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발달 지연에 대해서
쌍둥이들의 말 트임이 24개월이 지나도 되지 않아서 조급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옹알이만 할 뿐 단어로 된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일반적인 아이는 12개월이 되면 첫 단어를 말하고, 18개월에는 10~20개, 24개월에는 50~100개, 30개월까지는 300개 정도의 단어를 표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후 언어 능력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며 36개월이 되면 500~1000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들은 육아 발달 기준에 따라서 보면 돌 정도의 언어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병원을 가봐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시댁 부모님과 친정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말이 트이지 않으니 걱정도 많이 하셨습니다.
25개월쯤 어린이집에서 외부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만났던 다른 학부모는 36개월까지는 기다려봐도 된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는 36개월이 지났는데도 언어 능력이 늘지 않아 언어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때는 같은 반 아이들도 말을 저희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어린이집 등원이 힘들어져 한 달 정도 쉬고 8월 말쯤에 다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만난 같은 반 아이들은 말이 트이고 늘어 너무 잘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말이죠.
다행히 26개월 정도가 되어 둘째가 드디어 '엄마, 아빠, 까꿍'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늦게 트이기는 했지만 일단은 트였으니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거, 저거, 물, 차'등으로 조금씩 확장이 되고 있습니다. 아직 문장으로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기다리면 괜찮을 것 같은 생각입니다. 문제는 첫째입니다.
28개월이 지나고 있고, 이제 내일이면 29개월로 접어드는데 여전히 옹알이만 할 뿐 말을 하지 않는 겁니다. 2개월 전에 어린이집에서 신청한 발달검사가 있었는데 이틀 전 드디어 받게 되었습니다. 언어 및 정서 발달 등을 전반적으로 보는 발달검사입니다. 각 시에서 운영하는 육아종합센터에서 받을 수 있는 건데 첫째의 언어 발달이 너무 늦어지는 것 같고, 육아 환경에 의해 쌍둥이라는 특수 조건과 아이들의 기질, 성향이 너무 다르고 성별도 다른 것도 한몫을 하기에 발달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어린이집에 등원을 해서 오전 9시 40분부터 11시 30분까지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엄마와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보는 거였습니다. 아직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권고 사항이 있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청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다 하여 청력 검사와 언어 발달 검사(언어만 집중적으로 보는 검사)라는 거였습니다.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의 권고 사항을 들으니 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그래서 검사 완료 후 어린이집에 나와 바로 검사받을 수 있는 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집 근처에 언어발달 클리닉이 있어서 먼저 상담을 받았습니다. 유아 청력검사는 아이가 아직 어리기에 성인처럼 청력검사를 받을 수 없어 뇌파 검사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하는 거였습니다. 클리닉 상담 선생님이 추천해준 병원에 전화를 걸어 하루라도 빨리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날짜를 확인하고 예약을 했습니다. 이후 언어 발달 지연에 따른 치료가 시작이 되면 치료비를 보험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지 확인을 했습니다. 보험사 상담사 왈 '고객님, 아이가 말이 느린 거 36개월까지는 기다려도 괜찮아요. 한번 기다려보시지.'라고 말을 하는 거였습니다. 보통 4살까지는 기다려보는 것이 지금까지 그래 와서 말을 한 것이겠지만 순간 기분이 상했습니다. '전문가가 권고 사항을 말한 것인데 보험료 청구 때문에 그러나?' 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들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상담사는 본인의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뿐인데 마음과 눈이 좁아진 저에게는 다르게 들렸던 거죠.
조금 더 빨리 선택을 해서 어떤 것이든 시작을 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아이에게도 미안한 마음에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이라도 빨리 아이를 위해 행동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남편의 퇴사와 겹치니 밤에 잠이 오지 않아 고생을 며칠째 하고 있으니 저 자신도 걱정이 됩니다. 조만간 백신 접종과 건강 검진이 있는데 잘 버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괜찮아, 36개월까지 기다려봐요. 금방 말을 할 거예요.' 이 말에 희망을 걸기보다 하루빨리 조치를 취해서 아이에게 좋은 방향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