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도권 외진 곳에서 작은 편의점을 하고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집 앞에 있는 곳이지요. 이렇게 젊은 나이에 왜 편의점 사장을 하고 있냐고요? 그 사람 때문이죠. 계속 같이 있고 싶어서요. 사실 딱 한번, 제가 잘못한 일이 있어요. 연말, 친구들과의 모임 날이었어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같이 이어졌습니다.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집에 데려다달라고 하더라구요. 여자친구는 회사의 송년회에 참석했거든요. 저는 술도 많이 마셨고 친구들과의 만남이 일찍 끝나는 것이 아쉬워서 오늘은 혼자 가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어요. 그날 새벽,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습니다. 집 근처 편의점 앞 골목길에서 뺑소니를 당했대요.
지금 제가 하고있는 편의점이 바로 그 사람이 떠난 곳이에요. 이곳을 운영하는 동안, 가끔 그 사람이 하늘나라로 갔던 때가 되면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우는 소리가 들리곤 해요. 미친 소리같죠? 하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당분간, 아니 꽤 오랫동안 이곳을 벗어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지인이 새벽 다섯 시에 집앞 편의점에 다녀오던 중, 고양이들이 여자 울음소리를 낸다고 무섭다고 한 것에 모티브를 얻어 썼다. 즉흥적으로 5분만에 풀어낸 스토리라 어설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