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살을 구경하러 왔던 모습이 첫만남이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감자님이 이렇게 열심히 풋살을 하고 축구를 하게 될 거라 감히 상상하지 못했어요.
제가 아는 그 누구보다 공 차는 운동을 사랑하는 감자님
축구로 이것까지 해봤다! 하는 일들이 점점 늘어나서 저에게 또 자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 글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닉네임 감자입니다.
풋살한지는 3년 좀 넘은 것 같고, 축구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축구는 딱 1년 됐구요.
공 차는 운동을 하고 있어요.
현재 속해있는 팀이 있다면 팀 소개도 같이 부탁드릴게요.
풋살은 매주 정기적으로 시간을 빼는게 부담스러워서 팀을 따로 하고 있지는 않구요. 팀 개념이라기보다 한정된 인원으로 하는 소셜매치 같은 느낌의 모임을 하고 있어요. 거의 매주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소속의 개념은 아닙니다.
축구팀은 들어간지는 1년이 됐고, 그 팀에서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20~30대로 구성되어 있는 비교적 낮은 연령대의 팀이에요. 매주 목요일에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실만한 분들은 아실 사회인 축구팀이에요.
그 팀에서 꽤 활동도 많이 하시고 해외도 다녀오셨죠? 소식을 듣고 제가 '정말 찐이다.' 라고 생각했거든요.
네 맞아요ㅎㅎ 얼마 전에 축구를 하러 해외를 다녀왔습니다.
멤버의 지인분을 통해 이어진 인연으로 좋은 기회가 생겨 국제 친선을 다녀오게 됐어요. 최소 인원을 채워서 가야했고 평일 중에 가는 일정이었어서 휴가를 4일을 냈어야했거든요. 그런데 놀랍게도 반 이상의 멤버가 연차 4일을 사용해서 다 같이 다녀왔습니다.
저 같아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면 어떻게든 가긴 했을 것 같아요.
'제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어서 일단은 가보자 했죠. 걱정이 많긴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어요. 제가 언제 외국분들과 천연잔디에서 경기를 해보겠냐며..ㅎㅎ 물론 교체 선수였지만 경기를 지켜보고 교체로 뛰려고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느끼는게 많았어서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해외 원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을까요?
대만을 갔다왔는데 상대팀은 대만의 뮬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세미 프로 팀이었어요. 제가 소속된 팀이 그래도 아마추어 중에서는 굉장히 잘하고 구력도 오래된 친구들이 모인 팀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프로의 벽은 높더라구요. 정말 '한 골'을 만드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어요.
기후도 익숙하지 않고 환경도 낯선데 저는 선발로 뛰진 않았지만 그래도 저희 멤버들 뛰는 거 보면서 느끼는게 많았던 것 같아요. 배움은 멀리 있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얻을게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튿날에 스코어나 기록이 남지 않는 정말 찐 친선 경기를 일본팀하고 뛰었는데, 그때 사실 컨디션이 정말 안좋았어요. 못 뛰었던 첫째날의 컨디션이 되게 좋았고, 기회가 주어졌던 둘째날에는 몸 상태가 굉장히 안좋았어서 이걸 뛰는게 맞나 고민했지만 언제 다시 저한테 선발의 기회가 주어지겠어요. 그래서 꾹꾹 참고 뛰었는데 결과적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모두가 최상의 컨디션에서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살면서 축구 경기를 하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경험이 얼마나 있겠어요. 천연잔디는 어떠셨나요?
천연 잔디는 매년 열리는 양구 국토정중앙 축구대회가 있거든요. 거기도 천연 잔디이긴 해요. 그렇지만 저희가 인조 잔디에서 뛰어도 다 상태가 다르듯이 진짜 풀 냄새가 나고, 밟았을 때 느낌이 아예 다른거예요. '아 이게 진정한 천연 잔디구나!' 제가 겪었던 양구에서의 천연 잔디와는 아예 다른, 관리가 잘 된 느낌이었어요.
