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가 되려고 마음 먹은 건 아닌데, 짐을 싸고 옮기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물건을 하나 살 때도 이게 과연 필요한 물건인가? 를 한번 다시 생각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백화점에 화려하게 전시된 물건들을 봐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반복된 짐싸기, 그리고 20대 초반에 지마켓, 타오바오 등에서 수없이 샀던 물건들이 결국 쓰레기통으로 가는 걸 보니, 이젠 물건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예전보다 많이 사라졌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물건쇼핑도 예전보다 덜 하게 됐고, 꼭 필요한 물건만 사게 됐다.
사람은 몸이 한개인지라, A에 신경을 쓰다보면 B에는 신경을 못 쓰게 된다. 물건에 대한 물욕이 조금씩 사라지니 다른 것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가 생겼다. 요즘엔 어떻게하면 내 능력을 펼치며 험난한 세상에서 잘 살아남을 것인지, 어떻게 하면 스스로 돈을 잘 모아서 경제적 독립을 이룩할 것인지, 외면이 아닌 내면을 가꾸기 위해서 해야할 수많은 것들이 더 중요한 과제처럼 여겨진다.
물건을 사려는 욕심은 '남들과의 비교'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멀쩡하게 잘 사용하고 있던 휴대폰도 괜히 새로 나온 신상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것이 더 좋아보이면 저걸로 바꿔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잘 쓰고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안 좋아보이고 그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나자신이 좀 남들과는 덜떨어진 사람처럼 된 것 같아 기분이 우울해진다. 이때 새로운 휴대폰을 사면 잠시 행복감을 느끼지만 다시 그 행복감은 또다른 새로운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또 사라진다. 이게 반복된다.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한데, 요즘에는 그게 참 어렵다. 수많은 SNS에 둘러싸인 우리들은 끊임없이 남들과 비교할 수 밖에 없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로 충분히 생활을 할 수 있다. 생활이 단순해질수록, 내가 가진 물건들이 단순해질수록 내 생각은 더 명확해지고 내게 진짜로 중요한 게 뭔지, 그것에 집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