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의 '뜨거운 감자' 광고비
프랜차이즈에서 '광고비'는 누가 얼마나 부담해야 '공정'한 것일까요?
얼마 전, 자영업 카페 게시판에 ‘답답해 죽겠다. 미우새 협찬은 얼마나 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의 요지는 다른 브랜드는 광고하는 데 그분이 가맹한 브랜드는 광고가 전혀 없어 답답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광고비’를 뽀사 보겠습니다.
일단, 가게 형태가 프랜차이즈 브랜드이건 개인 브랜드이건 ‘광고’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중견 프랜차이즈는 예전 같으면 TV와 라디오가 가장 중요한 광고 수단이었습니다. 이거 한 번만 나와도 점주들은 막연한 희망감에 뿌듯하죠.
반면 개인 자영업자는 그런 거창한 광고는 못 하니, 예전 같으면 일명 ‘찌라시’를 기본으로 책자 광고가 주요 수단이었고, 최근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배민이나 요기요, 쿠팡이츠와 같은 ‘앱 광고’와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한 온라인 광고가 주요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광고’라는 게 생각보다 굉장히 거시기합니다. 신생 프차들은 사업 초기 일단 자기들 돈으로 광고를 합니다. 시작부터 점주들에게 ‘돈 내놔, 광고하게’하면 점주들이 기분 나빠할 테니 말이죠. 그렇게 대충 자리를 잡으면 점주들에게 계약서 드리밀며 ‘요기 보세요, 계약서에 광고비 점주 분담률 있죠? 이제부터 계약서에 따라 광고비의 일정 액수를 분담하셔야 합니다.’라고 통보합니다.
'광고'는 특히 신생 브랜드 점주들의 주 관심사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브랜드도 공중파는 아니더라고 유튜브에서 '먹방' 광고정도는 해야하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신생 브랜드에서 '광고'는 본사와 점주 모두의 공통 관심사다 보니 비교적 본사와 점주간 광고비 분담에 큰 잡음 없이 진행됩니다. 점주들이 부담하는 돈이 좀 있더라도 '그래 광고는 해야하는 거니까'라고 판단하는 거죠.
신생 브랜드 경우, 공중파에 노출되면 확실히 체감 효과가 기성 브랜드 보다 더 큽니다. 이유는 이 바닥에서 전문가들이 매번 지적하는 것처럼 유독 '쉽게 질리고, 금방 흥미를 잃는' 우리나라 소비자 특성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같은 종류의 음식을 취급함에도 새로운 브랜드가 생기면 금방 옮겨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또 다뤄 보겠습니다.)
자 각설하고, 혹시 여러분은 광고비 분담률이 법률로라도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답은 정한 바가 없습니다. 즉, 본사가 광고비를 다 부담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점주들에게 거의 대부분을 부담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가맹본부는 광고비를 9:1로 자기들 맘대로 부담시켰죠. 물론 9가 점주 부담 몫이고요. 본사 부담 ‘1’은 생색내기죠.
그리고 광고를 사전에 기획 조사하여 구체적인 방법과 총액을 파악한 후 점주들에게 ‘이중 얼마는 내시오’가 아니라. 일단 매달 ‘매입의 **%’를 강제로 거둔 뒤, 대충 사용하거나 아예 그해 광고다운 광고를 단 한 번도 안 하고 엉뚱한 곳에 사용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더군다나 점주들은 그 광고를 적어도 라디오나 TV 같은 공중파 방송에 해주 길 바라는 데 이름도 없는 인터넷 언론사에 광고 내보내거나, 배민과 같은 ‘앱’에 할인금으로 사용하고 ‘난 할 도리 다했다.’라고 주장하기도 하죠.
통상, 요런 행태는 '성장'을 포기하고 '수확'에 집중하는 브랜드들 즉, 작은 성공으로 벌써 '오만방자'해졌거나, 이제는 가세가 기울었다고 판단하고 '먹튀'를 준비하는 브랜드에서 벌어집니다. 한마디로 '초심'을 잃은 브랜드들이죠. 자, 이쯤 되면 점주들은 환장합니다. 시쳇말로 슬슬 '빡치기' 시작하는 거죠. ^^;
이런 구태가 이 업계에 여전히 횡횡하는 이유는 본사가 광고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자기 돈이 아닌 점주의 돈을 끌어다 쓰고 있음에도 점주들이 검증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진행에 점주들의 의견을 1도 반영할 수 없는 '비상식적' 상황 때문입니다.
‘방귀가 잦으면 똥이 나온다.’라는 지저분한 속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프차 본사가 러시아 푸틴만큼 폭압적이라 해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점주들의 불만은 터지게 마련이고 이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언젠가부터 ‘죽창’을 다듬는 점주들도 생기는 거죠. 그래서! 2022년 가맹사업법이 개정되었습니다. 서로 피 보지 말고 말로 합의하라고 말이죠. 그렇게 바뀐 게 아래와 같습니다.
가맹본부는 법 제12조의6제1항에 따라 광고・판촉행사의 약정을 체결하지 않고 가맹점사업자가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는 광고나 판촉행사를 실시하려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비율 이상의 가맹점사업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광 고: 100분의 50
판촉행사: 100분의 70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13조의5 (광고・판촉행사의 실시 등)
이제는 그래도 뭔가 나아진 거 같나요? 그런데 아직도 ‘광고비’의 문제는 여전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본사들이 점주 ‘동의률’을 검증 가능한 근거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행법의 여전한 구멍 때문입니다. 즉, 그 동의률을 검증할 강제 규정이 없다보니, 본사가 점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대충 ‘50% 넘었어요’라고 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모범적 프차도 어딘가는 있겠죠.
이처럼 가맹점주들에게 ‘광고’는 정말 ‘뜨거운 감자’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감자에 군침이 돌지만, 함부로 삼켰다가는 어마어마한 고통을 느껴야 하니까 말이죠.
여하튼, 법이 개정되었음에도 아직도 가맹점주들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본사가 차고 넘칩니다. 그래서 법이 개정되었음에도 여전히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광고비’는 대표적인 분쟁꺼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