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떠오르지 마라.
뭣모르고 함께 가리키던 별자리도,
낙엽 툭툭 차며 걷던 오솔길도,
길가 들려 오던 이름 모를 선율도,
다시 마주칠 수 없게 버렸는데
먼지 가득한 책 귀퉁이 네 낙서에서
쓰잘데기 없이 친절한 휴대폰의 추억 여행에서
눈치 없는 친구의 안부로부터
이렇게 사고처럼 마주치면
여태껏 미련했던 시간이 다시 미련으로 남는 것을.
네가 어찌할 바 아니겠지만
어쩌면 네게 무엇도 아닌 찰나일 수 있겠으나
무심코 나타나지 마라.
내 추억의 시간에는 그대가 여전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