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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안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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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리매트릭스 Jun 02. 2024

공황장애 이해하기

2. 증상이 주는 두려움(0.5초)


두려움이 주는 증상(0.5초)


뇌는 몸뚱이 생존의 필요에 의해 생긴 기관이므로 몸뚱이가 없는 뇌는 쓸모가 없다. 실제로 살아가고 있는 실체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가 감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 세상 속의 몸뚱이다. 우리가 이 병을 혼란스럽게 여기는 이유는 힘든 것이 실체가 있는 내 몸뚱이 같은데 근본적인 원인(인지오류)은 실체가 없이 머릿속에만 존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뇌는 불확실성을 두고 보지 못하며, 예측하지 못하는 그 순간 우리에게 불안이라는 정서를 선물한다. 그 불안에 의해 두려움이나 각종증상들을 느끼는 이유도 내 껍데기의 안전을 위한 것이지 우리의 어디가 잘못되어서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다.  느낌이라는 것은 결국 편안함은 안전을 불안함은 위험을 나타내는 정서일 뿐인 것이다.


공황장애중 불안할때의 나의 뇌는 2~3단계로 총알이 코앞까지 와있은 것처럼 느끼고 몸은 회피로 반응한다.

처음 공식 만들기를 할 때 불안이 주는 정서적인 느낌을 해석할 무렵 나는 뇌가 위험하다고 판단했으니  방법을 찾으라고 뇌에서 신호를 보내는 것인가 보다 하고 단순하게만 생각했다. 물론 단순화시킨다면 이것이 맞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이 나에게 주는 싸인은 지금 위험하니 방법을 찾아! 라기보다는


불안= 방법을 찾아야만 이 불쾌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어!!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느끼는  불안이나 공포라고 말하는 그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회피를 선택하게 했다. 당장은 총알을 피해야 한다고 자동으로 뇌가 판단하고 몸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불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꾸어 주었고 두려움을 넘어서는 과정을 지나올 때 매우 중요한 인지팁이 되었다. 앞서 '내 안에서 일어어나는 일'을 쓰게 된 계기이다.


이것은 곧


불안= 방법을 찾아야만 이 불쾌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어!!=> 판단과 선택(방법 찾기)=> 사고와 행동(방법 실행)=> 결과(생존)


라는 계산과 결과를 미리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공황장애인 내가 느끼는 몸과 마음의 기본값은 1단계인 긴장상태로 항상 경계태세에 있다.


공황장애인 나의 뇌는 항상 비상등이 켜져 있다. 코드명 진돗개가 발령된 이후 머릿속만큼은 전쟁터 한복판에 있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총탄이 날아다니지 않는데도 뇌는 그 정도의 위험을 느끼고 나의 몸도 그 위험을 대비할 수 있게끔 준비해 놓는다. 그 상태를 나는 각종 증상으로 느끼게 되고 실제로 그 상태는 현실의 나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 이렇게 되면 뇌는 이것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판단하고 여전히 불안한 상태를 유지하므로 그로 인해 나의 컨디션은 여러 증상들이 널뛰듯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결국 두려움은 증상을 부르고 증상은 두려움을 불러오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고 이것은 인지오류의 반복이기도 하다.


처음 발작이든 공황이든 뭔가 쎈 놈을 만났을 때 분명 계기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 매몰되어 있으면 안된다. 애초에 사건 근원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 순간을 캐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처음 사건의 순간 인지오류를 겪었기 때문에 나는 불안했던 것이고 그것을 인지했어도 이미 벌어진 뒤이기 때문에 의미가 다. 심지어 나는 0.5초를 거듭하며 불안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오류마저 범했다.


불안의 이유를 는 것은 중요하다. 0단계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해도 좋으며 그것이 자기 사유의 시간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나는 증상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유보다는 내가 환우라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안할 때의 나의 사유는 결국 시간이 길어질수록 걱정과 집착으로 변질되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 안전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위험하다는(이유에 대해 몰입중이므로)반증이 되어 뇌에 새겨진다. 사유가 길어진다면 그것을 멈추자, 시발점 이후에 나를 힘들게 하 증상들은 내가 인지오류를 바로잡는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되어있고 그때가 깨달았다고 느끼는 순간이며 그것이 반복되어 루틴으로 자리 잡아야 한.


공황이 일어나는 공식


어떤 사건=> 긴장=> 불안(증상)=> 두려움=> 공포


나는 이 순서로 공황발작의 사건을 맞이했다. 이후 설명 하겠지만  저 공식의 시간은 0.5초의 순간이기도 하고 내가 살아왔던 30여 년의 전반적인 시간이기도 다. 순간의 0.5초든 내가 쌓아온 30여 년의 시간이든  사건은 내가 나아지는 과정에 하나도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이후가 훨씬 더 중요했다. 그 시간은 이미 지나갔으며 내가 그날 겪은 인지오류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빨리 인정하고 받아드려야 한다. 그래야 힘든 2~3단계를 필요한 만큼만 겪고 이후 그 각인된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온갖 회피의 구실들을 만들어내지 않으며 병을 만성으로 확장시키지 않을 수 있다.


