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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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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 Jan 05. 2021

용왕님을 찾아서

「효원」 129호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의 성공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대상 어종을 낚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끊이지 않는 만담. 중간 중간에는 젊은 층을 노렸다는 것이 느껴지는 밈들이 등장한다. 낚시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없는 타 예능에서도 낚시를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서일까. 최근 해양수산부의 발표에 따르면 낚시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여 올해 921만 명을 기록했고, 조만간 1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낚시가 더는 어르신들만이 즐기는 고리타분한 취미가 아니라는 말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의 취미가 낚시임을 밝혔을 때 돌아오는 반응은 다소 일반적이진 않았다. 네가 그런 것도 한다고? 낚시, 알고 보면 생각보다 재미있고 자유로운 활동이다. 기자도 낚시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낚린이에 불과하지만, 바깥 공기 맛을 보여준 물고기의 머릿수가 세 자리를 넘어가는 바로, 감히 말한다. 요즘 인싸들은 낚시한다더라. 대세를 선도하고 싶은 당신. 지금부터 주목!


# 정답은 없지만 모범답안은 있다


앞서 언급했듯 물고기를 잡는 데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나 낚시라는 행위가 본래 인류의 역사와 함께 흘러온 것인 만큼, 조상님들이 전수해놓으신 유구한 팁이 존재한다. 이를 현대인의 관점에서 분류하자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찌낚시와 끝보기낚시, 그리고 다음 파트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루어낚시이다.


- 찌낚시



찌낚시는 우리가 가장 흔하게 생각하는 낚시의 이미지와 가장 상통한다. 자체의 부력으로 물 위에 떠있는 찌의 움직임을 통해 물고기의 입질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미끼가 꿰어져 있는 바늘은 낚싯줄을 통해 찌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다. 찌의 부력과 봉돌의 가라앉으려는 힘 간의 차이가 적을수록 예민한 상태가 되는데, 이는 찔끔찔끔 건드리는 형태의 입질도 물 위의 찌에는 과격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말한다. 찌는 공략하려는 수심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낚싯줄에 찌를 고정한다면, 그 찌에서 바늘까지의 거리가 곧 수심이 되기 때문이다.

찌낚시에는 일반적으로 밑밥이 사용된다. 우리가 ‘밑밥을 깐다’고 말할 때의 그 밑밥이 맞다. 밑밥을 뿌려놓음으로써 잡어들을 유인해 걸러낼 수도 있고, 바다 깊은 곳을 유영하는 대상 어종이 밑밥에 반응해 수면 가까이 떠오르게 만들 수도 있다. 고기의 먹이활동을 활발히 할 때면, 찌를 마구 끌고 내려가는 시원한 ‘찌맛’을 맛볼 수 있다. 잔잔한 수면에 동동 떠 있던 찌가 퐁-하고 가라앉는 광경. 중독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찌만 뚫어져라 쳐다보면 애먼 눈만 아프니 조심하도록 하자.


- 끝보기낚시 (던질낚시, 원투낚시)



찌낚시가 찌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낚시였다면, 끝보기낚시는 말 그대로 낚시대의 끝부분, 초리대의 움직임을 파악해 물고기의 입질을 구별하는 방식의 낚시이다. 말이 어렵지, 정말 말 그대로 저기 저 멀리 던져놓고 물고기가 오기를 기다리는 낚시이다. 이 방식의 낚시는 대부분 미끼를 멀리 던져 진행되는 까닭에, 던질낚시 또는 원투(遠投)낚시라고도 불린다. 끝보기낚시로 물고기를 잡고 싶다면, 우선 미끼를 바다의 바닥 면까지 가라 앉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거운 봉돌을 메달 필요가 있다. 봉돌의 무게를 이용해 바닥에 안착한 미끼가 바닥권의 물고기를 유혹하고, 이 입질은 미리 팽팽하게 유지된 낚싯줄의 텐션을 통해 초리대로 전달된다.

던져놓고 멍을 때릴 수 있다는 것, 끝보기낚시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물고기가 미친 듯이 미끼를 탐닉하는 날은 사실 그리 많이 찾아오지 않으므로, 캠핑의자에 몸을 누이고 맥주 한 캔도 가능하다. 그러면 너무 심심하지 않냐고? 괜찮다. 초리대 끝이 파르르 떨리는 순간, 누구보다 빠르게 낚싯대 앞으로 달려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작스레 찾아온 긴장에 취기가 풀리는 바람에 더 많은 캔의 맥주를 마실 수 있음은 덤이다.


