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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아람 Mar 03. 2023

2월의 단상

하나. 한동안 읽고 쓰는 일을 소홀히 했더니 생각이 엉킨다. 좋은데 어떻게 좋았는지 설명하기 어렵고, 일상에서 느끼는 모호한 감정을 표현할 말들이 빈곤해졌다. 무엇이라도 좋으니 꾸준히 쓰겠다는 결심. 낱말 하나, 문장 한 줄을 들고 씨름할수록 생각은 선명해지고 마음은 탁 트인다.



둘. 방송을 제작하다가 팀을 옮겨 유튜브 채널에서 콘텐츠를 제작한 지 9개월이 됐다. 얼마 전에 이직 면접 기회가 있었다. 방송을 제작하는 팀이고, 유튜브 채널 개설에 관심이 있었다. 나는 유튜브 세계에 대해 쏟아내듯 답을 했다. ‘그새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플랫폼에 익숙해졌구나’ 제작하는 일상에 있을 때는 못 느꼈던 것들이 외부로 한 발짝 나가니까 느껴진다. 9개월 전 처음 유튜브 팀으로 갔을 땐 어색하고 이상한 것들 투성이었는데... ‘입고’ 대신 ‘발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발행 일정이 정해져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때로 유동적이기도 했다. 업로드 시간, 썸네일 디자인과 문구, 영상 초반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 등 영상이 선택받는데 미치는 중요한 요인들도 있었다.


그동안 유튜브에서 계속 커리어를 이어가도 될지 다음 스텝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TV 없이 살아도 유튜브 없이는 못 살 정도로 콘텐츠 소비량은 이미 치우쳐졌지만 그럼에도 옛 주류 ‘방송’에 대한 환상과 자부심이 아직 내 안에 있기 때문일까. 선배는 확신 없는 나에게 유튜브 경험을 ‘필요’로 하는 방송계를 이야기했다. 좋은 경험이라고.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인생은 계획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커지지만, 중요한 건 어떤 경험이든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는데 좋은 자산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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