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십억의 기적을 가로질러 태어나서 만난 기적은 기적 같지 않고, 카메라 보다 더 정교하고 아름다운 색을 보는 눈, 언어를 말하는 그 입, 사랑하는 당신의 목소리를 듣는 귀, 보고 싶을 때 달려갈 수 있는 다리, 손 내밀면 잡을 수 있는 손은 너무 기적 같지가 않다.
가끔은 그게 기적이란 걸 알면서도, 기적 같지가 않다.
그 기적 같지 않은 기적으로 더 큰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영겁의 시간을 엮어서 달려가고 있는 당신.
태어나면 죽음으로 활시위를 당기는 것과 같다는 말을 믿고 싶지 않을 만큼 과녁을 빗겨 달려가는 것 같은 당신.
숨을 쉬는 것을 깜빡하게 만들 만큼 아름다운 당신.
그래서 그 당신을 한번 더 보려고 다른 기적을 바라나 보오.
그래서 세상이 때론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아름답길 바라나 보다.
그래서 당신이 어여쁘길 바라나 보다.
-
사진은 오늘도 맑음, 주혜에게서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