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의진 Jun 24. 2024

역발상, 스포츠 역사를 바꾸다

스포츠 분야 백과사전 아저씨의 썰이 책으로 만들어진다면

최근 e북 플랫폼의 구독권이 생겼다. 과거에는 쉽사리 돈을 지불하지 못하여 망설였던 책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하여 읽는 재미에 빠져있다. 이 책도 그런 책이었다. 제목은 무엇인가 매력적이지만, 대형 서점에서 이 책을 집어들었을 때 내 돈을 지불하고 사고 싶지는 않았던 그런 느낌의 책 말이다.


십여년 전부터 스포츠 관련 도서를 검색하다보면 친숙하게 등장하는 이름이 두 분 있었다. 한 분은 '이학준'이라는 대학교 교수님, 다른 한 분은 '기영노'라는 스포츠 평론가였다. 이학준 교수님은 체육교육과 스포츠 윤리, 철학 등과 관련된 주제의 책을 정말 많이 썼고, 기영노 스포츠평론가는 스포츠를 즐기는 문화적인 측면의 책을 정말 많이 썼다. 특히, 기영노라는 분은 무엇인가 재미있을 것 같은 제목의 책을 많이 썼는데, 재미있는 점은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책의 표지 디자인 등은 정말 '재미없어 보이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제목을 보고 책을 집어들었다가 마치 대본소에서 발행한 논문과도 같은 책의 디자인을 보고 의구심을 품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검색해 보았다. 1980년대 초반부터 스포츠 기자 생활을 했다고 하니, 최소한 60세 이상은 분명했고 추측컨데 70대의 나이로 예상된다. 종편 채널의 패널로도 여기저기 출연하여 썰을 풀어주신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이며, 간혹 구설에 오를만한 발언도 하신 듯 하다.


이 책의 읽어보니 무엇인가 비슷한 분위기였다. 정말 재미있는데, 내용에 의도치 않은 오류(실수)가 있었다. 아는 것이 너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내용도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선수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해당 국가나 팀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끝내는 등의 산만한 분위기가 여기저기 나타났다. 아는 것이 너무 많으니 이 이야기를 하다가, 연관되어 있는 저 이야기도 해 주고 싶었던 듯 하다. 선수 이름 오기도 눈에 보였다. 예를 들면, 메이저리그 강속구 투수 '놀란 라이언(Nolan Ryan)'의 이름을 '롤런 라이언'으로 표기한다던지, '아롤디스 채프먼(Aroldis Chapman)'의 이름을 '아놀드 채프먼'으로 표기한다던지 하는 실수다. 글을 이해하기 위한 전체적인 맥락에는 큰 영향력이 없다는 점도 참 신기했다. 말 그대로 술자리에서 재미있게 썰을 풀어주는 아저씨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랄까.


교사의 입장에서 스포츠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위한 참고서로서 충분한 가치는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중학교 이상의 수준이라면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야기도 풀어냈다.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내용을 정리하거나 느낌을 정리하는 것보다는 목차를 소개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 역발상 스포츠 역사를 바꾸다

- 유튜브로 배워서 세계를 정복한 줄리우스 예고
- 하늘을 보고 날아라(높이뛰기 딕 포스베리)
- 배영의 플립 턴
- 배구의 시간차 공격
- 배구의 속공
- 언더핸드 패스의 위력
- 이질 러버
- 토탈사커
- 농구의 3점슛
- 왕정치의 외다리 타법
- 스카이 훅슛
- 관리야구
- 성화 봉송 루트로 쳐들어간 아돌프 히틀러
- 토머스 버크의 크라우칭 스타트
- 숄더 롤
- 마라톤은 내리막길에서 승부 걸어야
- 다양한 컵로 511승을 올린 사이 영
- 하이킥의 원조 롤란 라이언
- 트라이앵글 오펜스
- 파넨카 킥
- 럭비 7인제 채택
- 빌리빈의 머니 볼
- 브라질 축구의 4-2-4 전형
- 빗장 수비, 카테나치오
- 올림픽에서 축구를 끄집어내자
- 배구와 배드민턴의 랠리포인트 시스템
- 한쪽 팔을 잃고도 포기하지 않은 사격선수
- 루 부드로 감독과 '윌리엄스 시프트'
- 평생을 당기다가 딱 한 번 밀친 송대남
- 투수 놀려주다 건진 컷 패스트 볼
- 풍차돌리기 영법으로 다리 절단 위기를 극복한 미카엘 웬든
- 투수는 수비수 7명을 믿어야 되지
- 올림픽 금메달 위해 정략결혼까지한 무로후시
- 커트 플러드가 자신을 죽이고 얻어낸 자유계약(FA) 제도
- 사이 영의 실언 때문에 시작된 월드시리즈
- 겨울에 창문 열고 기온을 낮춰 챔피언에 오른 김태식
- 제자에게 엉덩이 피나도록 얻어맞은 야구 감독
- 스키점프의 'V 동작'
-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의 신기술
- 스키의 프리스타일 주법
- 아이스하키 골리의 버터플라이 스타일


이전 01화 스포츠 사이언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