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

초록에 대하여

by 김초록


지난 5월 평창 어느 숲속의 숙소에서 쉬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5월에 접어든 계절이었지만 지금 기억하자면 겨울의 방문이었나 싶게 강원도의 계절은 추웠다. 하지만 지금 와 사진을 보자니 그 때 정말로 봄의 계절이었구나. 숙소 주변은 완전히 숲으로 둘러싸여 거의 산림욕장이었던 그 곳 주변엔 작은 산책로가 있었다. 깊은 산속 등산길이었다면 보기 힘들었을 식물의 생장을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살펴 볼 수 있었다. 그늘이 드리운 골짜기 숲에도 넓은 평지는 있었고 작은 햇살은 어린순의 시기를 놓친 거칠고 굵은 고사리 숲에도 닿았다. 그 숲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식물이 있었다. 스마트렌즈를 통해 찾아보니 '박새'였다.

끊김 없는 결이 젓가락처럼 나란히 누웠지만 결의 틈이 일정한 것은 없었다. 결은 약간의 홈이 있었고 홈의 깊이가 달라 녹색의 진하기가 모두 달랐다. 또 잎 모양은 비슷한듯 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으나 정중앙 한 뿌리에서 난 모양을 바라보니 어쩐지 가지런한 모습에 묘하게 마음이 차분해졌다. 식물을 보며 리듬이 느껴진 것은 처음이다. 이녀석을 벽만큼 큰 캔버스에 그리고 집에 두는 상상을 했다. 그렇게 된다면 고개로 어디로 돌리듯 내 눈에 스치면 어딘가 잠시 햇살에 들어온 비타민처럼 분명 양분이 될 것 같았다. 이토록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초록의 잎이 있었던가.







12.jpg 작년. 내가 찍은 박새 사진을 그림으로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