신기했던 건 WK리그 보면 구장 자체가 리그 팀이 전적으로 사용하는 곳은 별로 없잖아요. 대만은 경기장 밖부터 그 대만팀 선수들 등신대가 붙어있고, 락커 시설도 정말 잘 되어 있어요. 리그의 규모가 크지 않아도, 투자를 많이 해서 잘 갖춰놓고 키우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정말 좋더라구요.
축구 문화가 잘 이뤄져있는 곳인가봐요.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대만이 잘 되어 있다기 보다 한국이 열악하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졌어요. 대만은 정확히 어떤 시스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자 선수팀의 등신대가 쭉 걸려있는 것 자체가 느낌이 남달랐어요. 정말 멋있었어요.
우리나라도 빨리 여자축구가 조금 더 활성화 됐으면 좋겠네요.
그쵸. 지금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니까 뭔가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요?
여자축구 리그가 많이 활성화 되고, 실제로 풋살도 골때리는 그녀들 방송 이후에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졌잖아요. 근데 아직 축구의 벽은 훨씬 높게 느껴지는 것 같고, 11대 11 하려면 최소 22명 이상은 있어야하는데 그만한 인원을 매번 모아서 하는게 쉽지가 않아서 기본적인 풀이 넓어져야 활성화가 될 것 같은데.. 한국의 K조축인으로써 축구도 풋살처럼 더 많은 분들이 시작하시면 좋겠어요.
현재 축구팀 등번호는 몇번이에요?
12번이에요.
그 번호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처음에 풋살 시작하면서 제가 21번을 받았었는데 그게 그냥 남은 번호를 쓴거였어요. 축구 팀에 가입할때는 남은 번호 중에 21번과 유사한 번호를 찾았던게 21번을 뒤집은 12번이었어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원래 축구는 11명이니까 12번이 +1로써 조커의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이죠ㅎㅎ 조커가 되기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현재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은 어떠세요? 축구랑 풋살 둘 다 말씀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풋살은 사실 해보시면 알겠지만 로테이션이 많이 돌잖아요. 축구는 특정 포지션이 골을 많이 넣는 경우가 많다면 풋살은 어느 포지션에서 시작하든 누구나 골을 넣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서 포지션에서 차이는 크게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처음에 위치를 잡고 시작할 때는 주로 아라 아니면 피보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놀랍게도 축구는 수비수입니다.
축구는 처음에 시작할 때 '어디 해볼래?' 하길래 아무것도 모르고 포지션이 어떤 건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격보다는 수비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가 수비수가 된 케이스거든요. 다른 포지션은 한 번도 못뛰어봤어요. 일단 시작한 포지션에 애착을 가지고 구력을 쌓다보면 다른 포지션도 종종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센터백 보는 친구들이 수미(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때도 있고, 미드필더 보는 친구들은 공미(공격형 미드필더), 수미(수비형 미드필더)를 왔다갔다 하기도 하고, 윙보는 친구들도 가끔씩 사이드백으로 내려올 때도 있거든요. 저는 지금 사이드백이니까 수비를 마스터하고 공격력을 키우면 한 칸 올라가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먼 미래에?ㅎㅎ
해보고 싶은 포지션이 있나요?
지금은 수미(수비형 미드필더)요. 적절하게 공격 가담도 해주고 상대가 수비까지 오기 전에 한 번 더 커트해줄 수 있는 위치에서 공수 무엇이든 가담할 수 있는 중요한 포지션이에요. 개인적으로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포지션은 수미(수비형 미드필더)와 사이드백인 것 같아요. 그래서 현대 흐름과 트렌드에 발 맞춰가겠다 라는 생각입니다ㅎㅎ
풋살이랑 축구 중에 어떤게 더 재미있어요?
둘 다 한다고 하면 '뭐가 다른 것 같아?' 혹은 '뭐가 더 재밌어?' 라는 질문을 되게 많이 받는데 전 항상 똑같이 얘기해요. 재밌는 건 풋살이고 잘하고 싶은 건 축구다.
그 차이가 뭔 것 같아요?
