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부스터 브랜드 런칭을 하고 1년이 지났다, 우리는 생존했다
슬립부스터가 세상에 등장한 지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솔직히 말하자면,
시작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요.
정말 창업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그때는 몰랐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3번의 성공한 경험이 있으니
좀 수월하겠지 했지만...
진짜, 정말,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습니다.
특히, 정신적인 고통이 정말 컸었죠.
하지만 그 고통을 겪고,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의 슬립부스터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1년동안 ‘그때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순간들’을 기록 해봤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타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이 사용했을 때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자.”
이게 우리가 슬립부스터를 시작하며 세운 첫 원칙이었어요.
공동창업자인 형준님과 저는 세상 제일 예민한 사람이고,
허리디스크와 불면증을 겪어온 사람이었습니다.
둘 다 누워봤을 때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최소 기준이었죠.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이라면,
분명히 누군가의 불면을 줄이고,
매일 에너지가 넘치는,
하루를 만들어줄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줄 공장을 까다롭게 골랐고, 우리가 원하는 느낌이 나올때까지 착와감 테스트를 수십 번 반복했습니다.
그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고 고됐습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현금은 빠르게 줄어들었고,
제품의 원가는 예상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첫 제품을 출시할 때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어요.
“우리가 너무 욕심을 낸 걸까?”
“이걸 과연 사람들이 사줄까?”
“아무도 하지 않는 이 비효율적인 선택이 맞는 걸까?”
그때는 불안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결정이 지금의 슬립부스터를 만든 선택이었습니다.
우리가 끝까지 타협하지 않고 지켜낸 품질은
결국 고객의 신뢰로 돌아왔어요.
감동한 고객들은 자발적으로 리뷰를 남기고,
지인에게 소개하고, 추가로 제품을 구매해 주셨죠.
만약 그때 마케팅 예산만 맞추기 위해
평범한 제품을 만들었다면,
지금의 슬립부스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자.”
그 단순한 철학이, 지금의 현재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습니다.
사실 저와 형준님은 생각보다 내향적인 사람들이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네트워킹 자리보다는
일에 더 집중하거나,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좋았어요.
그랬던, 우리가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들이 찾아오지 않자 빠르게 결심했습니다.
“지금 광고비가 없으니, 우리 제품을
진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녀야해.”
그렇게 처음으로 발걸음한 곳이 스타트업 밋업 모임 ‘밋업랩(MeetupLab)’ 이었습니다.
형준님이 먼저 다녀와서
“정말 좋은 분들이 많더라, 꼭 가보라”는 말을 했고,
저도 퇴근 후, 망설임 끝에 함께 참석했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우리 제품을 구매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저희를 홍보까지 도와주는 진짜 팬들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날이 슬립부스터의 터닝포인트였어요.
그 후로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하면서
결과가 하나씩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거든요.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었지만,
그 한 번의 만남이 만들어낸 가능성을 보면서
더 용기 내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무료 강연, 독서모임, 아침 커피클럽,
링크드인 커뮤니티, 카카오 오픈채팅방, 커피챗까지.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연이 이어졌어요.
콘텐츠에 출연해 주시는 분들이 생기고,
링크드인과 인스타그램에서 우리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퍼뜨려주는 사람들이 늘어났죠.
덕분에, 광고비 한 푼 없이도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고,
그건 슬립부스터가 생존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것도 사실, 계획했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저희를 믿고 선택해주신 고객 한 분, 한 분이
너무 고마워서 자연스럽게 시작된 일이었죠.
예전의 저는 ‘운영 효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고객 CS 문제(엣지케이스)에 대해서는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메뉴얼대로만 움직였죠.
가장 중요한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게 1순위 기준이었습니다. (한명당 많은 시에스를 하루에 처리를 하는걸 더 중요)
하지만 슬립부스터를 운영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1] 어떤 고객님이 제품의 느낌이 조금 이상하다며 반품을 요구 했을 때, 형준님과 함께 고객님 댁에 직접 줄자를 들고 방문하여 착와감이 달라진 문제점을 찾아서 해결을 했던 일
[2] 어떤 고객님은 배송 시간이 맞지 않아, 문앞으로 제품을 받은 고객님의 집에 직접 방문하여 제품 설치를 했던 일
[3] 배송 기사님이 포기한 집에 직접 찾아가, 다시 기사님들을 불러 함께 제품을 옮긴 일
등등
과거의 저라면 ‘비효율’이라고 판단하고, 빠르게 고객님들을 포기하고 저희들의 생산성에 더욱 투자를 했었을겁니다.
