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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H Aug 16. 2023

회사의 근태가 무너졌다

하루빨리 도망치세요

‘탈출해야 하는 회사 1순위가 뭔지 알아? 바로 근태가 무너진 회사야.’

라는 말을 지인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근태(勤怠)

1 부지런함과 게으름.

2 출근과 결근을 아울러 이르는 말.


근태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지인의 말을 듣자마자 ‘그렇지?’하며 그 말에 동의했는데 근태는 대표와 직원들 간의 그리고 동료들끼리 지켜야 하는 약속 중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약속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직장에서 출근하고 퇴근할 때 카드를 찍거나 지문을 찍으며 시간을 남기는 이유도 그만큼 근태가 중요하고 회사생활의 기본이기 때문일 거라 믿는다. 친구들끼리의 약속시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데 하물며 고용에 대한 대가를 받으며 일하는 직장에서의 시간 약속이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나는 근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회사를 다녔다. 지각자들을 혼내지도 근태가 연봉 협상에 영향을 주지도 않았다. 20명이 되지 않는 작은 회사였는데 우선 대표가 직원들의 지각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니 인사담당자도 내가 지각자들의 지각을 터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태도였다. 인사담당자가 직원들의 근태를 잡지 않으면 팀리더라도 나서서 팀원들의 근태를 관리해야 하는데 그러는 사람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본인도 근태를 지키지 않으며 그것이 자신의 권리라도 되는 것 마냥 이야기하는 팀리더도 있었다.

      

근태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사내 분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근태도 안 잡는데 이런 것도 괜찮겠지?’, “쟤는 근태도 안 지키는데 내가 이 정도는 해도 되잖아?‘라는 마음이 사람들 사이에 스멀스멀 피어올라온다. 한 번 사람들 마음에 이런 생각이 자리 잡으면 회사 분위기는 계속해 회사의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쪽으로 기울어 간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기본 되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 외의 다른 약속들도 가볍게 간주되기 쉽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도 관심이 없으니 대표 본인 역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이 약속에는 업무방식, 복지 등 많은 것들이 포함된다.

    

대표와 직원들이 서로가 한 약속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회사가 잘 돌아갈 리가 없다. 근태라는 기본이 세워지지 않았으니 그 위에 쌓여야 할 다른 약속과 규칙들이 쌓이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서로의 신뢰가 쌓이지 않으니 회사의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 회사는 너무 당연한 결과로 성장하지 못하고 같은 자리에 머물거나 퇴화한다.

     

사람들이 기본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왜 하겠는가. 모든 것은 그 기본에서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으니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는데 대표는 그 이유를 또 다른 곳에서 찾는다. 근태가 업무 분위기가 되고 업무 분위가 생산성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을 모르는 대표이기 때문에 근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악순환은 반복된다. 


그러니 근태가 지켜지지 않는 회사에서는 도망치세요. 그 회사는 더 이상 더 나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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