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파티쉐가 발렌타인데이를 그냥 넘길리가 없다. 아니 며칠 전 초등학교를 졸업했으니 이제 꼬마 파티쉐는 아니다.
딸은 아빠와 오빠에게 줄 바크 초콜릿을 만드는거라했고, 왠일로 내가 초콜릿 장식하는 것을 허락했다. 절대 베이킹 할 때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아이인데 말이다.
아이가 이리저리 장식하는 동안 나는 건조 딸기 하나를 들고 어디 놓을지 고민했다. 조금이라도 삐뚤게 놓으면 큰 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엄마 너무 맞춰서 놓으려면 더 안 예뻐.나 봐봐."
딸의작품에건조 딸기 하나 올리고 내 손길도 들어갔다고 하려던 참이었는데 그것 하나조차도 어디 올릴지 몰라고민하다니...
내가 한 행동은 딸이 만든 초콜릿에 건조딸기 두개와 프레즐 세 개 올린 것. 그게 다였다. 그런데 너무 예쁘다고 행복해하는 날 보며 딸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엄마가 다 만든줄 알겠다했다.
다크 초콜릿을 먼저 만들고 굳히는 동안 딸은 화이트 초콜릿도 만들 거라며 초콜릿 중탕을 했다.
주걱으로 초콜릿을 휘휘 저으며 식용색소를 조금 섞어 마블링을 만들 거라는 말도 했다. 마블링이라... 어떻게 한다는 건지 궁금했지만 보면 알겠지 싶어 묻지 않았다.
그런데 딸이 어떻게 알았는지
"엄마 내가 어떻게 마블링한다는 건지 궁금하지?"
하고 묻는 거였다.
"안 그래도 물을까 했었는데..."
"지금부터 보여줄게."
딸은 화이트 초콜릿을 일부 붓고 남아있는 화이트 초콜릿에 빨간 식용색소를 조금 넣고는 섞었다. 그리고 섞인 핑크색 초콜릿을 지그재그로 조금씩 붓고 얇은. 정말 얇은 막대기? (빵이 어느 정도 익었는지 체크할 때 이걸로 눌러보던데. 이름은 모르겠다. 다음에 물어보는 걸로^^)로 살짝 흩트렸다.
그랬더니 정말 예쁘게 마블링이 만들어졌다.
화이트 초콜릿을 굳히는 동안 이번에는 딸이 생딸기를 꺼냈다.
"그걸로는 뭐할 건데?"
"초콜릿 입힐 거야."
딸기에 화이트 초콜릿을 입히고 그 위에 남은 핑크 초콜릿을 짜는 주머니에 넣고 쭈욱 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