# 낚시도 하다보면 땀납니다. 식은 땀 말구요



물고기를 잡는 세 가지 모범답안, 그중에서도 기자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인 루어낚시에 대해 좀 더 깊게 다뤄보겠다. 루어란 무엇인가. 루어, 즉 Lure는 영어로 ‘현혹하다’라는 뜻이다. 물고기를 현혹하여 잡아내는 낚시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물고기를 꾀어낸다는 점은 앞서 설명한 찌낚시, 원투낚시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렇지 않다. 그들 낚시와 루어낚시를 구분 짓는 가장 큰 기준은, 사용되는 미끼가 실제냐 가짜냐이다. 앞선 두 낚시는 자연 그대로의 미끼, 즉 생미끼를 사용한다. 반면 루어낚시는 루어, 즉 인조미끼를 사용한다. 생미끼는 그 자체의 향과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바늘에 꿰어져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물고기들이 섭취하는 먹이와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인조 미끼는 그렇지 않다. 플라스틱과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가짜이기 때문이다. 이를 물에 넣고 기다려봤자 물고기들은 관심조차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수로 물고기를 잡는다는 것일까?

해답은 움직임에 있다. 어느 정도 미끼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인조 미끼를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액션’이라고 한다. 이 액션은 어떤 루어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작은 물고기의 형태를 본뜬 루어를 사용할 때에는, 마치 그것이 물속을 찬찬히 유영하는 듯한 움직임을 연출하기도 한다. 루어가 지렁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물 속의 바닥면을 질질 끄는 액션을 줘, 꼭 지렁이가 강바닥을 헤매며 먹이를 찾는 것처럼 위장할 수 있다. 요는 물고기의 공격성과 식성을 유도하는 데에 있다. 먹음직스럽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그 속에는 날카로운 바늘이 숨겨져 있지만 말이다.



어떻게 하면 더 먹음직스러워 보일까. 내가 물고기라면 이 루어를 물려고 할까? 루어의 발전과 세분화는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수많은 조구회사들이 앞 다투어 다양한 어류의 행동과 주로 섭취하는 먹이의 루틴을 파악했다. 그 결과 다양한 종류의 루어가 탄생했다. 수면 위를 헤엄치는 개구리의 모양을 본뜬 ‘프로그’, 작은 물고기를 닮은 ‘미노우’ 등… 그 종류는 정말이지 무수하다. 그리고 이렇게나 다양한 루어마다 운용하는 방법 또한 다르다보니,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흥미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저번에는 수면 위를 헤엄치는 ‘탑워터’ 루어로 잡았으니, 오늘은 루어를 물 속에 유영시키는 ‘미드 스트롤링’ 기법으로 물고기를 잡아보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양상은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매우 큰 어필로 다가간다.

기존에 낚시의 이미지가 ‘지루함’으로 굳어졌던 가장 큰 이유는, 그 행위가 매우 정적이라는 것에 있었다. 찌낚시와 끝보기낚시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 이 두 방식은 모두 물고기를 기다리는 방향의 다소 수동적인 낚시이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계속 서 있을 수는 없는 마냥. 피곤한 다리와 허리를 도닥여줄 낚시 의자를 필수로 챙기게 된 것이다. 여기서 발상의 전환이 이뤄졌다. 낚싯대를 쥔 사람이 능동적으로 물고기를 꾀어내는 것이다. 어떻게? 한낱 실리콘, 혹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덩어리에 불과한 루어를 살아있는 먹잇감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엉성하던 액션이 많은 연습과 땀을 통해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고 있자면, “와 내가 물고기라도 이건 먹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럴 때, 여지없이 입질이 들어온다. 이때 찾아오는 성취감이란 말로 이룰 수 없다.


정말로 내가 물고기를 낚았구나


이렇게, 보다 효과적으로 물고기를 속이기 위해서는 마음을 전투적으로 먹을 필요가 있다. 기자는 첫 대상 어종을 정하고는, 그 놈들에 대한 논문까지 찾아봤었다. 보다 나은 성취를 위해선 연습과 공부가 필요하다. 그 예시를 몇 가지 들어보겠다.





