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대성 공부법
영화 〈아저씨〉를 본 적이 있는가?
원빈이라는 배우가 영화 〈아저씨〉를 통해서 아저씨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지만 그것은 현실 속에서 불가능한 슈퍼맨 아저씨다. 아저씨가 그렇게 삭발해도 멋있고 몸도 좋고 1대 100으로 싸울 수 있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이런 슈퍼 아저씨를 제외하더라도 요새 성공한 40대 배우들을 보면 멋있고 자신만의 품위가 느껴진다.
이병헌, 이정재, 원빈, 장동건, 정우성과 같은 꽃중년도 있지만 하정우, 신하균, 차태현, 유해진, 안내상 등 자신만의 품위가 있는 배우들도 있다. 이들은 한 분야에서 최소 15년 ~ 20년 이상 내공을 닦았고 다양한 배역을 소화함으로써 지금의 위치에 이르렀다.
그는 늦은 나이에 데뷔한데다 무명이라는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묵묵히 해내며 작품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에 2005년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7년 〈트럭〉을 통해 생애 첫 주연을 맡았지만 흥행 성적은 저조했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다른 작품에 출연하며 다작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마침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우뚝 섰다.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영화의 누적 관객 수가 1억 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그는 배우 유해진이다. 유해진씨는 27세라는 늦은 나이에 영화계에 데뷔해서 〈블랙잭〉(1997년)에 단역, 〈간첩 리철진〉(1999년)에 ‘어깨 2’라는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가 왕의 남자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35세가 되어서다. 그는 〈1987〉이라는 영화에 출연하기까지 20년간 무려 50편의 영화를 찍었다.
성공한 배우들의 배경에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열정과 꾸준함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우물을 계속 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만약 단순히 돈을 버는 데만 치중했다면 과연 지금의 성공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는 예전 40대 배우(지금은 50~60대) 중에서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조니 뎁, 리차드 기어 등이 품격을 갖춘 배우들이다. 리차드 기어는 〈프리티 우먼〉이라는 영화에서 꽃중년의 시조새 역할을 했다. 능력 있는 부자 사업가에 피아노도 멋있게 잘 친다. 거기에 불우한 가족사로 인해서 여성들에게 모성애를 자극하는 캐릭터다. 나이가 들수록 리차드 기어처럼 멋있게 늙는다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겉보기에 완벽한 품위를 갖춘 리처드 기어도 꾸준함의 화신이다. 26세에 조연으로 데뷔해서 1975년부터 2017년까지 42년간 총 57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가〈귀여운 여인〉으로 헐리우드 스타가 되었을 때 나이가 41세였다. 하지만 그가 멋진 신사 역할만 한 것은 아니다. 부패하고 무기력한 경찰에서부터 아내와 직장을 잃은 노숙자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그러면서 그만의 품격을 완성할 수 있었다.
30,40대의 매력과 품격은 일 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꾸준한 열정에서 완성된 것이라고 본다. 나도 젊은 시절 방황을 많이 했지만 지속적으로 이어온 독서, 음악, 외국어 등이 나중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독서는 내가 힘든 시절 친구가 되어주었고, 재즈 음악은 나에게 행복과 감동을 주었다. 외국어는 많은 외국인 친구를 만들어 주었다.
모소 대나무 이야기를 아는가? 농부들은 수년 동안 온 정성을 다해 대나무를 심고, 키우지만 대나무는 4년이 지나도 불과 3cm 밖에 자라지 못한다. 외부에서 온 장사꾼은 그것을 보면서 농부의 어리석음을 탓했다. 그런데, 이 대나무가 4년이 지나고 5년째가 되자 6주 만에 무려 15m 이상 자라게 되고 그곳은 울창한 대나무 숲이 되었다.
그 광경을 믿을 수 없던 장사꾼은 궁금해서 한 노인에게 묻자, ‘모소’라는 이름을 가진 이 대나무는 순을 내기 전에 먼저 뿌리가 땅속으로 멀리 뻗어 나가고 그 뿌리들로부터 자양분을 얻게 되어 순식간에 키가 자란다고 했다. 5년이라는 기간은 말하자면 뿌리를 내리는 준비 기간이었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난 성공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들이 품격을 완성하기 위해서 모소 대나무처럼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들은 배우로 성공하기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오랜 무명을 견디고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많은 무명의 배우들도 성공을 위해서 모소 대나무처럼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인내하고 최선을 다했는지 생각해보자.
단순히 밥벌이로서가 아니라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오랜 시간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았는가? 물론 쉽지는 않다. 중간에 포기하고 주저앉고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하지만 나만의 꿈나무를 키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물을 계속 뿌려줘야 한다. 그래야만 40대에 대성한 남자 배우들처럼 달콤한 성공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