공은 둥그니까 구장이 커지고 사람이 많아졌을 뿐 축구가 풋살이랑 비슷할 줄 알았거든요. 막상 해보니까 전혀 다른 운동인거예요. 시야도 다르고 공 자체도 다르고.. 무엇보다 풋살은 다 잘하는 한 두명만 있어도 분위기나 전세가 확 뒤집어질 수 있는데, 축구는 진짜 잘하는 한 두명이 팀에서 같이 뛰어도 바뀌기가 힘든 것 같아요. 팀 전체의 합이 잘 맞아야하죠. 풋살은 제가 볼을 터치할 기회가 많아져서 원초적인 즐거움이 있는 거고, 축구는 정교하게 모두가 같이 만들어간다는 목적성이 뚜렷해지는 것 같아요. 풋살은 순식간에 몇 골씩 나기도 하는데 축구는 한 골 만들기가 힘들기도 하구요.
축구는 한 두명이 잘한다고 해서 잘 되는게 아닌데 한 두명이 구멍이 나면 힘들어요. 풋살은 실수를 해도 내가 빨리 더 뛰어서 커버를 할 수가 있는데 축구는 제가 실수하면 저희팀 세네명이 고생하거든요. 그래서 뛸 때 기본적인 마음가짐도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어쨌든 둘 다 즐거운 운동입니다.
현재 응원하는 팀이나 좋아하는 축구 선수가 있으신가요?
축구를 많이 보긴 하는데, 별도로 응원하는 팀이나 특정 선수가 있진 않아요. 그래도 호감가는 팀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드리블링이나 기술적인 면이 많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영국 축구보다는 스페인 축구가 더 매력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스페인은 유스부터 체계적인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는 것 같아요. 바르셀로나만 해도 유스 육성의 메카잖아요. 계속 새로운 선수들이 올라와서 구단을 받춰주죠. 구단이 갖고 있는 비전과 같은 생각을 하는 선수들을 키워내서 기존에 있던 선수들의 플레이에 잘 녹아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이 바르셀로나에 호감을 느끼는 이유 같아요. 팀의 색이 뚜렷다는 점이요.
사실 처음 감자님을 봤을 때 이렇게 딥하게 축구를 하실 줄은 생각하지 못했어서 어떻게 축구를 시작하게 됐고 왜 계속해서 하고 계신 지 알고 싶어요.
처음 시작한 건 계속 앉아서 일을 하다보니 몸이 너무 안좋아져서 운동을 해야겠는데 흔히 말하는 헬스장가서 피티하고, 이런 운동은 하기 싫은 거예요. 실내에서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한다는게 지루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뭘 해야될지 고민하던 찰나에 친구가 풋살이라는 운동을 하고 있다고 소개를 해줬고, 따라가서 몇 번 구경을 하다가 팀 분위기가 좋아서 가입하게 된게 시작이었어요.
선수 출신도 없고 코치님도 없는 순수 아마추어 팀이었어서 제대로 된 움직임이라든지 하다 못 해 인사이드 패스하는 방법조차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뛰자! 하고 뛰고, 사람들이랑 어울리는게 좋고.. 그 때는 풋살이라는 스포츠 자체보다는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리는게 좋았어서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운동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같은 생각이긴 해요. 일상 생활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운동하다보면 다양하게 접할 수 있잖아요.
그게 매력적이긴 하죠. 밖에서는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거니까요.
재밌죠. 칠칠님과 이렇게 만나고 있는 것도 그런 부분의 일환이구요ㅎㅎ
밖에서 만나면 그냥 스쳐지나갈 수도 있는 사람들인데..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처음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방금 말씀드린 부분과 같구요. 그렇게 운동을 하다가 시간이 안맞아서 처음 시작한 팀을 마무리하게 되고 팀이 없는 상태로 몇 달 정도 소셜매치를 다녔어요. 그 전에는 한 번도 소셜매치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나름대로의 쇼크였죠. 이렇게 잘하는 사람들이 많고, 공을 차는 사람들이 많구나 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아서 오히려 그 때 실력이 많이 늘었던 것 같아요. 매번 보는 사람들이 아니라 새로운 사람들,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플레이 스타일도 보고.. 그러면서 시야가 넓어졌어요.
