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과학으로 접근하기에 좋은 다양한 이야기거리이자 글쓰기 참고서
체육 교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도서 목록을 추리던 중, 몇 년 전에 읽었던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과 표지는 기억나고, 읽었던 것도 분명한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도, 새로운 내용이라고 하기에는 체육 교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삶의 궤적 속에서 익히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 큰 흥미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분명히 '수업에 참고하기에는 참 좋은 책이구나!!'하는 생각은 분명히 했었다. 다만, 글의 내용이나 과학적 지식의 수준이 내가 가르치던 중학교 학생들에게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하는 판단을 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책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았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스포츠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며 즐기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아니, 책을 만들기 위해 정리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요즘 트렌드에 맞는 유튜브 쇼츠 영상을 책으로 묶어낸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이 책은 TV 조선에서 스포츠 과학을 주제로 내보냈던 각종 방송 기사 등을 다시 문자로 정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한 신문사에서 매주 무슨 요일마다 내보내는 하나의 꼭지 기사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그런 글의 형식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입장에서 글쓰기 연습을 할 때 참고하기에도 딱 좋은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을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설명하라고 한다면, 스포츠를 더 잘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들여다보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해당 분야의 스포츠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짧은 글로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하여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주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전달의 효과가 있을 것이고, 해당 스포츠의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경기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주는 또 하나의 매력을 찾는 일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생 수준에서 글쓰기를 연습할 때 정말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인문학적인 요소보다는 자연과학적인 시각에서 스포츠를 이해하고자 하는 이야기로, 어떤 주제가 왜 그렇게 되는 것이며 어떻게 해야 보다 잘 할 수 있을지를 데이터 분석과 과학적 실험 결과 등으로 설명하는 형식의 깔끔한 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책을 읽고 나면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보다는 책의 목차를 기록해 두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느낌이다. 이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 스포츠 사이언스
1. 과학으로 살펴보는 스포츠의 매력
- 홈런을 앗아가는 바람의 위력
- 야구공으로 맞으면 얼마나 아플까?
- 야구공, ‘반발계수’가 뭐길래
- 라이징 패스트볼은 과연 가능할까?
- 진짜 마구, 너클볼
- 드리블의 신, 메시
- 프리킥의 마법사들
- 진화하는 양학선, 한계는 어디?
- 골프, 장타의 세계
- 아이스하키, ‘슬랩샷’의 비밀
- 모굴스키, 정확한 기술로 승부한다
- 스키 점프, 바람을 잡아라
2. 승리를 결정짓는 전략과 전술
- 공포의 9번 타자, 류현진
- 더 느리게! 류현진의 체인지업 부활법
- 추신수, 좌완 투수를 극복한 비책
-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까?
- 짐승 조상우, 불직구의 원천은?
- 갈수록 진화하는 강정호의 레그킥
- 이승엽과 김태균, 스위트 스폿이 다르다
- 제로톱의 비밀, 가짜 공격수
- 새롭게 진화한 ‘쓰리백’ 전술
- ‘교과서 점프’ 김연아, 뭐가 다를까?
- 농구공과 김선형의 더블클러치
- 봅슬레이, 스타트의 힘을 길러라
- 단신 최민정, 폭발적인 스피드 비결은 ‘스트로크’
- 권투 선수, 주먹을 눈으로 보고 피하나
- 무더위 속 복병, ‘탈수’를 막는 법
3. 확률과 통계로 보는 스포츠의 비밀
- 도루의 세계, ‘3초30’의 비밀
- 61cm 투수판의 비밀
- 좌타자는 정말 좌투수에 약할까?
- 응원 소리, 선수에게 약일까 독일까
- 농구 속공, 얼마나 빠를까?
- 축구, 5분의 위력
- ‘슈퍼탤런트’ 손흥민, 대표팀에서도 날려면?
- 축구의 변수, 인조잔디
4. 기록 갱신을 위한 인간 한계에 도전
- 구속을 늘려라, 토미존 서저리
- 한계 투구 수, 100개 정답일까?
- ‘끝내기 안타’가 대단한 이유
- 박태환의 신체와 몸 안의 기록 시계
- 박태환에 꽂힌 비수, 스테로이드
- 케냐 선수가 마라톤에 강한 이유는?
- 단거리 육상의 메카, 자메이카의 성공 비결
- F1 드라이버가 살아남는 비결
- 조정, 한 번 타면 2kg씩 빠져요
- 극강 필살기, 암바와 초크의 세계
- 신의 한 수, 파넨카 칩
- 페널티킥, 무조건 성공하려면?
- 300yd의 비밀은 ‘딤플’
5. 알아두면 써먹는 최신 스포츠 상식
- 중견수의 조건
- 파이브 툴, 만능선수 추추트레인
- 슬라이딩이 빠를까, 전력 질주가 빠를까
- 야구의 재미, 스트라이크존
- “아, 헷갈려” 보크 구별법
- 축구의 재미를 더하는 오프사이드
- 빙판 위의 체스, 컬링
- 배구, 서브의 세계
- 프로배구, ‘리베로’의 비밀
- 홀인원의 세계
- 골퍼들의 공포, 입스
- 컴파운드 양궁이 뭐야? 빠르고 정확하다!
- 국내 첫 돔 구장, 홈런 쇼 기대하세요!
- 미국 야구공, 한국 야구공과 다르다?
- 원정 팀의 무덤 ‘테헤란’, 왜?
- 축구화의 기둥, 스터드의 비밀
- 태극전사 유니폼의 과학
- 0.5mm, 승부를 가르는 차이
최근에 비슷한 목적으로 읽어봤던 책 중에는 다음의 두 책을 가장 추천하고 싶다. '인공지능이 스포츠 심판이라면'은 사회과학적 차원의 스포츠 문화에 대한 접근이었고, '10대와 통하는 스포츠 이야기'는 인문학적 차원의 스포츠 문화에 대한 설명서였다.
https://brunch.co.kr/@sobong3/160
https://brunch.co.kr/@sobong3/153
이 책은 자연과학적 차원의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떠한 현상의 '명확한 이유'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좋은 논술 참고서의 느낌이 강하기는 하지만, 해당 종목의 팬들에게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재미있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