깨끗한 하천의 상류에 서식하는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 ‘꺽지’. 꺽지는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액션을 멈추면 더 이상 따라오지 않는다. 잡을 확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먹이를 잡아채고는 돌 밑으로 숨어버리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입질을 받았을 때 즉각 반응하지 못한다면 바위 아래로 파고 들어간 놈을 꺼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따라서 낚싯대를 따라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각에 온 신경을 다 쓰고 있어야 한다. 지금 전해지는 이 투둑거림이 바위인지, 꺽지의 입술인지. 기자는 아직까지 헷갈린다.



'강준치'는 꺽지와 달리 상대적으로 더러운 물에서도 잘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낙동강을 비롯한 국내의 어느 하천에서도 늘상 잡혀 올라오고는 한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강준치의 입은 위를 향해 튀어나와 있다. 자신보다 위에 위치한 먹이를 사냥하기 최적화되어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강준치는 수면 가까이 운용하는 루어에 과격한 반응을 보인다. 반짝이는 것에 대해 순간적인 공격성을 보이기도 해서, 반짝이는 루어로 수면을 끌어오자면 매우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꺽지에 비해 꽤 큰 크기까지 자란다. 반면 그 크기와 공격성에 비해 손맛은 별로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낚시꾼들 사이에서는 은색 쓰레기봉투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루어를 회수하는데 뭐가 묵직하게 걸린 채 질질 끌려오는 것이 쓰레기봉투라도 걸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강준치였던 경험들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배스'다. 배스는 강준치와 같이 더러운 환경에서 서식한다. 그 적응력이 너무나도 뛰어나, 오늘날 국내 하천을 점령한 포식자이다. 배스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유명하다. 1973년 수산청이 미국에서 식용으로 쓰고자 들여왔는데, 시장성이 떨어짐을 탓으로 방치된 후 국내 생태계로 퍼져나갔다. 배스를 잡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그 이유는 배스가 자연에서 섭취하는 먹이의 종류가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인데, 동족을 잡아먹는 것은 물론이고 개구리, 심지어는 생쥐까지 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배스의 습성은 곧 다양한 루어의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배스를 잡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록 골칫덩이 취급을 받지만, 오늘날 루어낚시의 부흥을 이끈 일등공신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실제로, 상금을 걸고 진행되는 낚시 토너먼트는 대상어종을 배스로 설정한 채 진행된다.

이 밖에도 쏘가리, 고등어, 삼치, 방어 등 루어로 잡을 수 있는 어종은 많다. 그리고 그에 따라 잡을 수 있는 방법 또한 무궁무진하다. 단순히 낚싯대를 붙잡고 앉아 있는다고 물고기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포인트에 도착하면 공격적으로 탐색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여러 액션을 섞어가며 물고기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전투적으로 임하면 곤란하다. 물어줄 물고기는 없는데 혼자 성내봤자 누가 그 성 들어주나. 같이 간 옆 사람만 화난다.


# 우리 이러진 맙시다


MLB에서는 타자가 투수의 공에 맞더라도 아픈 곳을 문지르지 않는다. 그랬다간 감독의 눈초리가 날아올게 뻔하기 때문이다. NBA 선수들은 승부가 명확하게 가려진 채 경기가 끝이 난다면, 마지막 슛을 쏘지 않는다. 이렇듯 어떤 분야에는 지켜야하는 불문율이 존재한다. 낚시도 마찬가지다. 함께 낚시를 즐기는 사람을 위해서, 환경의 청결을 생각해서, 가장 중요한 자신의 안전을 돌보기 위해서라도 지켜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① 서로의 자리 침범 금지

온라인 게임에서도 각자의 사냥터는 존중해준다. 비난을 즐기는 악성 유저가 아닌 이상, 필요 없는 감정싸움을 피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낚시라고 그런 매너가 없을까. 자신의 키를 훌쩍 넘어가는 길이의 낚싯대를 계속 휘둘러야 하는 낚시의 특성상, 개인의 구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은 암묵적인 룰이다. 이는 감정을 상하지 않기 위해서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서도 지켜져야 한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낚싯줄 끝에 달린 날카로운 바늘. 눈먼 타인이 낚아챈 바늘에 살이 꿰이고 싶지 않다면 각별히 조심하도록 하자.


