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재의 사업가 Aug 17. 2021

나의 첫 백패킹 장소, 포천 도마치 계곡(하)

취미부자부라이언의백패킹 취미정착기

[아웃도어 활동에 꽃, 저녁식사]

 캠퍼들이나, 백패커들 중 많은 사람들이 야외에서 먹는 저녁식사에 큰 매력을 느껴 빠져드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나 역시 오토캠핑으로 시작해서, 야외에서 장비를 피칭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연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번 백패킹 여행에서도 부푼 기대감을 안고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날이 어두워지니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불빛이었다. 자연을 훼손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했기 때문에 화로를 사용해 장작을 태울 수는 없었다. 그래서 헤드랜턴으로 무장하고,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오늘의 밥상]

 둘이 밥상을 차리기에는 굳이 둘 다 테이블을 가져가지 않아도 됐었다. 그래서 테이블은 하나만 폈고, 의자만 두 개 모두 피칭해서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화식과 비 화식을 모두 가져갔는데, 주로 비 화식으로 불사용을 최소화했다.

 화식은 고기를 굽는 용도로 잠깐 사용했는데, 비가 추적추적 왔기 때문에, 화식을 사용한다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함께 동행한 친구는 매우 고기를 잘 구웠다... 아마, 과거에 1년 365일 중, 300일은 야외에서 자던 친구라 이런 모든 것이 익숙해 보였다.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저녁식사를 준비하다 보니, 정말 소스라치게 놀랄만한 박쥐 같은 나방들이 달려들었다. 자연은 사랑하지만, 벌레를 극도로 싫어하는 나는 곧장 헤드랜턴을 제거하고, 등산스틱을 서로 맞대서 하나의 스탠드를 만들었다. 가볍게 랜턴 걸이로 사용하기 좋았다.



[텐풍]

 백패커들의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텐 풍이라 해서 텐트의 형형색색 플라이를 두고 야경사진을 찍는다. 카메라에 담고 보니, 꽤 그럴싸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텐트를 두 개 피칭하기에는 비좁아서, 짱짱하게 피칭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아침식사는 커피와 떡볶이]

 아침식사로 떡볶이를 먹어본 적 있을까? 처음 경험하는 아침식사 메뉴였는데, 가지고 올라온 음식은 모두 소진하고 가야 한다는 일념 아래, 미쳐 먹지 못했던 떡볶이를 꺼내 들었다. 밀키트 방식이라 뜨거운 물만 있으면, 바로 조리가 가능했다.

사은품으로 받았던 스노피크(Snowpeak) 티백을 꺼내 들었다. 매우 용량이 큰 내 머그컵에 내려, 친구와 나눠먹었다. 계곡의 시원한 소리와 함께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함께 들이키는 드립 커피는 유명 프랜차이즈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매우 값진 한 잔의 커피였다.


















[백패킹의 마무리]

 이제 배불리 먹고, 즐겁게 놀았으니 정리를 시작했다. 텐트의 내부 짐을 정리하고, 텐트 내부 먼지를 털어냈다. 그리고 텐트를 들고 한 컷의 사진을 찍었다.


[BPL과 LNT]

 먼저 다녀간 백패커들은 곳곳에 쓰레기를 버리고 흔적을 남겼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BPL(BackPacking Light)은 백패커의 취향이지만, LNT(Leave No Trace)는 백패커의 의무다. 다음 백패커를 위해서, 그리고 자연을 위해서. 우리는 사이트만큼은 정말 깨끗이 정리하고 내려왔다.


[첫 백패킹을 마치며]

 오토캠핑이나 다른 아웃도어 활동은 많이 해봤지만, 백패킹은 무엇보다 자연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활동인 듯하다. 어떤 장비나 에너지, 비용이 크게 들어간다기보다, 건강한 신체와 맑은 정신만 있다면 언제든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각 같아서는 매일도 갈 수 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백패킹을 마쳤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첫 백패킹 장소, 포천 도마치 계곡(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