다. 패션과 기술의 경계가 허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마도 자체 개발한 AI 기반 스마트글라스, IoT 센서 디바이스, AI 주얼리 등 ‘AI+패션+테크’ 결합 제품을 출시하여 글로벌 B2C 시장에서 차별화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로봇 데이터 분석, AR/VR 체험 서비스, 글로벌 K-브랜드 콜라보 플랫폼 등으로 브랜드 경험을 디지털 공간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젠틀몬스터가 추구하는 최종 목표는 기술을 이용해 감각적인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는 서울 신사옥과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에 로봇 아트워크와 키네틱 오브제를 크게 늘렸습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는 로봇과 AI를 활용해 무인화된 매장을 실험하고, 고객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서비스와 웨어러블 디바이스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 주요 매장을 상점이 아닌 살아있는 세계관 체험 공간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로봇 개발과 대규모 상용화에는 통상적으로 최소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됩니다. 하드웨어 중심의 로봇 기업이나 제조,물류용 로봇 플랫폼, 글로벌 서비스형 로봇(RaaS)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은 설비 구축, 연구개발, 핵심 인재 확보 등을 위해 초기 단계에서만도 1,000억 원 안팎의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실제로 국내외 주요 로봇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시드 단계부터 Pre-IPO에 이르기까지 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 유치가 꾸준히 이루어져 왔습니다.
젠틀몬스터(아이아이컴바인드)가 본격적으로 로봇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한다면,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기업가치가 다시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브랜드 경쟁력과 재무 구조가 업계 상위권에 속하는 데다, 로봇 기술, AI,스마트 디바이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서 시장은 높은 성장성과 혁신성에 주목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구글, 삼성 등 글로벌 테크 파트너와의 협업이 가시화되었고, 실물 로봇과 스마트글라스 같은 신사업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경우, 젠틀몬스터의 기업가치는 현재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재평가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여집니다.
젠틀몬스터는 실험적인 시도를 하면서도 높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젠틀몬스터는 현재 중국, 미국 등 7개국에서 23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2023년에는 중국 선전에 3000평 규모 초대형 매장까지 열었습니다.
2024년 매출은 7,891억 원이고 영업이익은 2,338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약 30%에 달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9.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4.7% 성장했다. 매출총이익률은 80~85%에 이르러 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안경을 포함한 아이웨어가 매출의 약 78%를 차지하고, 화장품 브랜드 탬버린즈가 21%, 푸드 브랜드 누데이크가 1% 정도 입니다. 특히 탬버린즈는 5년 만에 매출이 34억 원에서 1,600억 원대로 커지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해외 매출도 빠르게 증가해 2023년 931억 원에서 2024년 1,83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젠틀몬스터는 서울, 상하이, 뉴욕 같은 글로벌 도시의 중심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세우며 공간 투자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봇 연구소와 AI 관련 분야에 적극적으로 인재를 영입하며 기술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구글과 같은 글로벌 IT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글라스 같은 신제품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해외 법인을 통해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젠틀몬스터는 공간, 로봇, 오브제, 럭셔리 디자인까지 영역을 넓히며 패션 브랜드가 아닌 경험을 파는 기업으로 진화 중입니다. 로봇적 상상력과 공간 예술을 통해 글로벌 럭셔리 시장을 뒤흔드는 브랜드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매장 내 키네틱 로봇과 체험형 아트워크 솔루션, AI 기반 웨어러블 디바이스, 그리고 B2B 공간 브랜딩까지, 기존 로봇기업과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가 기대됩니다. 미래형 무인 리테일, 데이터 기반 플랫폼, 글로벌 협업까지 확장할 젠틀몬스터의 행보는 브랜드이자 기술기업, 동시에 문화 산업의 혁신 주체로서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젠틀몬스터 매장에서 만날 새로운 로봇과 AI 기술들이 우리의 일상과 소비 방식을 어떻게 바꿔갈지, 그들의 다음 도전이 만들어낼 미래 로봇 브랜드의 표준이 무엇일지 더욱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브랜드 혁신은 여기서부터 시작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