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님을 만난 것, 좋은 사람이 되는 것.

by 디제이쿠

"너가 왜 사랑이 넘치는지 알겠다. 부모님을 보니."


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좋은 부모님, 좋은 가족을 만난 게 인생의 가장 큰 복이라고.


사실, 자랄 땐 부모님이 얼마나 좋은 양육자인지 몰랐다. 모든 가정이 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른이 되고 보니, '부모님만큼 살 수 있을까'라는 마음속 질문을 많이 하게 되더라.


부모님이라 모든 게 다 존경할 부분이지만, 내가 특히 '좋은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표현을 넘치게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남다른 언어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우리 엄마가 늘 하는 말이 있다. "한번 사는 인생 항상 즐겁게 살아라. 웃는 사람이 돼라."

엄마가 언제 그러더라. "혜현아, 스트레스받을 땐 엄마를 생각해. 엄마도 그럴 땐 네 생각할게."

그러고 보면, 스트레스받지 말라는 말도 잔소리처럼 들릴 수 있는데 우리 엄마의 표현은 달랐던 것.


아빠는 출근 전 빼놓지 않는 일이 있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안수 기도와 뽀뽀와 악수를 잊지 않았다. 그 기도가 하루를 늘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줬던 것 같다.


현관문을 나설 때면, "딸, 어디 가는데? 누구 만나는데?"라는 질문과 함께 "조심히 다녀와라. 차 조심해라"라고 신신당부. 그리고, "자, 악수".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항상 악수를 청했다. 그 또한, 내 당당함의 원천이 됐던 것 같다.


두 번째는 지나칠 만큼 정직하고, 겸손한 사람들이라는 것.


이를 테면, 아빠가 방송국에 다녔는 데도 공짜 티켓으로 공연을 본 적이 없다. 항상 말하길, 사서 봐야 떳떳하다고 아빠 앞으로 나온 공짜 티켓은 다른 사람에게 주고 우리는 사서 봤던 기억이 잊히지가 않는다. 아주 작은 일례지만, 사소한 것까지도 정직하려고 애썼던 부모님 덕분에 지금의 나도 잃을 것이 두려워, 손에 쥘 것이 눈에 보여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더 뜻깊고, 가치 있는 삶으로 되돌아올 것을 믿는다고 할까.


세 번째는 부모님의 삶을 이야기로 자주 공유해 줬다는 것.


대학생이 되고 나니 자유 시간이 많이 생기더라. 휴강이 갑자기 생기거나 수업이 없는 날은 엄마 아빠랑 드라이브를 자주 갔다. 그 이후로도 그렇고.


우리 아빠는 평소에도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이지만, 어디를 가면 내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저 산 좀 봐. 저긴 아빠가 몇 년도에 누구랑 갔는데..." "이 길 생각나? 할아버지랑 버스 타고 다니던".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삶을 나누고,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고, 우리가 믿는 하나님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 모든 대화가 내 인생의 자양분이 된. 담대하게, 믿음으로 살 수 있는.


돌이켜 보면, 함께 많은 것을 나눠 준 부모님 덕분에 나도 사람을 대할 때 동등한 입장에서 혹은 베풀 수 있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같다. 부모님이 우리를 인생을 함께 걸어가는 인격체로 바라봐주셨기 때문에.


결국, 내가 생각하는 좋은 부모란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넘어 함께 인생을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서로가 인생에서 가장 든든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부모님이 그러셨듯, 언젠가는 인생의 지혜와 용기를 아낌없이 줄 수 있는 부모로, 늘 좋은 사람으로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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