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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승남 Jun 01. 2018

40대를 앞둔 남자의 고민

지적 성장을 위한 북러닝 02

과학적 통계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40대를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하다고들 많이 한다. 40대가 되면 중년에 접어든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요즘은 평균 수명도 늘어나고, 결혼과 출산도 점점 늦어지면서 고민하는 시기도 늦어진 것(?) 같지만, 나의 경우는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쓸데없는 생각들이 많아졌다. 인생 역전을 꿈꾸며 복권을 사기도 하고, 창업을 해볼 생각으로 프랜차이즈를 알아보기도 했다. 회사를 옮겨 볼까 하는 생각에 취업사이트를 검색해 보기도 하고, 혹시 우리 집안에 숨겨진 유산은 없을까 하는 상상도 해봤다. 낭비하듯 의미 없이 보내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런 고민의 근원은 돈이었다. 40대, 50대가 되어도 돈 걱정 없이 현재와 같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이 계속된 것이다. 금수저가 아닌 이상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은 누구나 한다.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돈 그 자체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다. 먹고살고,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님을 잘 모시고, 노후 대비를 하고,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재미있게 노는 게 목적이다. 그렇게 하려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만약 돈벌이가 되는 그 일이 즐겁기까지 하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사람을 ‘프로’라고 한다. 그 일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교사, 공무원, 회사원, 엔지니어, 요리사, 헤어 디자이너, 물리치료사 피겨 스케이팅 선수, 가수, 건축가, 화가, 소설가 의사, 세일즈맨, 골프 선수 등 무슨 직업이든 좋아서 그 일을 하면 그 사람이 바로 프로다. ‘진정한 프로’가 되는 것, 이것이 삶의 행복과 인생의 성공을 절반 결정한다. 그런 점에서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일이 아니라 놀이를 앞자리에 두어야 한다. 일이 먼저가 아니다. 놀이가 먼저다.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유시민은 그의 저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놀이를 앞자리에 두어야 한다고 했다. 놀이를 앞자리에 두어야 한다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벌이도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대학에 가려고 공부하고, 성적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고, 힘겨운 입사 전쟁을 거쳐 취업이 되면 적성과 상관없는 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한다. 좋아하는 일을 고민할 새도, 선택할 여유도 없는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40대를 앞두고 했던 고민은 결국 돈이 아니라 일에 대한 불만이었던 것이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성취감을 느끼지 않는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알았으니,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한 해를 앞둔 2011년 겨울 아내와 마주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포스트잇과 볼펜을 들고 각자 적기 시작했다.



이렇게 적고 나서 비슷한 항목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고, 핵심 키워드 들을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었다.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의 방향이자 목표였다. 


‘나의 성장을 통해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삶’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보니, 신기하게도 기분 나쁜 불안감이 사라졌다. 사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는데, 목표가 생기니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시작해봐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이제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만 찾아서 성장하고, 어떻게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도울지를 찾아서 돕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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