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들의 공동창업자를 선택하는 방법, 동료와 한몸처럼 일하는 방법
'창업자들은 함께 회사를 세우기전에 서로에 대한 역사를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주사위를 던지는거나 다름없다'
- 페이팔 창업자 피터틸 -
형준님은 S사에서 팀원들에게 일을 잘하기로 인정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었다.
세일즈 팀 빌딩의 시작을 내가 했다면,
세일즈 팀의 규모 확장과 교육 체계 구축,
운영안정화를 이룬 사람은 형준님이었다.
나는 조직에서 일을 정말 잘했던 동료들에게 자주 연락을 하는편이다.
(언젠가, 내가 창업을 한다면 꼭 데려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
S사 퇴사 이후, 형준님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취미가 비슷하고 같은 동네에 사는 우리는 정기적으로 만나며 깊은 우정을 쌓아왔다.
형준님은 나의 몇 안 되는 취약성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의 과거와 못난 모습까지 모두 알고 있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런 사람이, 수면브랜드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은지 몇일도 안되어 같이 하자고 이야기를 한 것이다.
'원래 나는 나와 정말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회사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할 때 데려와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기에,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데려왔다가 사업이 잘되지 않으면 돈과 사람 모두를 잃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준님의 답장은 나에게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가볍게 이야기를 꺼낸 것일 수도 있었지만, 우선 한번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자고 제안했다.
역삼역 카페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형준님의 현재 가장 최근의 상황에 대해 먼저 들었다.
형준님은 최근에 한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COO 포지션과, 교육업체 PM 제안을 동시에 받았던 상태였다.
형준님의 이야기를 듣고 '내가 어쩌면, 친한 친구의 기회비용을 날려버리는게 아닐까' 라는 강력한 생각이 들었다.
형준님은 나에게 어떻게 수면브랜드를 만들어 갈 것인지 물어봤다.
나는 대략적인 사업계획에 대해서 형준님에게 이야기 했다.
그리고 이어서, 형준님에게 솔직한 생각을 전달했다.
"솔직히, 연락온 건 정말 기쁘지만 친한 친구와 같이 맨바닥에서 부터 사업을 한다는게 너무 두렵고 부담스럽습니다."
'친한친구 혹은 부부가 같이 사업을하다 관계가 박살나는 Case 들중 하나로 우리가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형준님은 의외의 대답을 해주었다.
"그럼, 재원님은 누구랑 같이 사업을 할 수 있어요?"
이전에 3번의 창업팀이 해체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과 일하는 과정에서 스타일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나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대부분 함께 일하며 그들의 능력을 검증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형준님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첫 단추를 채우는 가장 쉬운 방법을 알고 있었지만,
발생하지도 않을 두려움에 사로잡혀 먼 길을 돌아가고 있었다.
불화와 갈등은 서로 이해하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다.
결혼한 모든 부부가 이혼하지 않는 것처럼, 창업을 친한 친구와 함께 해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
나는 용기를 내어 형준님에게 조심스레 보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자 형준님은 "수익이나 보상 보다는 이 사업이 정말 성공할 수 있는지가 저에게 더 중요해요" 라며
계약서 없이 우선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먼저 했다.
정말 고마웠다.
그렇게 우리는 한팀이 되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1. 페이팔 창업자 피터틸이 0-1 에서 이야기한다. 공동창업자는 '서로 역사를 알고 있는 사람' 과 해야 한다고 한다.
2. 배민다움 에서도 김봉진 대표는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과 공동창업을 하라한다
(심지어 피터틸은 더 나아가서, 취미와 취향까지 비슷해 하루종일 같이 있어도 즐거운 사람과 창업을 하라한다)
예전에는 처음 이 책들을 읽을 때, 이 말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형준님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며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인생에 풀고 싶은 문제에 대해서 공감하고
취미 취향까지 비슷하고
서로에 대한 역사를 잘 알고 있고
취약성에 대해서도 편히 공유 할 수 있는
수면 브랜드를 같이 키웠던 경험까지
나에게 첫번째 동료가 생겼다.
앞으로 사업이 어떻게 풀리지는 모르겠지만, 위기가 찾아 온다해도 이전처럼 쉽게 팀이 와해가 되지 않을 거라는 강력한 확신이 들었다.
우리는 함께 출근한 첫날 오전 미션과 비젼, 그리고 성장전략이나 브랜딩 계획부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1년 6개월간 경험한 건, 위의 이야기를 백날 해도 결국, 팀워크 안맞으면 바로 팀은 깨져버림)
나는 사업이 되게 만들기 이전에 함께 만드는 사람과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기 위한 환경을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함께 좋은 팀워크를 더욱 잘 발휘하기 위해 서로에 대해 먼저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간 관계에서 보통 갈등은 언제 발생할까?
갈등은 본질적으로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들을 한다면 갈등은 줄이고 중요한 일에만 집중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노션을 키고 서로 Do & Don't 리스트부터 작성을 했다.
이 방법은, 큐피스트의 안재원 대표에게 배웠던 방식인데 생각 이상으로 서로를 이해 하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이것 때문에 지금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걸 수도...? )
Step1. Do & Don't 리스트 작성
Step2. 적은 내용들에 대해서 Why 이야기 하며 주고받기
이 방식은, 굉장히 따라하기 쉽고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해서 빠르게 파악 할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산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업무 프레임워크를 설정하고 규칙을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보통 아침에 스탠드 미팅을 진행하고, 저녁에는 회고 미팅을 진행하여 팀원들의 업무 진척 상황과 이슈를 파악했다.
중간에 피드백이 필요한 업무는 팀원들과 별도의 미팅을 잡고 진행했으며, 그 외 시간에는 개인 업무에 집중했다.
형준 님에게 어떤 규칙을 설정하고 싶은지 물어보자, 다음과 같이 제안을 했다.
"두 시간마다 업무 진척 상황을 공유하고, 업무 방향성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것이 어떨까요?"
처음에는 '업무 흐름이 끊어져 생산성이 저하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이었고 만약 생산성이 낮다면 다른 방법을 제안할 수 있을 것 같아 한번 진행해보자고 이야기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는 이 규칙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이 방식은 생각 이상으로 효과가 매우 뛰어났다.
10년 동안 다양한 조직에서 여러 프레임워크로 일했지만, 이렇게 높은 개인 생산성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다.
1. 두시간 동안 업무에 몰입하여 공유할 결과물을 만드는데 더 집중하게 된다.
- 하루에 8시간 남아있다 vs 2시간이 남아있다
- 훨씬 빠듯하게 움직이며 결과물을 만드는데 집중
2. 서로의 생각의 방향성을 Align 하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 서로 이해를 한게 맞는지, 2시간 마다 대화하며 작업물을 보면서 효율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을수 있음
3. 불규칙한 패턴으로 피드백 요청이 오지않아, 집중이 깨지지 않음
조직원이 증가할 경우, 커뮤니케이션 리소스가 상당히 증가하여 진행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수 있지만,
소규모 조직에서는 생산성과 방향성 Align 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