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백

초록에 대하여

by 김초록




몇 년 전 소재 탄탄한 주름진 폴리 니트 소재의 초록 가방을 구매했다. 가방은 거의 주머니 같이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은 없었고 단순했다. 나는 이 가방이 참 좋았다. 초록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에 근접했고 이 아이템이자 색이 나의 많은 부분을 표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니, 지독하게 좋아하는 것을 줄줄 설명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대변해주는 느낌이었다.

옷을 입을 때 나는 튀지 않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편인데 초록색 가방은 나름대로 튀는 색이고 아이템인데도 봄 여름에 나는 이 가방을 최우선으로 들고 신명하게 다녔다. 심지어 가방이 헐까 봐 걱정까지 했다. 니트 소재고 어깨에 매면 탄성으로 튀어 오르는데 꽤 불편한 부분이지만 이것으로 인해 가방끈이 늘어날까 우려했다. 그다음 해에는 아직 이 가방을 팔고 있는지 검색도 해보았다. 미리 하나를 사두어야 하나.. 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초록색을 보면 마음이 싱그러워진다. 무거운 마음이 지속되다가도 초록색 가방을 보면 기운이 났고 가방을 들면 겨드랑이에 통통 튀는 기분을 들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초록색이 왜 좋아?”


“왜 초록색을 좋아해?”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무의 푸르름, 자연과 비슷한 색이라 안정감이 들고…’ 그런 연유를 다 떼어내고 ‘목이 마를 때 바라만 봐도 해갈이 될 것 같은 색’이라고 하면 맞을까? 아아. 나는 초록색을 정말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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