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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엄마 지니 Nov 10. 2024

<시대예보: 호명사회>



펴낸 곳을 봤더니 교보문고라는데 이제 교보문고가 책도 만드는가.. 뭔가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서 자꾸만 다시 앞뒤로 들춰보게 된다.


“저는 00대학교, 00대학원 00학과 00학번 누구입니다!”


이런 딱지를 다 떼는 사회가 열린다는데 한국은 아직도 학벌 학벌, 동네 동네, 물건 물건 등을 강조하는 나라 같다. 그저 내 눈에는 아직까지 그렇게 보인다.


사실 미래를 조망하는 책, 경제 전망 서적을잘 읽어보게 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누가 내게 묻노라면, ‘이 나라는 노 답이다‘라는 생각으로 살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봉사를 했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멋들어지게 경력이 뚝하니 끊겨버렸기 때문이다. 아니지. 대학원 때 알던 일명 내가 붙인 똑똑이 샘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한 카페에서.


“샘~ 진짜 일을 하고 싶으세요? 샘~ 그럼 마지막 기회일 거예요.“ 그러며 마지막 한 달을 거의 채우지 못하고 일을 그만뒀다. 쌍욕을 들어가면서! 그 원장인지 부원장인지한테. 아니..


이유는, 막내 학교에서 자꾸만 엄마를 불러서 아이가 너무 가고 싶대서 크리스천 국제학교를 옮겼더니 거기서 자꾸만 부모를 저녁에 부른다. 그래서 한두 번도 아니고 이래저래 백업 교사는 부원장이나 원장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서 도저히 안 되겠다고 말하고 그만뒀다.


그럴 줄 알았으면 막둥이 친구 엄마들이 과외 부탁을 할 때 할 걸 그랬다. 한남동에서 일했어도 고용계약에 갑을이라고 쓰지를 않던데 하여튼 똑똑이 샘 덕에 나는 제대로 갑질 학원에서 일한 경력도 생겼다. 내가 누구를 탓하리오. 내가 한 선택을.


일찍 오래서 학원에 갔더니 여름 특강이라나? 그것도 해봤다. 덕분에 꼬마 한 두 명이들어왔다. 덕분에? 나한테 덕분은 아니지..그들이 좋은 거지. 내 노동으로.


내 커리어로 이제 늙어도 잘 죽지 않는 사회가 된다고 하니 나도 땅에 내 달란트를 묵혀놓으면 그것만큼 죄라는 성경 구절을 보고는 ’음.. 뭐라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밖에 여러 이유로 한참 쉬던 sns를재개편이라는 타이틀로 내 마음대로 바꿔서 다시 시작했다.


세상은 너무 많이 빠르게 바뀌는데 이 한국 사회는 뭐가 느리게 바뀌는지, 도통 바뀌는 걸 모르겠고 못 느끼겠다.


도서관에서 젊은 샘이 봉사를 하는데 이런 소리를 했다. “샘~ 도서관이 제일 늦게 바뀌어요. 아니, 기존 분들이 와서 강의를 해요. 바뀌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그런가?? 나야 도서관 수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나이가 있으니 해보지 않았으니 주변 권유에도 말이다.


어느 책에서 누가 그러더라?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내가 그럴까? 날 보고 그런 생각을 할까?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ㅋㅋ웃어버렸다. 남이 뭔데! 나만 아니면 되지! ‼️


책에서 그러던데, “밖에다 대고 크게 말하세요! 그래야 못할 것 같은 걸 이뤄요.”


책쓰기, 진짜 꿈도 아닌 이 꿈에 도전을 하니.. 진짜 내가 책을 출간하면 이건 진짜 혁명이다. 내게는 말이다. 아차! 노래는 혁명으로 바꿔야겠다. 큰 둥이가 “엄마! 이 노래는 좀..” 하지만 난 이게 좋드라!“


.

.


미래 사회에는. 미래 사회에는.

부모도 바뀌어야 하고 아이들도 바뀌어야 살 수 있지 싶은데 로봇이 내 삶의 대부분을차지하고 나 대신 일을 해버린다고 생각하면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이 송길영 작가 분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목소리까지 바꿔가며 얼마나 재미있게 강의를 하시던지 ㅎㅎ 대학원 모 교수님이 생각나서 한참 낄낄대며 앞줄 두 번째 앉아서 킥킥대느라 참 인생은 살아볼 만하다. 내가 이럴 줄이야.


일을 해야 살 수 있다. 우하향시대 아니던가.


“홀로 선 핵개인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사회, 호명사회가 옵니다. 호명사회는 조직의 이름 뒤에 숨을 수도, 숨을 필요도 없는 사회입니다. 자신이 한 일을 책임지고 온전히 자신이 한 일에 보상을 받는 새로운 공정한 시대가 옵니다.”


“이제는 소개를 생략해도 무방한 시대가 열립니다. 강연을 흥미롭게 듣는 관객들이 자연스레 현장에서 강연자의 이름을 검색해 보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검색해도 미물인 사람들은 나오지 않을 텐데 그래서 자꾸만 타이틀을 도서관에서 봉사 때 만난 젊은 샘도 내게 붙이라고 말하는건가.. 음..


날이 추워요.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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