그 이후에 집 근처에 있는 팀에서 열 달 정도 팀 활동을 했는데 그 때 제대로 된 정기적인 코칭을 처음 받아봤어요. 훈련 시간을 갖고 운동을 하는 루틴을 처음 겪었던 거죠. '이렇게 하는게 풋살이구나!' 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코치님이 풋살 선수 출신이셨고, 팀 감독님도 따로 프로팀 감독도 하는 분이셨어서 진짜 정통 풋살을 배웠거든요.
지금까지 축구나 풋살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좋아서 했던건데 어느 순간 부터는 운동 자체에 대한 재미를 많이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실력이 늘어갈 수록 즐거움이 더 크게 느껴지지 않았나.. 그래서 고민을 많이 하는게 실력과 재미의 상관 관계인데요. 꼭 잘해야만 재밌는 것도 아니고 못한다고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거든요. 각자가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스스로 결론을 내린 건 '나는 잘할 수록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구나.' 라는 걸 깨달았어요. 할 수 있는게 많아지잖아요. 다양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좀 더 많은 주도권을 갖고 게임에 참여할 수 있구요. 그걸 느끼면서 더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좋아서 하는 취미이지만 스트레스나 힘듦을 느꼈던 적도 있나요?
엄청 많죠. 자발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남이 뭐라고 하지도 않는데 실수하면 혼자 자책하구요. 축구할 때 특히 더 심해져요. 축구는 아예 새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무에서시작하는 상태였어요. 다른 멤버들은 이미 구력이 평균 7~8년 정도? 대학교부터 축구를 했던 친구들이 많고 체대를 나온 친구들도 많아요. 그들이 쌓아왔던 기간이 있고 이미 잡혀진 플레이도 있었기 때문에 제가 단기간에 노력을 해도 따라잡기 힘들었죠.정말 초보인 상태에서 딱 그라운드에 들어갔을 때 너무 무기력함을 많이 느껴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감자님을 보면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계실 것 같을 정도로 깊게 축구를 사랑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축구로 이것까지 해봤다 하는 일도 있을까요?
직업은 영상 편집하고 있구요. 그래서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육체의 부담과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던 케이스인데 지금은 약간 주객전도 된 것 같기도 하네요ㅎㅎ 실제로 유산소성 운동이니까 건강에 많은 도움은 되고 있습니다.
축구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었고, 두 시간 동안 뛰어다니기만 하고 골도 잘 안나오는데 저게 무슨 재미야 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어요. 그랬는데 어느새 제가 이렇게 되어있네요.
이것까지 해봤다 하는 건 아까 말씀드린 '난 축구하러 해외에도 가봤다!' 라는게 나름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또 제가 실내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웨이트나 PT를 싫어한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지금 8월부터 축구를 잘 하는 몸을 만들기 위한 보강 운동으로 그룹 웨이트를 하고 있어요. 정말 놀랄 노자죠. 저는 제가 대만 갔다 온 것 보다 웨이트를 하고 있는 게 더 놀라워요.
다른 취미 생활은 어떤 걸 하고 계세요?
취미가 이제 축구하기, 축구보기가 되어버린지 오래라서.. 20대 중반까지는 겨울에 스키장에 시즌권 끊어서 매번 다녔었어요. 한 4~5년 정도? 연초에 스키동호회를 같이 하셨던 분을 오랜만에 뵙게 되었는데 4~5년 사이에 확 바뀐 저를 보고 굉장히 놀라워하시더라구요.
축구 시작하고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바뀌신 것 같아요?