②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낚시를 하다 보면 쓰레기가 많이 나오게 된다. 미끼를 가져왔던 통이나, 담배 꽁초 등등. 이들을 비롯해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은, 음식을 먹은 뒤 생기는 쓰레기다. 오랜 시간 동안 낚싯대 잡고 있자니 배가 고프다. 라면을 먹고 나니 빈 봉지가 산만큼 나왔다. 또 라면을 바닷물로 끓여 먹을 수는 없으니, 생수를 사온다. 속이 빈 생수통들도 나온다. 모두가 이런 쓰레기들을 치워가면 얼마나 좋겠나. 낚시꾼들에게 소문난 포인트를 둘러보면, 십중팔구 쓰레기 천지이다. 사람들이 낚시꾼들을 좋게 보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쓰레기이다. 자신의 얼굴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제발, 자기가 가져온 쓰레기는 가져가자.


③ 낚시 금지 팻말 안 보이세요?

물에는 무릇 물고기가 산다. 물고기를 잡으려면 낚시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데서나 낚시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낚싯대를 드리울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엄연히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시민들이 먹는 물을 공급하는 수원지들이 대표적인 금지 구역이다. 그런 곳에는 낚시 금지 팻말이 세워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런 팻말을 무시하고, 당당하게 자리를 펴는 파렴치한들이 있다. 기자는 심지어 온천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도 봤다. 왜 그러는 걸까. 금지 구역에서 낚시를 하지 않는 것은 설명조차 필요하지 않은 당연한 일인데도 말이다.


④ 자라나는 청소년을 위해

금어기와 금지체장은 꼭 준수하자. 이 두 규정은 모두 어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설정된 법적 규제이다. 낚시꾼들이 가장 잡고 싶어 하는 어종 중의 하나, 감성돔을 예시로 들어보겠다. 감성돔의 금어기는 매년 4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고, 금지체장은 25cm이하다. 금어기 동안은 감성돔을 잡으려는 시도조차 하면 안 되며, 어느 시기에든 낚여 올라온 감성돔의 몸길이가 25cm를 넘지 않는다면 방생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조치는 관련 어자원의 보호를 위해 정해진 것이다. 각 어종의 생태가 다르기 때문에, 금어기와 금지체장은 어종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 낚시를 떠나기 전이라면 필히 확인해 봐야 할 것이다.


⑤ 자나깨나 안전 제일

해양경찰청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테트라포드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는 2016년 49건, 2017년 49건, 2018년 37건으로 지난 3년간 연평균 45건에 이른다. 그리고 이 사고 대부분은 낚시꾼들에게 일어났다. 사실 애초에 낚시꾼이 아니고서야 테트라포드 위에 올라갈 이들은 매우 적지 않나. 이런 테트라포드 사고를 비롯해, 월척을 위해 안전을 경외시하는 낚시꾼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밀물과 썰물을 고려하지 않은 채 외딴 갯바위에 올라가서 낚시를 하다가 고립되는 경우. 포인트 이동을 위해 가파른 바다 절벽을 걷다가 추락하는 경우 등. 손맛에 대한 과한 갈망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명심하자. 아무리 좋은 포인트라도 죽고 나면 소용없다.


이렇게 다섯 가지 불문율을 꼽아보았다. 낚시는 취미 활동이다. 물고기를 낚는 것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면 그것은 낚시가 아닌 어업이 된다. 스트레스를 풀 목적으로 물가에 나서는 것.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 혹시… 낚시 좋아하세요?


앞서 말했듯, 낚시라는 취미는 무섭도록 대중화되고 있다. 낚시가 비싼 취미라는 선입견이 강하긴 하지만, 장비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단돈 만원에 누구든지 낚시를 경험할 수 있다. 낚시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면 부둣가 근처의 낚시방을 찾아가 보자. 인상 좋은 사장님이 맞이해 주실 것이다. 낚시 처음 해본다고 말씀을 드리고, 만 원 짜리 민장대 낚싯대와 새우, 그리고 조립낚시세트를 구매한다. 그게 끝이다. 물고기 얼굴을 보기 위한 준비는 그걸로 끝이 났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대부분이 살아가는 이곳, 부산은 알다시피 항구도시이다. 그런 부산에서 낚싯대를 드리울 곳은 많다. 물고기를 잡지 못해도 괜찮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바닷바람을 맡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 낑낑대며 미끼를 끼워보기도 하고, 수평선 너머로 지는 석양냄새 섞인 바닷내를 맡아 보는 것. 이제는 물어보자.


나랑 낚시 한번 하러 가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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