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4일 박창기 (컬러플랫폼 대표) 작성
비트코인의 가격이 2017년초 1천달러에서 2018년초 2만달러로 20배 상승했고, 2019년초에는 3,500달러로 최고치에 비해 5분의 1이하로 떨어졌다. 그리고 반 년이 지난 2019년 6월 25일 현재 11,000달러로 연초에 비해 3배가량 올라갔다. 현재가치는 200조원이 넘는다.
왜 이처럼 가격 변동이 심한지도 궁금하지만, 앞으로 과연 가격이 어떻게 될지 알게 된다면 이 글을 읽는 사람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운명이 바뀌게 될 것이다.
필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하여 2015년부터 사업과 투자를 해왔으며, 2017년 5월 국내 최초의 암호화폐 BOScoin ICO를 주도했다. 세계최고 수준의 플랫폼코인을 만드는데 동료들과 함께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 지금, 많은 분들이 필자의 YouTube 동영상을 보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입문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비트코인의 본질 가치와 가격전망에 대해 발언을 할 의무를 느끼며 이 글을 쓴다.
2009년에 익명의 사토시 나까모토가 탄생시킨 비트코인은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빠르고 싸게 국제적 송금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비트코인은 민간 발행 국제화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지난 10년간 기술적인 검증 되었으며 이를 통해 가치가 생겨난 것이다. 탈중앙화 된 전산 알고리즘에 의해 누구도 통화량을 조작할 수 없기에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과연 비트코인 200조원의 가치가 정당화되는 원리가 무엇인지와 이 원리에 따라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제시해 보겠다.
이 글은 PlanB가 작성한 “희소성Scarcity과 비트코인 가치 모델링”(Modeling Bitcoin's Value with Scarcity)이라는 글에서 영감을 받았고
https://medium.com/@100trillionUSD/modeling-bitcoins-value-with-scarcity-91fa0fc03e25
이를 정교하게 데이터로 분석한 Han Solar의 데이터를 참고하여 작성했다.
https://public.tableau.com/profile/hansolar#!/vizhome/BitcoinSFAnalysis/Dashboard1
결론은 “화폐의 가치는 희소성(Scarcity)이 높아질수록 멱함수(冪函數Power function)로 비례하여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는 화폐발행량이 작아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가격이 상승한다는 뜻이다.
희소성지수 Scarcity Factor는 기존에 발행되어 유통되는 화폐의 량이 1년에 추가로 발행되는 화폐의 량의 몇배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SF (Scarcity Factor) = Flow / Stock = 1/ Inflation ratio 로 표현된다.
멱함수란 거듭제곱으로 표현되는 함수적 관계를 말하며, 멱함수로 표현되는 멱의 법칙(Power Law)은 인구분포, 소득분포, 주가나 환율 같은 금융시장, 행성간의 거리, 지진의 크기 등 자연계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모델에 따르면 2020년 비트코인의 가격은 8만달러로 1억원 수준, 즉 지금의 8배에 이른다. 이를 상세히 설명해 보자.
비트코인은 약 10분마다 생기는 블록이 21만개 쌓일 때마다, 대략 4년마다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반감기가 약 4년이다. 2009년 1월 시작된 제네시스 블록 이후 블록당 발행량이 50 BTC였다가, 2012년 12월 27일부터 25 BTC로 감소했고 2016년 7월 9일부터 12.5 BTC로 감소했다. 2020년 5월부터는 6.25 BTC로 감소할 것이다. 이를 반복하여 100여 년 후에 총 발행량이 2천1백만 BTC에 이르고 이후 신규 발행은 중단된다.
PlanB는 그의 글에서 과거 비트코인의 희소성과 가격의 상관관계를 양측 로그함수로 배열했더니 95%의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것을 밝혀내어 도식화 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희소성지수SF는 24이며 모델상의 예상가격은 5천달러 수준인데, 2020년 5월 발행이 감소하면 SF가 52로 상승하고 모델에 따른 예상가격은 약 8만달러(약 1억원)라는 것이다.
아래의 표는, 2011년 5월부터 현재까지의 SF와 모델에 따른 가격전망과 실제 가격을 비교해 본 것이다. 특기할 만한 것은 역사적으로 화폐로 통용된 금과 은도 비슷한 원리가 작동된다는 것이다. 금과 은의 경우도 재고량에 비해 신규 채굴량이 쉽게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화폐로서 통용되었고 가격이 올랐다는 논리이다.
PlanB는 그의 글에서 X축 SF와 Y축 시가총액 모두 로그함수로 표시한 멱함수 (Power Function)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표를 제시했다.
https://medium.com/@100trillionUSD/modeling-bitcoins-value-with-scarcity-91fa0fc03e25
이를 보면 과거 비트코인의 가격과 희소성의 멱함수는 94.7%의 상관관계를 가지며, 금과 은도 비슷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시간대로 표시한 아래의 표를 보아도 비트코인의 반감기에 따른 희소성의 증가와 비트코인의 가격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임을 알 수 있다.
Han Solar는 이 모델을 정교하게 데이터화하여 아래의 도표로 설명했다. 2020년 반감기가 시작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약 1억원이 되고 2024년 다음 반감기에는 약 10억원까지 오른다는 믿기 어려운 놀라운 모델을 제시하는 것이다.
https://public.tableau.com/profile/hansolar#!/vizhome/BitcoinSFAnalysis/Dashboard1
그러나 이 모델에서 제시하는 장기적 추세와 실제 가격 변동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한다.
