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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보카도 Nov 07. 2022

말레이시아 음식의 향연, 꿀맛 맥도널드 나시 르막

고향의 맛, 맥도널드를 이길 수는 없었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입국 후, 제일 먼저 먹은 음식은 김밥과 컵라면이었다. 그다음으로 먹은 저녁은 곱도리탕이었다. 말레이시아 음식은 생각보다 맵지 않았던 터라 매운 음식이 끌렸던 모양이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음식에는 나시 르막, 나시 칸다르, 아쌈락사, 첸돌 등이 있다. 나는 그중 삼각김밥에 해당하는 나시 르막이 제일 맛있었다. 너무나 우습게도 로컬 맛집들과 호텔 조식으로 나온 나시 르막보다 마지막으로 먹었던 페낭 공항의 나시 르막이 제일 맛있었다. 그 이유는 맛있게 튀겨진 치킨에 있었다. 처음부터 맥도널드에서 나시 르막을 먹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빅맥을 시키고 남자 친구는 더블패티가 들어있는 햄버거 세트를 시켰는데 결과적으로 내 빅맥이 만족도가 높았다. 전 세계 어디서나 빅맥 맛은 같은 걸로. 반면 남자 친구가 시킨 더블패티가 든 햄버거는 치즈버거만 못했다. 그랬던 탓인지 허기를 달래려다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던 나시 르막이 눈에 갔던 우리는 맥도널드식 나시 르막을 시켜보았다. 페낭 공항에는 나시 칸다르 맛집인 라인 클리어도 있었는데 전날 하미디야에서 나시 칸다르를 과하게 먹었던 터라 나시 칸 다른 별로 안 당기고 스타벅스도 별로 안 당겨서 맥도널드에서 커피까지 해결했는데 맥도널드에서 시킨 라테가 말레이시아에서 먹은 커피 중에 제일 맛있었다. 사실 올드타운의 화이트 커피는 믹스커피와 유사한 맛이 나서 별로였고 카야 토스트 맛집에서 시킨 커피는 너무 달아서 별로였던 터였다. 게다가 조지타운에서 제일 긴 카페라는 차이나 하우스 카페에서 시킨 커피도 별로였다. (알코올이 들어간 티라미수는 먹을만했지만 투썸 티라미수가 훨씬 맛있었다.) 스타벅스 커피는 맛보지 않아서 모르겠으나 블로그들 후기에 의하면 스타벅스 커피가 한국보다 싸다고 했다.



출국 당일, 우리는 백종원의 푸드 스트릿 파이터에 나왔던 곳을 찾아다니면서 팥빙수에 준하는 첸돌도 먹었고 아쌈락사 맛집에 들러서 아쌈 락사도 먹고 차 퀘이 칵(내가 애정해 마지않는)도 먹으면서 말레이시아에서 먹방을 제대로 했던 터였다. 그런데 그 먹방들의 기억들은 맥도널드 앞에서 산산이 부서지면서 결국 이게 자본의 맛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고향의 맛, 자본의 맛 맥도널드는 진리였다. 기승전 맥도널드로 끝났지만 미식의 고장이라 불리는 페낭에서 먹었던 음식들에 대한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다.


1. 길거리 음식 첸돌

초록색으로 생긴 밀가루 반죽의 무언가는 말캉말캉 씹히는 식감으로 언뜻 보면 콩국수 같으나 콩국수 맛은 전혀 나지 않는다. 팥빙수와 비슷하다고 해서 엄청 기대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이건 뭐지? 하며 멘붕에 빠졌다. 길거리에 사람들이 엄청 줄 서 있었는데 이해가 1도 안 갔다. 왜 이걸 줄 서서 먹지 굳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설빙이 말레이시아에 들어온다면 취향 저격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2. 나시 칸다르

카레 마니아인 나는 카레를 정말 좋아하고 인도음식도 엄청 좋아한다. 한국의 인도음식 프랜차이즈들을 멕시칸 프랜차이즈만큼이나 좋아하고 약속이 인디언 레스토랑에서 잡히면 엄청 좋아라 한다. 그래서 기대를 엄청 하고 시켰는데 너무 많이 시킨 나머지 반도 못 먹고 다 남기는 나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랩 택시 운전기사가 추천해준 곳인 하미디야에 갔는데 주인한테 추천해 달라고 한 게 패인이었다. 추천해달라고 하니까 이것저것 다 오케이 오케이 해가지고는 접시에 엄청 많이 담아버리는 대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맛은 있었다. 나시 르막 다음으로 입맛에 맞았던 음식이었다.



3. 아쌈 락사

여행 가기 전에 절친이 꼭 먹어보라고, 맛있다고 추천해준 음식이 아쌈락사여서 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한 입 먹어보았으나 대만에서 우육면을 처음 맛보았던 내가 떠오르면서 더 이상 못 먹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탱글탱글한 가락국수 면발이었다면 먹을만했겠지만 면발이 너무 불어 터져 있었다. 차퀘이칵도 그렇고 지나치게 가열만 하지 않았다면 훨씬 맛이 있었을 것 같다. 우리나라 김치찌개를 생각하면 된다고 했는데 김치찌개에 준하는 맛이었다.



4. 차 퀘이 칵

블로그에 속아서 먹게 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여행 내내 외쳤던 음식. 맛있다. 차퀘이터우는 떡 대신에 면이 들어가는 음식이고 차퀘이칵에는 떡이 들어간다. 떡이 조금만 덜 물컹거리면 더 맛있었을 것이다. 떡볶이를 너무 끓여대면 떡이 말캉해져 버리는 것처럼 떡을 너무 가열하게 볶아서인지 떡이 물컹거려서 식감이 별로였다. 그 점만 제외한다면 차 퀘이칵은 꼭 먹어봐야 하는 길거리 음식이다. 꼭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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