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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호 Jul 06. 2023

주가와 나

개발도상국

개발도상국은 어떻게 선진국에 종속되어 있는가? 선진국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내부식민지화의 길과 외부식민지화의 길이다. 자본을 통한 초과이윤을 달성하려면 값싼 노동력이 선행조건이다. 가장 값싼 길은 내부식민지화로 이민자를 대거 유입시키는 방법이다. 비용은 가장 적게 들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문화가 다른 이민자들을 사회에 통합시키기 위해 드는 비용은 측정불가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는 심각해진다. 자본의 특성상 구조적 개선 없이는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기에 이민 2세, 3세들의 사회적 반항이 증폭되며 계층갈등이 인종, 문화, 종교 갈등으로 표면화된다. 문제의 핵심을 건들 수 없기에 어느 선진국에서나 갈등은 미봉책으로 덮어진다. 


다른 하나는 외부 식민지화의 길로 개발도상국에 대한 자본의 직간접 투자로 자본이득을 달성하는 법이다. 금융의 발달로 여러 형태로 분화되었지만, 일차적으로 해외에 공장을 두고 현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한다. 선진국들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는 민주주의를 들먹이지만 이득이 된다면 독재를 선호한다. 독재자 한 명만 손아귀에 넣으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를 보라. 값싼 노동력을 위해 인권은 안중에도 없는 군부 쿠데타를 용인하며 어느 누구도 미얀마의 민주화를 문제 삼지 않는다. 외부 식민지화의 길은 이와 같이 경제적 우위뿐만 아니라 외교적 군사적 강국으로서 위상을 지녀야 하며 해외 자본의 운용에 있어 다년간의 노하우가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방법이다.


개발도상국의 빈곤을 이야기할 때 게으른 국민성, 기업가 정신의 부재, 부패한 정치를 들먹인다. 어느 나라에나 있는 문제들로 침소봉대하여 원인분석을 한다. 동전의 양면에 반대쪽을 보지 못하니 쉽게 보이는 면만 크게 보는 형태이다. 현상은 본질을 숨기지 않고 본질을 보여준다. 부의 축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수탈과 강탈, 착취가 동반된다는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니 상대의 정신상태를 질책한다. 그들이 가난에 고통받는 모습 속에 자본의 비정함이 보여야 한다. 가난에서 벗어나 운이 좋게도 자본을 축적한 우리가 사는 이 땅도 어느덧 두 가지 갈림길 위에 서 있다. 어느 길이나 선하지 못한 길이지만 본질을 알고 있느냐 모르느냐는 관용적인 부자와 그렇지 못한 졸부를 나누어 줄 것이다.


(미국증시는 추가적 외부변수 없이는 하방이 제약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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