뭐든 단언하지 말자는 생각을 해요. 축구에 관심이 없는 걸 넘어서 재미없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저 자신이 지금 이렇게 축구에 푹 빠져서 매주 축구를 하고, 축구를 잘하기 위해 또 다른 보강 운동을 하는 상태잖아요. '뭐든지 변할 수 있고 내가 해보지 않았던 것들만 있지 못할 건 없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저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똑같이 단언하지 말고 단정 짓지 말자라는 걸 가장 크게 생각해요.
두 번째로 바뀐 점은 이제 술을 잘 안마셔요. 이전에는사람을 만나면 커피보다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라며 술자리를 즐길 때도 있었고 운동 끝나면 맥주 한 잔 하는 재미도 처음엔 있었는데 지금은 술마시면 다음 날 컨디션이 떨어져서 잘 못뛰니까 술을 안마셔요. 축구를 잘하기 위해 식습관을 변화시켰죠.
신체적 변화보다는 마인드의 변화가 훨씬 큰 것 같아요. 혼자만 잘한다고 되지 않는 다는 것도 깨닳았구요. 지금도 그렇게 아주 잘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제 저보다 못하는 분들, 저보다 늦게 시작한 분들이 많이 생기면서 다양한 구력의 친구들이 모여서 운동을 할 때 배려하는 방법을 고려하기도 하고 이끌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는 이미 지나온 길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으면 도와주고 싶기도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공을 차다보면 저도 모르게 답답해질 때가 있잖아요. 순간순간 그런 생각이 들어도 마음을 다잡고 '나도 그땐 그랬지' 라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려고 해요. 풋살이나 축구가 주는 즐거움을 놓거나 풋태기에 빠지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서 많이 격려하고 독려하는 편이에요.
앞으로 축구나 인생의 목표가 있을까요?
그라운드 내에서 일인분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데, 아직은 미진한 부분이 많으니까 동료의 입장에서 패스를 주고 싶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되게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데 어떤 상황에서 패스를 줘도 잘 받아서 안정감있게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실력적인 의미도 있을거고, 패스를 받을 만한 위치에 포지셔닝을 잘 하고 있는 선수라는 의미일 수도 있는거죠. 믿음과 신뢰를 주는 동료이자 플레이어로 존재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인생의 목표는 운동하면서 깨달은 건데 항상 겸손하자는거요. 그리고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기. 객관적으로 나의 부족한 점, 잘하는 점을 알아야 이후에 발전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자만하는 순간 제자리에 머무르는 것 같아요. 그게 운동이든, 일이든, 인간관계든 겸손함을 유지하는 마음가짐을 잃지 말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발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기저에는 항상 겸손한 마음가짐이 있어야하는 것 같아요.
다음으로 소개하고 싶은 공 차다 만난 사이
꼼마에 계신 분들을 소개시켜드리고 싶긴 해요. 우선 꼼마라는 모임을 만드신 쌈바르딩요님이요. 축구 되게 잘하시잖아요. 원래 옛날에는 본인도 못하는 사람들을 답답해하고 자기만의 플레이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인상깊은 말을 하셨던게 기억이 나요. 지금은 굉장히 이타적이시거든요. 꼼마의 분위기 자체도 그 분의 마음가짐이 드러나는 모임이라고 생각해요. 모두 다같이 만들어가고, 못하는 사람도 배제하지 않고 같이 끌어주려는 분위기요. 그게 좋아서 꼼마를 계속 하고 있는데,마음가짐이 변화하게된 터닝 포인트가 뭐였는지 궁금해요. 되게 잘하시던 분이 이런 모임을 만들어서 운영을 하고 다 같이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게 된계기가 궁금했어요.
그리고 또 꼼마의 현선님이요. 항상 진짜 열심히 하는데 겸손하시고.. 어쩌면 참견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타인의 조언을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는 분이에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 남겨주세요.
불과 3년 전의 저는 퇴근 후 마시는 하이볼을 낙으로 삼던 지방덩어리였는데 지금은 10km도 달리는 체력의 소유자가 되었거든요. 혹시나 지금 운동을 한 번도 해보시지 않은, 하지만 관심이 생겨서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된 분이 계시다면 일단은 한 번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안해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