인지 오류-불안의 진짜 원인을 찾지 못하면 엄한것과 공식체결을 하게 된다.


불안의 실체를 찾는 것은 중요하지만 힘든 일이다. 실체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그 원인을 바깥에서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원인은 내 머릿속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깨달은 불안의  절대다수의 원인은 증상이 계속될까 봐. 또 다시 발작의 고통을 느끼게 될까 봐. 자괴감에 빠지는 나를 다시 만나게 될까 봐 처럼 실체가 는 것들이었고 이것들을 깨달았을 때 불안이 꼬리를 감추는 상황을 수도 없이 경험했다. 결국 불안은 외부에 어떠한 실체가 나에게 일으킨 것이 아니라  상에 대한 두려움 자체와 나 자신의 존재가치의 훼손이 근본적인 불안의 뿌리였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회피라는 본능에 충실했으므로) 몇 년에 걸친 2~3단계를 거쳐 1단계가 된 이후에도 지하철, 비행기, 공연장 등등의 구실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이 과정은 반복 되었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최선은


... 증상=> 두려움=> 증상=> 두려움...


의 고리를 어느 0.5초의 순간이 되었든 파고들어 멈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지금 최선의 선택이 된다.

공식을 따르지 않는 선택의 반복


 증상이 어떤 것인지 또는 그 정도가 어떤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공황장애를 감기라고 생각해 보았다. 증상이 무엇이든 그것은 기침하고 가래가 끓고 열이 나는 것처럼 그냥 발현된 증상일 뿐이다. 모든 증상들은 특별히 다른 병이 아닌 것이다. 그냥 누구는 가볍게 넘어가고 누구는 몸살을 앓는다. 힘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점점 나아진다. 공황도 똑같다. 단지 그 시간은 감기와 비교할 수 없이 길다. 심지어 병명이 따로 있더라도 그것이 신경증 관련이라면 그것 또한 기침감기의 다른 이름인 기관지염 같은 것일 뿐 병명에 의미부여를 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필요했. 병명이 주는 희망과 이후로 이어지는 실망의 반복은 나에게 커다란 인지오류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터닝포인트 중 하나였다.


처음 발작을 맞이하고 나의 의식이 병의 이름이나 낫는 방법에 집중하는 동안 나의 무의식 또한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하고 행동하는 사고를 반복했겠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 결과로 나의 뇌는 당황하게 되고 있지도 않은 문제의 실체를 찾는 인지오류를 반복하며 증상은 더욱더 깊어지는 경험을 했다. 병명에 집중하면 그 이름에 맞는 치료법이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공황장애는 공황발작을 하는 병이 아니고 불안이 나의 기본값이 되어버린 상태를 의미했다.


발작 이후 나는 증상=> 두려움=> 증상=> 두려움의 고리로 인해 일반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일상을 잃어 가게 되었다. 너무나 당연한 몸의 신호들 조차 민감해진 나의 감각들은 위험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항상 내 머릿속은 비상시국이나 다름이 없고 병이 한창 진행 중일 때(2~3단계)는 수개월에서 수년간 온갖 증상이 나를 떠나지 않았으므로 피폐해지고 무기력해진다. 비록 인지오류를 범하는 것은 나 자신이지만 나의 이성은 도저히 그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연하다. 나는 병중이고 인지오류의 파도와 반복은 병증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 선택들이 나의 진짜 의지가 아녔다는 것부터 깨달아야 했다. 그것을 간과한다면 나는 자괴감을 동반한 우울을 경험하고 그 사건은 희망의 불씨를 끄고 불안을 불태우는 사건으로 시발점이 되어 또 다른 공식을 만든다.

인지오류의 순간은 절대로 나의 의지를 100% 동반한 선택이 아니다.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경계태세 공황이와 실제 공황이=공황장애의 기본값이다.

는 이제 단계별로 내가 어떤 상태인 건지 증상들은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순간을 어떻게 대처하면서 인지오류를 바로잡았는지를 정리할 것이다. 그중 특히 공황장애는 그 끔찍한 발작의 순간에 대한 공포의 각인이다.  내가 겪는 힘든 증상들은 그 순간을 다시금 직면하고 싶지 않은 방어기제로 생긴 결과물들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인지오류를 부르는 근원 그 자체다. 쉽게 말하자면 공황장애는 발작 이후 뇌가 심하게 오해하는 중이며 그로 인해 발현되는 많은 느낌신호들이 나의 증상들이다.


뇌의 존재 자체가 생존을 위한 회로인 것은 맞지만 공황장애 환우들에게는 특히 더 생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온갖 것들에 대한 불안감이나 지나친 걱정등은 예기불안을 동반하며 그 방어기제로 온갖 증상들이 발동되고 나의  안전을 위해 행한 그 사고와 행위들은 오히려 위험으로 재확인되어 악순환에 빠진다. 그 이유는 발작 이후 의 뇌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다르게 모든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세팅이 된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자.


핵심 요약


... 증상=> 두려움=> 증상=> 두려움...


내가 불안이라는 굴레에서 해방되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은

이 공식의 0.5초의 반복을 인지하고 멈추 것을 반복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멈출 때마다 공식의 퍼센티지는 작아잔다.


오랜 시간의 반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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