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으로 이사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계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매도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8년 전 미분양된 집을 계약하고 중도금과 잔액을 납입하는 과정에서 아내가 모든 것을 도맡아 해결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일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제야 돌아보니 아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을지 상상이 되었습니다.
8년 전 저희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에 돌려주었다면 살았을 새 집, 세입자만 세 번 바뀐 집,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집이지만 아내는 애정이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제 저희는 무주택자입니다. 막상 매도를 하고 나니 아내의 마음을 살피지 않았더라고요. 아내에게 참 미안했습니다.
7년째 살고 있는 전셋집의 만기가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지난주에는 지하철 9호선의 종점인 '중앙보훈역' 일대를 아내와 둘러보았습니다. 마지막 이사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아파트 가격을 알아보았습니다. 비싸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을 글로 옮깁니다. 글에는 힘이 있으니까요.^^
#라이트라이팅 #라라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