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초보반에 대거 진짜 초보들이 영입하면서 초보들 중에 상위권이었던 나는 어쩔 수 없이 중급반으로 올라가게 됐다. 오늘은 중급반 두 번째 시간이었다. 초보라인에서 접영 발차기만 한번 배우고 얼떨결에 중급반으로 온 것인데 암만 봐도 내 웨이브나, 발차기나 엉망인 것이었다. 특히 팔이 올라오지 않았다.
워밍 업으로 강습 초반에 자유영, 배영을 돌고 왔는데 초보반과 다르게 쉼 없이, 멈추는 이 없이 돌고 오니까 초보라인과 운동량이 확연히 달랐다. 이미 숨에 찼는데 좀처럼 되지 않는 접영을 하자니 유튜브 영상을 꽤나 보고 왔음에도 영법이 너무 막연해졌다.
처음에는 숨은 평형방식으로, 발차기는 접영으로 하는 방식이었다. 쉽지 않았다. 팔 돌리기도 접목하니까 중간에 계속 서게 됐다. 팔도 잘 안 돌아가고 발차기도 추진력도 잃고 제자리에서 멈추는 수영을 하게 됐다. 호흡도 달리고 지치고 힘들었다. 기분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
전반적으로 코칭이 많이 필요했는지 선생님은 수강생들이 출발하면 코칭하고 다음 사람이 앞사람에게 그대로 전달해 주라고 했다. 꽤나 새롭고 괜찮은 방식 같았다. 내 뒤로 오신 수강생이 '발을 너무 많이 접어 찬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기분상 '이것만이 문제가 아닐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숨도 찼고 한숨이 계속 나왔다. 숨이 찬 듯 한숨을 쉬었다. 다른 수강생 분들은 선생님의 오늘 코칭 방법으로 서로 말도 하고 그러던데 내 한숨 때문인지 나에게 말을 걸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한숨이 주변 분들에게 들린 것 같은 게 맘에 좀 걸렸다.
수업을 마치고 두 바퀴를 더 돌고 왔다. 더 잘하고 싶은데 유튜브로 영법을 보는 것이 상책이 아닌 것 같았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나? 싶기도 했다. 단번에 잘하긴 어렵다는 걸 안다. 하지만 초보반에서 함께 올라온 영법을 처음 접하는 분들은 잘 따라가는 것을 보니 조급해지기도 한다.
초보반에서 하지 못했던 숨찬 수영을 열망하고 그렇게 되어 좋았는데 막상 영법에서 막히니까 기분이 안 좋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참을 생각했는데 초등학교 5년 내내 평형까지만 배운 나에겐 마치 '그림의 떡'같았던 '접영'을 내가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었나, 수업 전에 접영 영상을 많이 보긴 했는데 그 정도로 긴장을 했나, 처음에 배운 '자유영'처럼 접근해야 하는데 심각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다음 수업에는 진짜로 웃으면서 즐겁게 배울 각오를 하고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