그런데, 직접 고객의 문제를 해결했을 때 느낀 감정은
그 어떤 성과를 만들어내는거 보다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런 경험을 한 고객들의 만족도는 정말 남달랐었죠.
그 일화를 콘텐츠로 만들어,
링크드인과 인스타그램에 공유했을 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고 응원해주셨습니다.
예쁜 이미지 하나 없는, 이름도 생소한 신생 브랜드였는데 말이죠.
그때 확실히 배웠어요.
“효율보다 고객의 경험이 먼저다.”
만약 그때 효율만을 기준으로 판단했다면,
지금의 슬립부스터는 없었을 겁니다.
이 경험은 결국 슬립부스터의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는 우리들의 핵심 가치가 되었고, 그리고 브랜드의 DNA가 되었습니다.
올해 초, 현금 흐름이 막혀 있었어요.
조금만 추가 자금이 있으면 정말 숨통이 트일 것 같았죠.
투자는 받고 싶지 않았어요.
0에서 1을 스스로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정부 지원사업에 도전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한 달을 매달렸지만,
결과는 1차 탈락.
그때는 솔직히 많이 좌절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탈락이 오히려 독이 아닌 자극제가 됐습니다.
“지원금보다 더 큰 매출을 만들자.”
그 목표 하나로 달렸고, 그 이후로 매달 성장하며,
현재는 매달 정부지원금 이상의 매출을 1년도 안되어 만들게 되었습니다.
결국 정부지원금보다 훨씬 큰 ‘자생력’을 만들게 되었어요.
또한 이때 슬립부스터의 전략과 장기적인 방향에 대해서
더 깔끔하게 정리가 된것도 큰 도움이 되고 있고요.
초창기에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반복적인 고통)
직장인 시절 모아둔 돈을 다 써가며 버텼고,
제품이 안 팔려서 생산대금을 메우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어요.
공동창업자인 형준님과도 자주 부딪혔습니다.
매출이 늘지 않으면 서로 예민해지고,
때로는 ‘이 길이 맞을까?’라는 회의감이 밀려왔죠.
어느 날은, 와이프가 너무 힘들어서 엉엉 우는 모습을 보며
같이 무너졌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날은 정말,
'이제 그만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밤이었어요.
그런데, 버틸 수 있었던 건 결국 ‘고객님들’이었습니다.
고객님들의 리뷰 한 줄,
응원의 메시지 한 통이 쌓일 때마다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
그 확신이 조금씩 생겼어요.
물론 응원보다 외면이 훨씬 많았습니다.
진심을 담아 길게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고객 한 분 한 분에게 직접 연락을 드리며
마음 다해 도움을 드리려 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을 때면,
정말 마음이 허무해질 때도 많았죠.
그래도, 저희의 진심을 알아주시는 고객님들이
보여준 관심과 응원은 모든 걸 버티게 해줬습니다.
(매일 쌓인 리뷰와 메시지를 보는게 저의 1년중 가장 행복한 취미였습니다.)
“제품 정말 미쳤어요. 아침에 너무 개운하게 일어났어요”
“대표님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그 고객님들의 몇 마디의 메시지가
항상 힘든 순간마다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우리를 믿고,
사무공간을 빌려주셨던 분들,
항상 응원해주신 지인들,
그리고 우리 제품을 사랑해주신 고객님들 덕분에
항상 무너질 듯한 멘탈을 매번 다시 세우며,
지금의 슬립부스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제 1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감사하게도 고객 응대만으로
하루가 꽉 찬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고객과 대화하며, 고객님들의 잠을 더 편하게 만드는 일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게
요즘은 그저 행복합니다.
살아가는데 불안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세상입니다.
누구는 몸이 아파서,
누구는 커리어가 걱정이 되어서,
누구는 생존하기 위해서,
불면이 생기기 너무 좋은 세상에서,
저희는 불면을 종말시킬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브랜드로 남고 싶습니다.
내년 이맘때 쯤, 더 많은 고객님들께
에너지 넘치는 하루가 만들어지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