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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후 4시

대실은 안돼

by 빌려온 고양이



러브버그가 집까지 따라 들어오곤 한다.


"두 마리여야지, 넌 왜 혼자 왔니?"

주변을 뒤져보면, 어김없이 한 마리 더 따라 나온다.

참 끔찍이도 사랑한다.


날아다니며 교미한다는 말에 궁금해졌다.

어떤 삶을 살다 가길래 그리 사랑하는가.

길어야 1주일 정도 살면서, 3~5일 거의 먹지도 않고 짝짓기에 모든 시간을 쏟는다. 암컷이 알을 낳을 때까지 수컷이 곁을 지키고, 산란하면 둘 다 생을 마친다.


열렬히 사랑만 하다 가는구나.

그야말로 원 없이 사랑만 하는구나.

아름다운 것들.


막무가내로 달려드니 무섭기도 하고 너무 많아서 징글징글하기도 한데,

난,

오늘부터 너희를 응원하기로 했다.

이왕 살다 가는 거 그런 사랑 한 번쯤 해볼 법하지, 그렇게 살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너네라도 지독히 사랑해라.


그런데 우리 집을 대실해 주기는 좀 그래.

그건 좀 그래….



사진 출처: Unsplash의 Johannes Plen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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