모델에 따르면 2012년 11월 27일부터 2016년 7월 9일 사이의 가격은 100달러에서 400 달러로 서서히 상승해야 하며, 2016년 7월부터 2020년 5월까지는 4천달러에서 8천달러까지 서서히 상승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 가격의 변동폭은 아래 표에서 보듯이 매우 컸다. 그 원인을 3가지 원리를 통해 살펴 보겠다.
첫번째는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 먼저 사려는 세력이 커져서 미리 상승한다는 것이다. 현실세계에서 시장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결정된다. 증권시장도 상품시장도 가격의 상승 정보를 먼저 얻는 사람의 매수세가 몰리면 호재소식보다 먼저 가격이 오른다. 그래서 증권시장에는 “루머에 사고 뉴우스에 팔아라”,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는다”같은 격언이 있다.
많은 비트코인 투자 전문가들은 반감기가 다가와 공급이 줄면 가격이 크게 오른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니 그 전에 싼 가격에 사려는 세력이 있어 미리 가격이 오른다. 이러한 현상을 “가격변동의 선행성”이라고 한다.
아래 표의 2012년과 2016년 두차례의 예를 보면, 반감기가 시작되기 1년 반 전에 바닥이 형성된 후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반감기가 시작된 후 급속도로 가격이 상승했다. 2012년 11월 반감기 시작 후 6개월 만에 10달러에서 100달러로 10배 상승했다. 2016년 7월부터 1년반 사이에 650달러에서 20,000달러까지 30배 상승했다.
두번째, 비트코인은 수요와 공급의 가격탄력성이 극히 낮아서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
상승폭이 큰 만큼 하락폭도 큰 것이 비트코인 가격의 특징이다. 2013년 12월 1천달러에서 2015년 1월 200달러까지 1년 만에 5분의 1로 하락했다. 2018년 1월 2만달러에서 1년만에 4천달러로 80% 하락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다른 상품에 비해 가격등락폭이 매우 큰 이유 중 하나는 공급의 가격탄력성이 영(Zero)이기 때문이다. 가격의 상승이 신규 공급 증가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수요와 공급의 작은 불균형도 가격을 크게 오르내리게 한다는 원리는 경제학 교과서에 잘 설명되어 있다.
세번째로 증권시장도 부동산시장도 모두 합리적으로 움직이는 듯하지만 집단적 쏠림현상으로 인해 버블이 생기고 버블이 붕괴되는 과정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이런 현상을 민스키 모델 Minsky Model로 설명한 것이다. 2005년경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부동산 버블이 2008년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붕괴된 현상을 잘 설명한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태동하는 것과 맞물리면 이런 현상이 더욱 강한 경향이 있다. 미국의 IT 자문회사인 가트너Gartner는 대다수 새로운 기술산업에서 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Hype Cycle(과장과 버블의 싸이클)이라는 이름으로 관련 예측과 전망을 꾸준히 발표한다. 1999년 인터넷 버블과 2000년 버블의 붕괴 그 후 Google, Amazon, Facebook의 약진 현상을 잘 설명한다.
다양한 산업별로도 투자와 개발 단계를 Hype Cycle표를 발표한다. 다음의 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단계를 보여주는 표이다.
필자는 2017년의 암호화폐 폭등과 2018년의 버블붕괴는 민스키 Minsky 모델과 신기술의 Hype Cycle이 결합해서 증폭된 사건으로 본다.
물론 앞서 설명한 희소성모델에서 “발행량이 적으면 시가총액이 승수적으로 커진다”는 주장은 필요 조건일 뿐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다수의 사용자가 있는 선두 암호화폐가 되는 것이 충분조건이다.
결론적으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약 1만달러를 상회하며 4개월전 저점에 비해 3배 가량 오른 것은
2만달러에서 4천달러까지 80% 조정을 거치고 바닥을 다졌으며
2020년 5월 반감기로 비트코인 가격이 8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그럴듯한 희소성Scarcity 모델이 제시되고 있으며
민스키 모델의 버블붕괴 과정을 마쳤으며, Hype Cycle에서 일정한 암호화폐는 버블기를 지나 안정적 성장기에 들어가기 시작하여 페이스북과 JP모건도 암호화폐를 발행하기로 하였고,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FATF) 국제 표준 규제안이 6월 29일 오사카 G20을 통과할 예정으로 앞으로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이나 탈세와 외화도피가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한 일부 국가의 큰손들이 불안한 국제 정치 군사 정세와 맞물려 물밑에서 움직이는 것도 원인으로 추측된다.
G20에서 가상자산Virtual Asset에 대한 규제의 표준이 정해지면서, 국제적으로 암호화폐가 제도권으로 편입되어 기업과 기관투자자의 자금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은행 중 하나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J. Dimon 회장은 2017년 여러 차례 비트코인과 암호화폐는 사기라고 발언해 왔으나, 2019년 1월 “블록체인은 현실이며, 암호화된 가상달러도 가능하다”,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한 발언을 후회한다”고 밝히며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내 놓았다.
유시민씨는 2018년초 JTBC 토론에 출연하여 비트코인은 사기이며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여 정부의 정책 기조와 암호화폐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금은 어찌 생각하는지 유시민씨에게 공개 질의를 하고 싶다.
과거의 양상이 미래에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 글에서 설명한 희소성모델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설 수준이다. 고이 모셔두었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른다고 팔았더니 그 후에 더 크게 올랐다고 황망해 하시기 보다, 이면에 감추어진 원리를 통찰하여 보다 만족스런 암호화폐 투자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글을 쓴다.
암호화폐처럼 변동성이 큰 상품은 여윳돈에 한해 그리고 분산 포트폴리오로 투자해야 하며 투자 판단에 대한 이익도 책임도 본인에게 있다는 원칙을 잊지 마시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