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얼마 전 다녀온 강릉 바다. 깨끗한 바다가 참 좋았다.
하나. 이직에 성공했다. 뉴스팀에서 일하게 됐다.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들이 많다. 건조하게 쓴 이력서로 과거의 성취를 돌아보고, 면접을 준비하면서 앞으로 무엇이 하고 싶은지 깨닫는 기회였다. 지금까지 해온 제작 업무와 비슷한 일도, 완전히 새로운 일도 경험할 것 같다. 무엇이든 빠르게 소화시켜 보자.
둘. 브런치에 글은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다. 작가 등록은 2019년. 그러나 어떤 글을 쓸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보고 느낀 것을 쓰고는 싶은데 자칫 일기장이 되어버리거나 감정에 치우쳐 끈적거리는 글이 되지 않을지 걱정했다. 글에 고유한 인사이트를 담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없다는 가능성 사이에서 맴돌기만 했다.
그러다 문득, 보고 경험한 것을 나의 말로 꾸준히 기록하는 것의 의미를 생각했다. 묵묵하게 쌓아 올린 기록으로 나의 고유성이 발현하는 공간이자 발견되는 곳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셋. 독서는 책을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하나의 사건이다. 한 사람의 시선과 삶의 단편을 기록한 책을 통과할 때마다 나는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었다. 지난 시간이 재배치되었고, 상처를 응시할 수 있었고, 외면했던 감각을 믿게 되기도 했다. 나에게 ‘읽다’는 ‘경험하다’와 같은 말이었다.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29p)
올해는 읽고, 보고, 하는 경험들을 내 문장으로 성실하게 옮겨봐야지.
넷. 지난 주말 유튜브를 유랑하다가 매력적인 채널을 발견했다. 스테디 라이프(Steady Life). (아마도?) 의류 브랜드, 스테디 라이프 컴퍼니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다. ‘지속 가능한 가치를 탐구한다’는 이들의 브랜드 가치가 녹아있는 콘텐츠들이 있는데 영상이 편안하고 차분하다. 적절한 인서트와 bgm이 특유의 톤을 만들어낸다. 유튜브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백이 많은 영상. 좋은 셔츠의 조건, 취향과 태도, 제품 소개 등 길지 않은 몇 편의 영상을 연달아봤다. 이리저리 생각이 뻗쳤다. 좋은 콘텐츠의 영향으로 생각이 확장되는 즐거움. 나는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어떤 인사이트를 담고 싶은가. 조만간 구체화해봐야지.
스테디 라이프 유튜브 캡처, 캡처하고 보니 채널 아이콘, 썸네일에서도 영상과 일관된 분위기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