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았다곰 Aug 29. 2022

비눗방울과 아이들

비눗방울과 아이들은 닮았다.


비눗방울이 대롱 끝에 매달려 몸집을 키운다.

진부한 색을 띄우다 어느새 영롱한 빛깔을 자랑하더니

이윽고 둥지 떠난 새끼 새 마냥 하늘을 난다.

뭐 그리 세찬 바람이라고

여기저길 허우적이다

때론 지들끼리 부딪치거나 한 몸이 되기도 하다

가끔은 벽에 처박히고 원치 않던 곳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깨질까 부서질까 아무리 섬섬옥수 부드러이 만져보아도

원래 존재하긴 했을까, 손 안에서 바스러지지만


그럼에도

너와 나 사이의 빈자리를 채우고야 만다.

눈으로 좇고, 날리 없는 향을 맡게 한다.

그리고 아득해 보이는 어느 때를 떠올리게 한다.


비눗방울은 아이들을 쏙 빼닮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