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하 라이브 시즌2 네번째 이야기
글: 코하 / 그림: 리하
얼마전 할로윈데이였죠.
그리고 그 할로윈의 하루 전이자
실제론 축제의 한복판인 10월 30일
할로윈 따윈 별로 관심 없는 방구석 아싸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이벤트가 열립니다.
2021 LoL 월드 챔피언십, 속칭 롤드컵
4강 경기이자 사실상 결승이라 불린
[T1 vs 담원기아]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방구석 아싸이자 게임키드이자 40대 아저씨, 코하는
예전부터 롤판 최고 스타인 T1의 미드라이너 '페이커'의 팬이기에
가슴을 졸이며 해당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양팀의 치밀한 전략 승부와
인게임의 숨 막히는 공방이 매 초마다 벌어진 경기,
경기 이후에 전세계 롤커뮤니티에서
'사상 최고의 다전제 경기 중 하나'로 손꼽힌 경기,
그 결과는 3:2로 나의 응원팀인 T1이 패배하였습니다.
안타까웠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한 선수들이 있었기에
안타깝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미 데뷔 8주년
같은 시대 데뷔한 동기들은 모두 은퇴한 이후에도
여전히 최상위 롤 프로게이머로 살아남아
감동적인 경기를 보여준 페이커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더해 다사다난했던 올해의 T1.
계속 팀적으로 불협화음이 생겼고
여름 시즌엔 성적마저 바닥으로 향하고
코치진마저 경질되는 큰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페이커를 중심으로
나머지 네 명을 신인이거나 신인에 가까운 선수로 꾸리고
모두 합심하여 국내리그 결승까지 진출하고
롤드컵 출전권을 따내고
마침내 롤드컵에서 4강에 올라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담원기아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며
마치 기적 같은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포기하면 끝.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도전한 선수들에게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훨씬 어른스러운 선수들에게
인생의 한 수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티원, 그리고 페이커.
비록 우승하진 못했지만 눈부신 1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