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코감기에 걸려 훌쩍이길 이틀 째.
의사 선생님의 조언대로 찬바람을 맞지 않도록 외출을 자제하는 중이다. 문제는 놀이터에서 같이 그네 타기로 한 약속을 못 지킨다고 세 살배기 딸내미를 설득하는 일. 고난도의 미션이다.
딸은 눈치를 채기나 한 건지 재빠르게 행동에 돌입했다.
할 줄 아는 단어, '놀이터', '언니', '오빠', '그네' 딱 네 단어를 반복하며 놀이터가 보이는 거실창 앞을 서성이기 시작한 것이다.
모르는 척. 못 본 척.
엄마 아빠는 되지도 않는 발연기를 시작하고.
안 되겠는지 딸은, 지 장난감 의자 두 개를 낑낑대며 끌어와 아빠를 부른다.
"앉아. 앉아."
이내 포기하고 딸의 의자에 몸을 구겨 넣어 앉은 남편.
그리고 그런 아빠를 종알대며 설득하는 딸.
저 남자 어깨가 저렇게 넓었었나.
괜스레 행복한 주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